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김연자 - 아모르파티 노래에서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연애도 선택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처럼 직장내 성희롱에 대한 인식이
강하지 않던 10년 전에는
직장 상사가 나에게 하던 말이
"00씨, 일을 잘 하려면 연애도 좀 해야돼.
남자도 좀 만나고 그러는건 어때?"라는 말이었는데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물론 직장에서 하면 안되는 말이긴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왜 그런 권유를 했는지는 이해는 된다.
연애를 하는 건 감정소모도 크고,
괜히 시간 낭비 하는 기분도 들고,
돈도 들고, 신경써야할 것이 많아진다.
게다가 그 당시에 나는 연애보다는
회사와 집만 반복하면서
집순이로 사는 것이 더 좋았다.
연애 따위 안해도
사는데 지장이 하나도 없고,
딱히 마음에 드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누군가와 친밀해지는 것이
좀 두려웠던 거 같기도 하다.
그리고 설령 친밀해져도
혹시나 헤어질 때의 그 고통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아서였을수도.
이러니까 나에게 연애는
메리트가 1도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꾸미고 가꾸는 것도 귀찮았다.
아무튼 20대의 나에게 연애는
그냥 선택의 한 부분일 뿐
필수로 생각한 적은 없었다.
주변에 지인 중에도
"굳이 연애를 왜 하냐?
시간 낭비다.
지금보다 나중에 시간되면 하겠다.
아직 난 젊으니까" 등등
다양한 이유로 그냥 안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내가 30대 중반에 접어들고,
결혼을 해보니
연애를 필수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우선 연애라는 인간관계는
우리가 평소에 사회에서 맺는
인간관계와는 좀 더 다른
특수한 부분이 있다.
사실 친구, 동료, 가족으로는
나의 진정한 내면을 알아차릴 만큼의
관계를 맺긴 어렵다.
특히나 내가 나중에 결혼을
언젠가 할 생각이 있다면,
연애는 필수로 몇번은 해보는게 맞다.
그래야 내가 어떤 사랑 형태를 원하고,
어떤걸 견디지 못하며,
어떤식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어떤 사람이 나에게 맞는지 알 수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보기도 하고,
나를 정말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보면서
나는 어떤 편이 더 행복한지도 파악할 수 있다.
대충 시뮬레이션을 돌리거나
남의 이야기만 들어서 알게 된다 해도
직접 내가 경험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걸 모르고 결혼적령기에
첫 연애를 시작한다거나,
사람을 얼마 안겪어보고 결혼했다가는
나중에 아주 큰 후회를 할 수 있다.
막상 나를 좋아해줘서 결혼했는데,
생각보다 불행한 경우도 꽤나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결혼을 했더니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에 갈망하기도 한다.
물론 미래의 결혼생활에만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다.
내 가치관과 자아에 대해서도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때론 나의 유치한 면모나 결핍 등을
파악할 수 있고,
더 깊이있는 인간관계를 겪으면서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회사를 다니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은지 나쁜지에 따라서도
업무처리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모솔을 나쁘게 보진 않지만,
모솔인 분과 대화를 하거나
함께 일을 하다보면
그 특유의 모먼트가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아마도 10년 전 직장 상사가
나에게 했던 연애 권유 이야기가
그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연애를 하다보면, 내 세계관과
타인의 세계관이 만나
부셔지고 합쳐진다.
이 과정에서 나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고,
관계에 대해서도 배우고,
사람을 대하는 법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이 과정이 사실 괴롭고 힘들때도 있다.
하지만 연인 뿐만 아니라 타인을 대하는
내 자세가 바뀌고, 나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 때문에 김연자님의 노래에도
"연애는 필수"라고 한게 아닐까 싶다.
만약 '나'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싶다면, 연애를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