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꼬리가 보여. 바보야!!
윙윙~~ 청소기를 거침없이 밀었다.
오늘은 겨울방학 하는 날. 아이도 일찍 귀가했다.
방학 3주!!
가방부터 던져놓고 아이와 둘이서 오랜만에 중국관에 다녀왔다.
자장면과 볶음밥을 먹었다.
역시 기름지고, 달달하고, 졸깃한 맛이 일품이다.
아이는 방청소, 난 대 청소를 시작했다.
그런데 요 녀석 코코가 보이질 않는다.
청소기 소리에 딱히 민감한 편은 아니다.
어딜 갔는지 도통 보이지 않는다.
주로 식탁의자나 식탁 위에서 청소기 돌리는 모습을 구경하는 편이다.
걸레질을 할 때도 역시 걸레의 움직임과 동선에 시선을 집중한다.
요즘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현관까지 쫓아 나와 우산 끝에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순간을 넋 놓고 쳐다본다.
그런 코코가 도통 보이질 않는다.
구석구석 청소기를 밀었다. 종이 쓰레기를 모아 버리려고 내어놓은 쇼핑백 옆에서 그 녀석의 꼬리를 발견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어이가 없었다.
불러도 불러도 나오지 않던 녀석.
그 녀석이 꿈쩍도 하지 않고 머물러 있던 곳은 방문과 맞닿아 있던 종이백 안이었다.
어떻게 들어갔나 하고 뒤쪽을 보니 조그만 틈이 있었다. 그 틈새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나 보다.
언제나 이렇게 웃음을 주는 너에게
난
오늘도 고맙다!
고양이 답지 못하고, 도도하지도 못하고, 앙칼지지도 못한 코코는 숨는 것조차 바보 같다.
너 그 구멍으로 들어간 거야?
네가 숨어 봤자지!
by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