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라디오
오프닝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로 괜찮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안 괜찮아도 괜찮아."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괜찮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괜찮다는 말을 기다리고 있는 걸지도 모르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괜찮았죠?
음악
-소란 (괜찮아)
사연
깁스를 한 지 2주, 금요일부터 병원 예약 시간을 알리는 문자가 계속 왔습니다. 아직 아픈 걸 보면 병원에 가도 딱히 처치를 할 만 것도 없을 거 같은데 그래도 중간경과를 봐야 하기에 오라고 하셨겠죠.
여전히 아프고, 발가락에 멍이 여전히 있습니다. 그런 상태로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 선생님을 뵙고, 아직은 다 붙지는 않았지만 많이 괜찮아지고 있는 거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괜찮아지고 있다."라는 말이 위안이 되었습니다. 이 말을 듣기 전보다 훨씬 덜 아픈 것 같은 착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말이 주는 힘을 또 한 번 경험해 봅니다.
성격이 소심해서 작은 일에도 놀라는 저는, 누구든 옆에서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를 해 주면 위로가 되고 정말 괜찮아지는 듯합니다. 또 반대로 괜찮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데 듣지 못할까 봐 피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제가 아플 때는 "괜찮다"는 말대신 괜히 병원에 가면 없던 병도 발견될 듯하여 무조건 참습니다. 이번 발 골절처럼 병원에 가지 않고 견딜 수 없는 상황을 제외하면 병원에 가는 건 3년에 한 번 될까 말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아프면 바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괜찮다는 소리 한마디 들어야 안심이 되니까요. 원래도 기초 체온이 높은 아이지만 열이 37.8도가 넘어가면 꼭 병원을 찾았습니다. 원인을 알고 싶어서요. "목이 살짝 부었네. 괜찮아." , "장염기가 있는 거 같은데 심해보이 지는 않아서 괜찮아." 이런 말씀을 해주시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아이가 신생아 때부터 봐주시던 소아과 선생님께서는 저의 이런 성향을 아시기에 어지간한 건 약도 주시지 않습니다. "엄마 약 먹이는 거 안 좋아하는 거 아는데 이 약은 꼭 먹여야 해."라고 당부하시면서 항생제 처방도 약하게 해 주시는 소아과 선생님이 계셔서 아이가 큰 병치레 없이 잘 크고 있습니다.
남의 아이라고 대충 보시고, 쉽게 말씀하시는 게 아니고 저의 성향을 아시고 "괜찮다"라고 말씀해 주는 선생님이 늘 감사합니다.
이렇게 "괜찮다"는 말이 주는 힘이 엄청납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엑스레이를 보시고 뼈가 잘 붙어가고 있으니 괜찮다는 말씀을 하시고 2주 후에 보자고 하시기까지 2분이 채 안 걸렸습니다. 진료를 보기 전과 달라진 건 그 어느 것도 없었지만 "괜찮다"는 말 한마디가 어느 때보다 더 괜찮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정말 괜찮아질 것이라는 믿음도 생겼고, 더 오래 고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으니까요.
약으로 얻은 플라시보 효과 아닌, 말로 얻은 플라시보 효과 인가 봅니다.
음악
-진주 (난 괜찮아)
클로징
여전히 커피를 사러 나갈 수 없고, 마트에도 갈 수 없습니다. 그래도 오늘 괜찮아지고 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이제 이런 답답한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아 참아 낼 수 있을 듯합니다. 이 겨울이 지나면 정말 괜찮아지겠죠?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