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앙마송의 앙마짓 1. 부동산 빼앗기

피해묘 : 정감자, 정점희, 정탄이

by 갓노묘반려인

<들어가기 전>

앙마송의 부동산이란?

고양이들은 본묘만의 자리가 중요하다. 특히 안정감을 느끼는 장소를 찾으면 자주 그곳에 방문하거나 그곳에 하루종일 있기도 하는데, 앙마송은 다른 고양이들이 찾은 장소를 빼앗고 차지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모습이 마치 부동산을 빼앗는 악덕 구두쇠 같아서 우리집에선 앙마송의 부동산이라 부른다.



앙마송의 부동산 욕심은 우리 집에서 유명하다.

마치 스크루지 맥덕이 세계 최고의 부자 오리이지만 구두쇠에 욕심이 대단한 것처럼, 송도 우리 집에서 부동산계의 거물이지만 구두쇠에 욕심이 하늘을 찌른다. 그 때문에 얻은 별명도 스크루지 맥덕이다.


그 시작은 정감자의 부동산이다. 앙마송이 탄의 자리에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유독 치즈태비 정감자 자리에만 눈독을 들였다. 평소에 정감자와 앙마송이 다퉜었기 때문일까? 아무튼 정감자가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며칠 내내 그 자리에 가면, 앙마송이 정감자의 부동산을 눈여겨보다가 정감자의 옆, 뒤에서 무한히 째리기 시작한다.


부동산을 빼앗고자 할 때 표정


정감자가 앙마송의 눈길을 피하거나 무시하려고 해도 하루이틀을 넘기지 못한다. 누가 내 옆에서 온종일 쳐다본다고 생각해 봐라. 앙마송은 원하는 부동산을 차지하기 위해서 본묘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한다.


옆에서 지켜보니 앙마송의 째림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었는데,

1.앞에서 대놓고 째려보지 않는다. 은은하게 째림이 느껴질 거리와 각도에서 째려본다.

2.눈에 힘을 주지 않는다. 최대한 오래 째려봐야 하므로 눈매는 매서워 보일지라도 힘이 들어가진 않는다.

3.물리적인 힘을 가하지 않는다. 오로지 눈빛으로만 빼앗는다.

4.부동산을 뺏고 나서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은 언제든 다시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정탄이가 먼저 차지했던 부동산을 뺏음.


이렇게 철저한 원칙을 세우고 앙마송은 당연하다는 듯 부동산을 차지한다. 처음에는 정감자가 타깃이었지만 다음에는 정점희, 정탄이까지 피해를 보았다. 아 참, 이것을 쓰는 도중 약간 놀랄만한 일이 있었는데, 갑자기 메모 앱이 꺼졌었다. 앙마송의 컨트롤이 있었던 건 아닐까? 허허


아무튼, 앙마송이 직접 발품을 팔아 취득한 부동산이 있긴하지만, 뺏은 부동산의 수가 훨씬 많다. 최근에는 앙마송이 직접 발견한 부동산을 정점희가 몇 번 방문하고 있었다. 앙마송도 역지사지를 경험할 날이 오는 것일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녀의 앙마짓은 계속 될 것이며, 그녀 소유의 부동산은 끊임없이 늘어날 것이다.


keyword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