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몽이 아니길

-돈 주고 산 꿈

by 하쿠나 마타타

하루 종일 생각했다.

남편이 아침에 무심코 한 꿈 이야기를.


자고 일어난 남편은

"과일 먹는 꿈은 좋은 건가? 정말 싱싱하고 달달한 과일을 쌓아놓고 먹었는데 너무 생생해서 맛이 느껴졌다니깐."

순간 놀랬다.

머릿속에 든 생각은 무서웠다.

과일꿈은 대부분 태몽과 관련된 거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떠올라서.


딸아이 태몽도 남편이 꿨다.

오늘 아침처럼 눈뜨자마자 꿈얘기를 하면서 너무 생생했다고.


그래서 더 무서웠나 보다.

생생하다는 표현에 무서운 기시감이 드는 건 기분 탓이길 바랐다.


제발 태몽이 아니길 바라고 또 바라며

인터넷을 검색했다.

달콤한 과일 먹는 꿈은

"삶의 만족과 행복을 나타내며, 곧 좋은 일이 생길 징조입니다. 특히 사랑, 성공, 풍요로움을 암시합니다."

다행이다. 길몽이라는 뜻으로 해석돼서.

그러고 나서 스크롤을 내리니

태몽 관련 해석- 임신 중인 경우,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를 상징합니다.

띠용~~~

태몽도 맞다잖아!!!!!!!!!!!!!!!!!!!!!!!!!!

혼자서 급하게 희망회로를 돌린다.

"임신 중인 경우"라고 쓰여있잖아. 임신을 하지 않았으니 태몽은 패스하기로.


남편에게 길몽이라는 내용의 톡만 남기고서는 로또를 사라고 남긴 뒤,

다시 정정했다.

그 꿈 나에게 팔라고.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 우주의 기운이 필요할 때라고.

그러고 남편의 통장으로 만원을 이체했다.

좋은 기운을 가진 꿈은 이제 내 꿈이다.

좋은 일이 생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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