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후회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
아무리 좋은 말로 해도 듣기 싫은 것이 잔소리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시작해도 듣기 싫은 것이 잔소리다.
나를 위한 것이라는 말을 곁들여가며 해도 듣기 싫은 잔소리를 듣고 있으면 정말 힘들다.
누구보다도 그 마음을 잘 알면서도
지금은 내가 하고 있다.
듣는 주체에서 하는 주체가 되어 버렸다.
내 마음이 복잡하다는 걸 감지하는 것 중 단연 최고는 아이에게 하는 잔소리가 많다는 것이다.
분명 아이는 잔소리 들을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내가 내 마음이 불편하다는 말대신 잔소리를 쏟아낸다.
"지금 네가 공부를 하지 않으면 너의 인생에서 많은 것들을 포기하면서 살아야 한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것들을 차지할 수 있다."
"지금 이 시기에 네가 하고 싶은 것보다 할 일을 먼저 하면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져."
듣고 있는 아이는 대체 왜 이런 소리를 나에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다른 곳을 응시한다.
안 듣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멈추지를 못하고 2절을 시작한다.
"엄마는 학교 다닐 때 극상위권은 아니었지만 상위권에 있었어. 그런데도 후회가 돼. 그때 왜 더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더 열심히 했다면 지금의 삶에서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매일해."
이게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의 본질이다.
착한 남편이 있고, 순한 아이가 있기에 삶의 행복도는 꽤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런데 한 인간으로서의 자기 만족도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이다.
이런 상태에서 나오는 말이 마음과 다르게 나간다.
아이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고, 나와는 다른 인생을 살아갈 독립된 인격체인데
나처럼 후회하며 살까 봐, 나처럼 자기 만족도가 낮아 힘들까 봐 걱정이 앞서
날카로운 말을 내뱉는다.
분명 안 듣는 걸 알면서도.
지금 아이보다 조금 먼저 태어나서 세상을 먼저 겪었다는 이유로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흠칫 놀란다.
내가 살아온 세상과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다를 텐데
듣지도 않는 잔소리를 해 대는 나는 뭔가 싶어서.
내 마음을 다 알아주길 바라지 않는다.
나처럼 사는 것은 생각조차 싫다.
그래서 오늘도 듣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또 잔소리를 늘어놨다.
오늘도 자조한다.
엄마라서 그렇다고.
엄마라서 걱정이 많아서 그렇다고,
엄마라서 내 아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