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일차_아바나_오비스뽀_2
쿠바문화 클럽을 나와서 약 10분간 기다리니 우리를 태울 올드카가 도착했다. 쿠바를 생각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이 원색에 가까운 오래된 차들이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너무 많이 노출된 영향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실제 우리가 타는 차들은 교통 박물관에 가면 전시되어 볼 수 있는 1950년대의 미국의 차로 실용성보다는 멋진 외관과 크기를 자랑하는 미국에서 생산된 차들이 이제는 세월이 지나 올드카로 쿠바의 관광상품을 대표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봉쇄가 없었다면 어쩌면 쿠바에는 올드카는 사라지고 최신식 차들이 다녔을지도 모른다.
쿠바의 혁명 이후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인한 경제 봉쇄로 인해 그전에 쿠바에 들여온 차의 부품 등을 구입할 수 없었다. 쿠바의 운전수나 기계 공들은 그들만의 노하우로 보통 50년 이상 된 차들을 아직도 건강하게 차체를 유지하면서 유혹할 만한 멋진 색으로 옷을 입혀 올드카로 변신시켰다. 이 정도의 구력을 가진 차들은 굴러 다닐 수 없을 것 같은데도 쿠바 전국에서는 오히려 현대식 차보다 더 많이 볼 수 있을 정도이니, 얼마나 많은 수고와 어려움이 있었을까 짐작을 해본다. 그것이 이제 와서는 많은 관광객들을 태우고 그만큼의 역사를 지닌 아바나시 곳곳을 누비고 있다.
우리가 태울 차들이 하나씩 도착하고 있다. 빨간색, 진분홍색, 연분홍색, 파란색의 차들이 도착한다. 각자 마음에 드는 차를 골라 타고 있다. 각 차량에 보통 4명씩 탄다. 뒷좌석에 3명, 앞좌석에 1명씩 자리를 잡는다. 올드카를 운전해줄 운전기사와 통성명을 한다. 차는 물론 오픈카이다. 비 오는 날이면 탈 수 없는 아주 커다란 오픈카이다.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차들과 비교하면 엔진룸과 뒤 트렁크가 유난히 큰 차량이다. 각자의 차에서 인증숏을 타고 출발한다. 우리의 올드카 투어는 미르마르를 시작해서 아바나시를 통과해서 혁명광장에 잠시 들르고 지난 식민지 시대의 화려한 건물들이 있는 오비스포 거리까지 드라이브하는 코스로 되어 있다.
우리 부부는 1956년식 ‘카렌’이란 올드카를 탔다. 우리 올드카의 드라이버는 라울 피아스 까넬이라고 한다. 차 색깔은 진분홍색인데 막상 뒷좌석에 타보니 차 시트나 쿠션은 이미 차의 연한 대로 벌써 정상이 아니다. 다만 외관상만 올드카인 것이다. 뒷좌석에는 우리 부부와 앞좌석에는 현지 가이드인 빼뜨리샤와 타게 되었다. 다른 차보다 뒷좌석의 여유가 있었다. 선두 차량부터 미르마르 지역을 나서기 시작한다. 벌써 앞차에서는 여인 셋이 뒷좌석에 앉아서 스카프를 중동 여인처럼 두르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쓰고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파란색 차에는 한 가족으로 온 알로하 가족이 타고 있다. 다른 차에는 올해 만 60세를 맞은 누님들이 타고 있고 다른 차에는 로이스와 다른 누님들이 타고 있다. 전부들 표정이 너무나도 밝다. 타고 있던 차들이 단지 오래되었고 오픈카인데 외국에서 타고 시내 관광을 하는 것이 이렇게 좋아할 수 있단 말인가
나를 포함해 우리들은 아바나 시내를 돌아다녔다. 대사관 거리를 끝나는 지점에 북한 인공기가 걸린 북한 대사관이 보인다. 크리스또 발 공동묘지를 지나 차는 말레콘 해변으로 들어섰다. 올드카는 우리만 타는 것이 아니었다. 말레꼰 해변을 달리는 많은 올드카에는 전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다. 특히 우리 일행은 정말로 즐거운 표정과 액션으로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자기가 탄 차에서 뒤에서 따라오는 일행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물론 다른 올드 카보다 좀 시끄러운 것이 흠이라면 흠이라고 할까. 우리가 언제 차를 타고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우측으로 쿠바의 마지막 하룻밤을 보낼 나시오날 호텔이 보인다. 쿠바 국기와 ‘CUBA’라고 붙인 글자 간판이 눈에 확 떠오른다. 차는 말레꼰 해변을 돌아서 혁명광장으로 들어선다. 쿠바 혁명을 대표하는 장소 중의 하나라고 하겠다. 정식 명칭은 뿔라사 데 라 레볼리시온(Plaza de la Revoluction)이다. 여기는 원래 109m의 호세 마르티의 기념탑이 있는 시민 광장이었는데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혁명광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쿠바 혁명이 얼마나 중요성을 갖고 있음을 알게 하는 곳이다.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에는 주요 정부 부처의 건물들이 있다. 국립도서관, 국립극장, 내무부, 정보통신부 건물들이 있다. 물론 혁명탑 뒤에는 대통령 집무실이 자리 잡고 있다. 올드카가 여기서 한 번 하차에서 혁명광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가는 것이 관례인 것 같다. 우리 일행뿐만 아니라 아바나 시내의 모든 올드카는 여기서 잠시 쉬고 가는 필수코스 같다.
