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라디오
오프닝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게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가 없다면 더 힘이 듭니다. 그 힘든 과정을 견디면 분명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는 걸 알지만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고난을 만나게 됩니다. 그 고난을 이겨내고 계속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의지가 필요합니다. 그 의지가 힘을 발휘하는 날은 분명히 옵니다. 그 걸 한 번이라도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음악
-박효신 (그날)
The Day (From "Mr. Sunshine", Pt. 1) (Original Television Soundtrack)
사연
아이가 많은 공부를 하는 건 아니지만 자신만의 루틴대로 매일매일 하는 공부를 한 지 7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아주 적은 양이더라도 매일 쉬지 않고 했다는 거에 대한 자부심 하나만큼은 대단합니다.
주말, 공휴일, 연휴, 명절, 아플 때도 쉬지 않지 않았습니다. 여행을 가게 되면 휴게소에서 밥을 먹으면서 책을 펴고 했고, 아플 때는 약을 먹고 잠시 괜찮아질 때 공부를 하고 누워서 한숨 자고 일어나서 나머지를 하고 다시 누웠습니다. 하루 하지 않는다고 크게 달라질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아이는 자기 효능감을 알았기에 말릴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있습니다.
단 하루를 하지 않게 되면 그동안 해 왔던 것들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아서 스스로 해냅니다. 제가 장난으로라도 "오늘 너무 피곤하니까 하루 쉬고 내일 해. 오늘 안 한다고 달라질 것은 그 어느 것도 없어."라도 말을 하면 "그럼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잖아. 너무 아까워서 안돼."라고 하며 졸린 눈을 비벼가면서 마무리를 하고 눕습니다.
이렇게 무언가를 계속해 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아이가 부럽습니다. 당장의 결과가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자신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합니다. 그런 아이를 보면서 제가 반성하는 날이 많습니다.
아이에게 묻습니다. 왜 끊기는 게 싫으냐고.
아이는 대답합니다. 그냥 계속하고 싶다고,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기록을 세워보고 싶다고. 엄마가 항상 말했던 꾸준함이 무기가 되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고.
뜨끔합니다. 제가 제입으로 성실함이 기반이 되는 꾸준함은 이 세상의 최고의 무기라고. 그 무기를 장착한 사람이 받는 결과는 상상이상이 된다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이렇게 다시 저에게 되돌려 준다는 게 조금은 무섭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걸 잊지 않고 실행하고 있는 아이가 계속해 나간다는 점이 기특했습니다.
아이의 이런 마음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아직 사춘기도 지나지 않았고, 중학교에 입학을 해서 정식으로 시험을 본 적도 없습니다. 아이가 지금 먹은 마음이 꺾일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다만, 자기 효능감을 알고 있다면 방황을 해도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 믿음이 있기에 아이는 오늘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뵈러 가기 전에 공부를 마쳤습니다.
오늘도 부럽습니다. 누구보다도 자신을 믿는 마음이 40년 넘게 산 엄마보다 고작 12년 산 딸이 더 크다는 사실이. 계속할 수 있는 힘은 남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버린 딸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그리고 소망합니다. 아이가 계속 이런 마음을 유지하길. 시련에 꺾이는 날이 오더라도 이 마음을 기억하고 다시 일어나길.
음악
-임재범 (내가 견뎌온 날들)
클로징
오늘도 아이를 보면서 배웁니다. 힘들어도 이겨내는 자신을 믿는 단단한 힘이 있어야 된다는 걸.
그런 아이의 미래를 꿈꿔봅니다. 무엇이 될지는 모릅니다. 다만,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며, 잘 해낼 거라는 믿음은 강력합니다. 제 아이라서 그럴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제 아이가 저에게 보여준 모습이 그런 아이입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