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 감자를 사로잡은 합사의 기술
캣 바이 캣이지만 성묘들의 합사는 극악의 난이도로 갈 확률이 높다. 첫째 고양이 감자와 둘째 탄이는 서로가 어렸을 때 만났기 때문에 수월했지만, 셋째 송이가 왔을 때는 상황이 달랐다. 송이가 9살 이상, 감자가 3살, 탄이가 2살쯤이었기 때문에 성묘끼리의 합사였다. 고양이는 처음에 한 번 틀어지면 영원한 앙숙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최대한 정석대로 하고 싶었다. 사람도 그렇지만 고양이끼리도 첫인상이 중요하다.
아무튼 잘 알려진 합사의 순서대로 진행하며 서로의 체취가 가득 묻은 물건을 바꿔서 넣어주고, 서로의 방도 바꿔보며 이것저것 열심히 시도했다.
그러나, 합사 성공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새로운 냥이의 막무가내 돌진과 기존 냥들의 어리바리함이 버무려졌을 때다. 기존 냥인 감자와 탄이도 물론 처음엔 하악질을 하고 으르렁대기에 바빴지만, 굴러온 돌인 송이가 천하 태평하게 원래 자기가 살던 곳인 양 자리를 차지했다. 기존 냥들이 뭐라 하든 말든 비집고 들어갔다. 그러자 기존 냥들이 헷갈렸다.
어…? 뭐지…? 원래 있던 앤가?
이렇게 되면 상황은 역전된다. 기존 냥들이 송이가 궁금해서 다가간다. 송은 냥펀치로 답을 준다.
참고로 기존 냥들의 스펙
감자 : 8.5kg 거구의 수컷, 치즈태비
탄이 : 8kg 거구의 수컷, 고등어태비
정말 거구의 고양이들인데, 고작 3kg도 안 되는 송이가 턱턱 펀치를 날리면 그대로 맞기만 했다. 박힌 돌들이 눈을 꿈뻑이며 맞아주었다. 다들 한 성깔 하는 줄 알았는데... 송 앞에서는 귀여운 새깽이들이었나보다.
그렇게 굴러온 앙마송, 탄 감자를 3-4일 만에 캤고, 원래 자기 집이었던 냥 안방마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