건물 중에 2개의 건물이 특징이 있다. 그건 건물 한쪽 면에 두 사람의 초상의 조형물이 걸려 있다. 내무부 건물에는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체 게베라와 정보통신부 건물에는 혁명을 완수한 해에 비행기 사고로 죽은 까밀로 시엔푸에고스이다. 두 사람 모두 카스트로 형제와 같이 혁명을 하였으며 한 명은 볼리비아에서 한 명은 사고로 혁명 이후 세상을 떠난 것이다. 체 게바라의 부조 조형물 밑에는 그의 표어인 “Hasta la Victoria Siempre(영원한 승리의 그날까지), 세엔푸에고스 조형물 밑에는 Vas Bien Fidel(잘하고 있어 피델)이라고 적혀 있다. 이 혁명광장은 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인파들이 일 년에 두 번(5월 1일, 7월 26일)이 모이고 그 앞에서 피델 카스트로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는 곳이다. 이제는 많은 관광객들이 와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혁명 기념탑의 꼭대기에는 쿠바 시내를 전부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고 하는 데 올라갈 시간이 없었다.
쿠바의 둘째 날이지만 정말로 사진 찍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이다. 어디에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정말로 환상적인 사진이 찍힌다. 특히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한몫을 톡톡히 하는 것 같다. 혁명광장에서 잠시 포토 타임을 갖고 우리는 아바나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아바나 비에하와 쎈트로 아바나로 들어섰다. 쁘라도 가를 중심으로 아바나 비에하와 센트로 아바나로 나뉜다. 아바나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으로 옛날 시절의 화려한 기억과 영화, 현재의 낙후된 모습이 다 겹쳐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비스뽀 거리와 광장은 아바나 비헤아에 있다. 오비스뽀 거리에 들어서니 오래된 호텔도 보이고 건물들 뒤로는 까삐똘리오 건물의 꼭대기 돔이 보인다. 이 거리가 방송에서도 자조 나오고 올드카들의 드라이브 여행을 마치는 곳이기도 하다. 광장 주변에는 더 예쁜 올드카들과 노란 택시들이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어느 차든지 앞에서 자기 차인 것처럼 사진 한 장을 남기고 싶은 거리이기도 하다.
아바나 관광중심이라 할 만하다. 여기에는 올드카뿐만 아니라 말이 끄는 관광마차와 택시들이 줄지어 있다. 거기에는 관광객과 어울릴만한 흥을 가진 드라이버들이 우리를 향해 웃음 대포를 날리고 있었다.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국립 미술관, 아바나 대극장과 국립 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역시 공원 중앙에는 호세 마르티의 동상이 있었다. 호세 마르티는 쿠바의 독립을 이끈 민족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만하다. 여기 아바나 대극장에서는 쿠바의 유명 발레리나 ‘일리시아 알론소’에게 헌정된 곳이라고 하는데 쿠바의 가이드인 빠드리샤도 무용을 전공했고 아들도 발레단에서 무용수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유럽으로 공연을 나갔다고 한다. 실제로 여기를 이용하는 비용은 일반인들도 구경할 수 있도록 저렴하다고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레와 같은 유명한 공연이 매우 비싸서 일부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게 한 것과는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골목길을 들어서니 오래된 건물들이 즐비하다. 여기는 최소 100년이 되어야 명함을 내밀 수 있을 것 같다. 호텔 플로리다는 1885년에 건축되었다고 하니 135년 된 호텔 건물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으니 예전에 이런 것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생각해본다. 건축물은 그냥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세대를 뛰어넘어 다음 세대까지 사용하려면 처음부터 어떤 마음을 가지고 지어야 하는지 건축가와 건축주의 마음이 달라야 하리라.
중앙공원에서 오비스뽀 거리에 들어서는 입구에는 헤밍웨이가 들리던 단골 술집이 있다. 그 술집은 ‘라 플로리디따(La Floridita)’로 길거리 모퉁이에 있다. 아쉽게도 내부 수리 중인지 오늘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헤밍웨이가 즐겨 마시던 다이끼리(Daiquiri)를 한 잔 마시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컸다.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헤밍웨이를 핑계 삼아 낮술을 은근히 기대하시는 분들의 표정도 얼핏 보였다. 실제 플로리디따에는 헤밍웨이가 자주 앉던 자리에 동상을 만들어 놓았다고 하길래 거기서 인증숏을 찍고 싶었는데 아쉬울 뿐이다.
