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사랑과 아픔

동전의 양면

by 고도띠

삶과 죽음.

사랑과 아픔.


둘은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같지만

사실상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의 덩어리일 수 있다.


삶은 곧 죽음으로 이어지고,

사랑은 곧 아픔을 낳는다.


아빠는 말씀하셨다.
너무 작은 것들까지 사랑하지 말라고.
작은 것들은 하도 많아서 네가 사랑한 그 많은 것들이
언젠간 모두 널 울리게 할테니까.

나는 나쁜 아이였다 보다.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셨음에도
나는 빨간 꼬리가 예쁜 플라밍고 구피를 사랑했고,
비 오는 날 무작정 날 따라왔던 하얀 강아지를 사랑했고,
분홍색 끈이 예뻤던 내 여름 샌들을 사랑했으며,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갈색 긴 머리 인형을 사랑했었고,
내 머리를 쓱쓱 문질러대던 아빠의 커다란 손을 사랑했었다.

그래서 구피가 죽었을 때,
강아지를 잃어버렸을 때,
샌들이 낡아 버려야 했을 때,
이사를 오며 인형을 버렸을 때,
그리고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그때마다 난 울어야 했다.
아빠 말씀이 옳았다.

내가 사랑한 것들은 언젠간 날 울게 만든다.

- 베리베리 다이스키, 신지상&지오 작가 -


삶은 유한하다.

모든 것은 썩고 사라진다.

내가 사랑하던 것들이 하나 둘 내 곁을 떠나간다.


그렇기에 삶과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다.

더더욱 절절하고 소중하며 사랑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무한한 삶은 끝없는 지루함 속에서 허우적대야하며,

헤어지지 않는 사랑에서는 소중함과 애틋함을 느끼기 어렵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잘할 수 있는 이유는

결국 언젠간 우리가 헤어질 것을 알기에

유한한 삶 속에서 응축된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

더욱 소중하고 애틋하게 여길 수 있다.


죽음과 이별이 싫어도

그 이별의 아픔이 싫어도

우린 피할 수가 없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오고 낙엽이 지듯이

화려하고 찬란하게 꽃이 피었다 지듯이

우리의 만남과 인연과 사랑 또한 언젠간 지겠지.


지금도 흐르는 이 시간 속에 내 곁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미소 짓고, 눈을 한 번 더 마주치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이

아주 먼 미래에 그리워하는 찰나가 되지 않을까.


나는 미래의 그리움 속에서 살고 있다.

언젠간 미래에 억만금을 주고서라도 돌아오고 싶은 순간이

이 순간일지도...


결국,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고

아픔이 있기에 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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