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밤마다 붉은 괴물이 된다

약도 소용이 없는 두드러기

by 릴리즈맨


언제부터였을까. 밤이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저녁때쯤이 되면 팔과 다리부터 스물스물 붉은 반점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 등까지 문신처럼 화악 번져버린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손과 발까지 퍼지는데 종국에는 얼굴을 제외한 전신을 뒤덮어 버린다.


11345.png


거울을 보면 마치 붉은 괴물이 서 있는 모습이다. 처음에는 가렵거나 따갑지는 않고 거북한 느낌만 들었지만 요즘은 점점 따갑거나, 가려워지기 시작한다. 원인은 모르겠다. 병원에 가서 이야기를 하고 검사를 해도 수치상으로 뚜렷하게 나오는 결과가 없다.


혹시나 해서 알레르기 검사도 했다. 레벨 3 집먼지 진드기가 나왔지만 이렇게까지 번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두드러기의 악몽은 벌써 6개월째로 접어든다. 처음부터 잡지 않은게 화근이었을까 혼자 자책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솔직히 그냥 항히스타민제만 먹으면 낫겠지 라고 쉽게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실제로도 그런 분들을 많이 봤으니까, 하지만 내가 6개월간 겪어보니 아니더라. 이제는 그 고통을 진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P1.jpg


괴롭다. 심해지면 숨이 턱턱 막히기 까지 하는데, 물을 마셔도 답답함이 내려가지 않는다. 혹시나 찬물로 샤워하면 괜찮을까 냉수 마찰을 해보지면 결과는 마찬가지. 그렇게 계속 괴로워하다가 잠에 들고 일어나면 말끔히 낫는다. 무슨 동화속의 주인공인마냥 마녀의 저주에 걸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진짜 거짓말 같이 나아버린다. 이렇게 또 낫는건가? 희망을 가져보지만 저녁 시간이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 둘씩 올라온다. 한숨이 푹푹 나오지만 지금으로선 답이 없다.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으니 이제 하나씩 내 몸에 맞는걸 찾는 게 가장 급선무가 아닐까 싶다.


솔직히 두드러기가 심해지면서 자존감도 떨어지고, 체력도 급격하게 떨어진 상태다. 잠을 자고 나면 붉은 반점은 줄어들지만, 체력은 전혀 회복이 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계속 피곤하고, 눈도 침침해지고 성격도 예민해진다.


되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다. 예전 같으면 쉽게 웃고 넘기던 일도 요즘은 과민하게 반응하게 되고, 쉽게 화를 내서 나도 뒤에서 후회만 하게 된다.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하지만 막상 상황이 펼쳐지면 참기가 힘들어지니까.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없는 노릇이다. 약으로도 해결이 안되니 일단은 하나씩 도전을 해볼 계획이다. 생활 패턴을 바꾼다거나, 먹는 음식을 바꾼다거나 여러가지로 시도는 해보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타로카드로 왜 건강운 보면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