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한 봄 앞에서,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다

by 신은정



​봄을 찾아 나섰던 날들이 있었다.

피어나는 꽃을 따라 걷고,

작은 변화 하나에도 마음을 기울이며

봄소식을 전해주던 시간들.

그 사진들 속에는

분명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어느 순간,

계절은 말없이 자리를 바꾸어

봄을 내 곁까지 데려와 놓았다.


따뜻해진 공기,

​어느새 활짝 핀

산수유의 노란 안개와

매화의 맑은 향기,

눈부시게 차오른 목련의 흰 빛과

담장마다 넘실거리는 개나리.

​더 이상 애써 찾지 않아도

봄은 곳곳에 와 있다.


기다리는 마음을 내려놓고

다가온 봄을 누려야 할 때인데,


늘 한 발 늦게 마음을 열며

도착한 계절보다

다가올 계절을 더 오래 바라보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조금 천천히,

이미 와 있는 봄을 바라본디.

기다림이 아닌,

머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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