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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마송, 그녀를 소개합니다.

정송이 : 3kg, 12-13살 이상 추정

by 갓노묘반려인 Jan 19. 2025

송에게 궁디팡팡 할 때는 꽤나 조심스럽게 한다. 송이 좋아하지 않아서? 아니다. 송의 골반 한가운데에는 철심이 박혀있기 때문이다. 엉덩이 가운데에 그것이 살짝 튀어나와 있는데, 이는 길 생활 시절 교통사고가 나서 골반이 으스러져 대수술을 받은 흔적이다.


이때 워낙 상태가 좋지 않아 1년 가까이 좁은 입원실에서만 생활했었다고 한다. 송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한 대단한 고양이다. 때로는 나라면 어땠을까 싶다. 이어서 말할 앙마다움도 이 역경을 극복한 데서 나온 자신감일지도 모른다.


입양센터 시절 정송이입양센터 시절 정송이


이후 송은 오랜 시간 동물 보호 단체에서 운영하는 쉼터, 센터에서 지냈다. 나는 송이 있는 동물 보호 단체에 잠깐 근무를 했었고 거기서 송과 운명적인 만남을 한 것이다.


처음엔 나이가 많은데도 입양을 가지 못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좋지 않아 더 신경 쓰였었다. 게다가 송이 교통사고가 난 당시 뱃속에 새끼들이 있었는데 사고로 인해 유산했다고 한다. 이후 그 아픔 때문인지(?) 아기 냥들을 보면 잘 챙겨준다는 입양 소개글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새로 입소한 새끼냥이들에게 가차 없이 냥냥펀치를 날리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다른 성묘들에게도 펀치는 얄짤없이 날아갔다. 그 당당함과 솔직함에 홀딱 빠졌던 것이다.


그 작은 몸으로 교통사고를 겪고 오랜 시간의 치료를 받은 송. 부잣집 벨소리 같은 목소리를 뽐내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아기 냥들의 이마를 가격하는 센치함, 당돌함, 엄격함. 내가 보기에 3kg도 안 되는 송은 거기서 퀸 오브 퀸이었다.


여기까지는 살짝 앙마다. 고양이스러운 정도..? 앞으로 그녀가 앙마송이라는 별명을 얻기까지의 에피소드를 적어두려고 한다. 나만 알기 아까운 그 사실. 그녀가 앙마송임을 고백한다.


캣그라스 먹는 정송이캣그라스 먹는 정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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