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커피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이유로 항상 강한 척하며 살았다.
강한 사람이 아니라서 혼자일 때는 남몰래 많이 울었다.
그게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었다.
어른이 되었다 생각했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남 앞에서는 세상 걱정 없는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고,
혼자 있을 때는 하늘이 무너진 것 마냥 울어버리는 게 나였다.
이제는 이런 게 습관이 되어 버렸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눈물이 전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눈물이 마른 것인지, 그만한 일로는 눈물이 나오지 않게 단련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만만치 않다.
하루는 이 세상에서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사람처럼 행복을 누리게 하다가도,
또 다른 하루는 이 세상에서 나보다 박복한 사람이 없는 사람처럼 가혹하게 내친다.
그렇게 너덜너덜 해진 마음으로 하루를 산다는 것이 인생이라면
나는 누구보다도 인생을 잘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셀프 위로를 한다.
커피 한잔을 앞에 놓고 세상이 나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말을 하면서
쓴 커피를 한 모금 넘겨본다.
그 쓴 커피는 나에게
‘누구나 세상은 이 커피처럼 쓰다.’라고 말해 주는 듯하다.
나는 반문한다.
‘커피는 쓴 것도 있지만 바닐라 라떼처럼 달달한 것도 있다고.’
또 다시
‘쓴 맛을 느껴야 가끔 마시는 바닐라 라떼가 더 달콤하게 느껴진다.’
맞다.
쓴맛이 알고 나야 달달함이 극강으로 느껴지는 우리의 입맛처럼 삶도 그렇다.
커피 한잔을 두고 나를 위로 하는 시간이 있어 다행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를 지탱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듯하다.
남들에게 하는 강한 척이 아니라,
내가 나를 위로하는 단단함을 가진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간이다.
내일 또 다시 나의 멘탈을 바사삭 할만한 일이 일어나면
단단함을 운운했던 오늘을 기억하지 못한 채 인생은 쓰다라고 하겠지만.
그래도 오늘은 단단해지기 위한 마음 가짐이라도 챙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