헤밍웨이는 이곳뿐만 아니라 모히또를 즐겨 마시던 술집도 있다고 하니 아바나 곳곳에 자신의 선술집을 단골로 지정해놓고 다녔으니 얼마나 재미있고 멋있는 사람인가. 아바나 비헤하에서 헤밍웨이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암보스 문도스 호텔(Ambos Mondos Hotel)이다. 쿠바에서 머물면서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등의 소설을 쓴 곳으로 나중에는 돈을 벌어서 이 호텔을 다 구입했다고 한다. 헤밍웨이가 묶었던 호텔은 511호이다. 로비에는 그의 사진과 여러 가지 기념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5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영화에 나올만한 예전의 그 모습 그 방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아저씨가 직접 운전하고 문을 열어주는 방식이었다.
511호 입구에는 헤밍웨이의 얼굴이 부조상으로 붙어 있다. 방에 들어서니 창문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너무나도 멋지다. 그는 여기서 타자기를 놓고 해가 지는 노을을 보고 글을 썼으리라. 모히또나 다이끼리 한 잔을 놓고 글을 쓰다가 피곤하면 바로 옆에 있는 침대에서 낮잠도 자면서 쿠바가 제공하는 자연과 풍광을 마음껏 누렸으리라 생각된다. 왜 그가 여기에 오랫동안 머물렀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노인과 바다 소설이 엄청나게 잘 팔려서 그 인세로 이 호텔을 왜 샀는지 이해가 간다. 방에는 그가 젊었을 때 그린 자화상과 그의 낚싯배의 모형도 있었다.
호텔에서 한 층을 올라가니 칵테일 바를 겸한 전망대 테라스가 있었다. 여기서 헤밍웨이가 즐겨마시던 모히또를 전부 한 잔씩 주문했다. 아바나 7년 산 럼주로 만들어주는 모히또, 내 인생에 있어서 모히또를 처음 마시는 것이다. 그 첫맛은 상큼했다. 술이라기보다는 음료수에 가까웠다. 우리 일행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곳에서는 모히또를 먹는 것이 관례인 것처럼 모든 사람이 다 모히또를 마신다. 모히또 한 잔에 4 쿡이라고 하니 결코 싸지는 않지만 마실만한 칵테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쿠바에서 얼마나 많은 모히또를 마실지 나도 궁금하다.
호텔 옥상에서 보니 바로 옆집은 이 호텔과는 비교될 정도 낡고 오래된 집의 지붕이 보인다. 아바나에는 정말로 오래되어 다 쓰러져가는 집도 있고 그런 집을 보수하는 집과 이렇게 오래되었지만 아직까지 사용할 정도로 튼튼한 건물이 섞여 있다. 길거리를 나서니 거리 공연이 펼쳐진다. 쿠바는 가는 곳마다 흥겨운 특유의 음악이 넘쳐난다. 음악과 함께 나무 목발 위에서 올라서서 신나게 춤을 추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일행 중 써니와 나탈리 누님이 다가가 리듬에 맞추어 춤을 춘다. 즉흥으로 거리의 악사들과 함께 춤을 추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아니면 내재되어 있는 끼가 쿠바 음악에 자동 반사적으로 흘러나왔는지도 모른다.
아바나 비헤하를 구경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 여기는 대부분의 식당이 나라에서 운영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일반인들에게 허가를 내주기도 하고 있다. 우리가 간 곳은 개인이 하는 곳으로 아바나에서 맛있는 음식점으로 보인다. 우리 말고도 다른 관광객들로 식당 안이 붐비고 있다. 쿠바는 아직 식재료가 풍부하지 않다. 그 이유는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계속해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기도 하다. 쿠바 국민들에게는 또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 주로 식당의 메뉴는 4가지다. 생선구이, 돼지고기나 소고기 구이와 닭 가슴살 구이 4가지가 나온다. 처음에는 빵이 먼저 나오고 그다음에는 야채, 그리고 메인 후에는 디저트가 제공된다.
아직 적응되지 않는 것은 음식점마다 전용 악사 또는 밴드가 있어 음악을 연주한다. 그들은 식사를 하는 동안 음악을 연주하고 그들의 음악을 담은 CD를 판매한다. CD를 구입해봐야 들어볼 기기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우리나라 사정과는 많이 다르다. CD를 사지 않은 경우에는 음악 연주에 대한 팁을 약 1 쿡 정도 주면 된다.
다음 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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