-읽는 라디오
오프닝
요즘 주변을 보면 러닝을 많이 하십니다. 날씨가 추워졌지만 러닝을 하시는 분들은 상관없어 보입니다.
자신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멋져 보입니다. 러닝의 매력에 빠진 옆동 언니는 저 보고도 해보라고 권했지만 응하지 못하는 걸 보면 아쉽긴 합니다. 그래도 오늘은 걷기라도 했습니다. 이렇게 시작을 해 보는 것도 괜찮겠죠?
음악
-가호 (Running)
[MV] 가호 - Running [스타트업 OST Part.5 (START-UP OST Part.5)]
사연
초등학교 때는 달리기 선수를 했습니다. 선수라고 해서 전문적으로 선수 생활을 한 건 아니고, 학교 대표로 참가하는 정도였습니다. 스피드가 빠르기보다 또래 친구들보다 키가 크고 다리 보폭이 넓기에 조금 빠르게 들어오는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운동을 했던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놓이면 그 어떠한 운동도 하지 않습니다.
산책은 천천히 자신의 생각에 집중하며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저는 산책도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온갖 떠오르는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고, 주변에 시선을 줄 만큼의 느린 속도로 걷는 것도 저에게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밖에 나가 하염없이 걸었습니다. 추위에 약한 저였지만 걸었습니다. 걸어야만 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쏟아 낼 수 없기에 걷기라도 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저를 그냥 두고 볼 자신이 없어서 운동화를 신고 나갔습니다.
갈 곳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무작정 나와 무작정 걸었습니다. 목적이 있어서 나온 것이 아니다 보니 '다시 들어갈까?'라는 생각을 한발 한발 떼면서 계속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들어갈까?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뭐가 나를 이렇게 답답하게 만들었는지를 까먹었습니다. 그 답답함이 원칙적으로 해결되는 않았지만 제 마음속에서 잠시나마 잊혔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이런 거 보면 저도 단순한 사람인가 봅니다.
먼저 커피 한 잔 손에 들었습니다. 매장에 앉아서 마시는 것이 아니라 찬바람을 맞으며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사실 커피는 언제 어디서건 좋은 건 안 비밀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떡집으로 갔습니다. 아직 오픈 전이었습니다. 돌아오면서 다시 들려야겠다고 마음먹은 채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희망도서가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고 저녁에 차를 타고 가야지 싶었는데 나온 김에 가장 멀리 있는 도서관으로 목적지를 정해야만 걸을 힘이 생길 듯했습니다. 매번 차를 타고 가는 길을 걸어가니 새로웠습니다. 오르막길도 있다 보니 숨이 거칠어지기도 했고, 다시 돌아가기에는 지금까지 온 길이 아쉽기에 씩씩거리며 걸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걸으니 다리도 아팠지만 무언가를 해 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목적 없이 나와 목적지를 정해서 걷고, 커피도 마시면서 걷는 것도 좋았습니다.
힘들 거라는 생각에 시도하지 않았던 꽤 길었던 산책길에서 약간의 땀도 났고, 기분도 상쾌해졌습니다. 이래서 산책도 하고, 러닝도 하나 봅니다. 러너스 하이를 느껴 본 적은 없지만 그 기분이 좋아서 계속하신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습니다. 오늘의 상쾌함의 이상으로 만족을 느끼는 러너스 하이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염없이 걸었던 길에서 마주한 저도 괜찮았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나와서 이렇게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날씨가 좋아지면 더 좋겠다 싶습니다.
음악
-케이시 (오늘도 난 봄을 기다려)
클로징
새로운 일이 시작 전에는 두렵지만 막상 해보면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다는 걸 오늘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답답하면 오늘처럼 운동화를 신고 나가면 괜찮겠다 싶은 생각에 소확행 방법하나를 알게 된 거 같아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