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얘기지만, 로스쿨 입학 전까지 민사와 형사를 구분하지 못했다.
나처럼 미묘하게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하는 마음에 짧은 글을 써보려한다.
1. 학부 교양 과목 이야기
학부시절, 법학 관련 교양이 열리곤 했는데 해당 과목들은 로스쿨 준비생들에게 항상 인기가 많았다.
민사와 관련된 학부 교양 과목의 이름은 "재산 거래와 법"이었고, 형사와 관련된 과목의 이름은 "범죄와 형벌"이었다.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위 수업명들로 대체할 수 있다.
민사는 재산 거래를 다루고, 형사는 범죄와 형벌을 다룬다.
간단히 말해 어떠한 사건이 있었고, 그럼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줘야돼? 누가 누구에게 부동산을 줘야돼? 라는 것이 문제되는 것은 민사로 해결한다.
그리고, 해당 사건이 범죄가 돼? 문제는 형사로 해결한다.
1-1. 간단한 예
예를 들어 A가 B에게 사기를 쳤다. B가 A에게 돈을 돌려받기 위해 하는 소송은? 민사다.
그러면 A의 행동이 '범죄'가 되는지, '형벌'을 받아야하는지는? 형사의 영역인 것이다.
다른 예를 들어,
부동산 거래 중 A가 B에게 중도금을 받고도 갑자기 C에게 부동산을 팔았다면?
그 부동산이 누구의 것인지, A로부터 부동산을 받을 수 없다면 돈을 어떻게 돌려받을 것인지에 관한 소송은 민사로 해결한다.
A가 중도금까지 받고 괘씸하게 다른 계약을 한 것이 벌을 받아야하는지 여부에 관한 다툼은 형사의 영역이 된다.
2. 간통의 비범죄화
2015년, 간통죄가 위헌 판결을 받고 사라졌다.
이 판결의 의미는 이제 간통이 "범죄"가 아니므로, "형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즉 간통은 더이상 형사 사건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
다만 여전히 상대 배우자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해 배상(얼마를 줘야 돼?)할 책임은 있으므로 민사 소송은 가능한 것이다.
3. 벌금과 손해배상
벌금은 형벌이고, 손해배상은 채권과 채무이다.
가벼운 벌금형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대부분 그 형사 재판을 증거로 하여 민사적으로도 손해배상을 지게 된다.
4. 가족 생활과 법
크게 민사를 돈 문제로, 형사를 나쁜 놈 혼내는 문제로 이해하면 간단할 것 같다.
참고로 학교에는 '가족생활과 법'이라는 교양도 있었는데 이 부분은 민법에서 가족법 부분을 다루는 법이다.
가족은 어떻게 되는지(결혼, 이혼, 입양, 출생 등등..)를 다루는 부분이고 이 부분까지 민법에 포함된다.
다만, 대부분 시험(?) 등에서 중요하게 나오는 민법 부분은 재산법이라고 부르고 채권법과 물권법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