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품이 넘쳐나고 물가도 치솟고 있어요.
호치민 마담 백서에 장보기 마트 정보를 적으려다 옆길로 세어 지난날 회상으로 끝이난 수필 비스무리한 에세이가 어찌하다 브런치 메인 화면에 소개가 되었고 오늘 조회수 2000이 넘었다는 알람을 받았습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 겠으나 겸손히 받아들이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https://brunch.co.kr/@goeunsim/62
오늘은 진짜 베트남 호치민 장보기에 필요한 소소한 정보를 올려 드리겠습니다~ 10여년전이 아닌 2021년 현재 진행형 입니다.
장을 보기 위해 동서남북을 찍~고 찍~고 돌~고 돌았으나.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 고기는 한국 정육점 또는 미트워크 (Meatworks), 생선을 사기 위해 벤탄시장, 맛있는 과일을 사기 위해 남안(Naman) 슈퍼, 치즈와 버터, 냉동 베리류를 사기 위해 안남 (Annam) 가게, 맛난 수입류 과자와 요플레, 버터, 생크림, 참치 그리고 식기와 세탁 세제는 안푸 (Anhphu) 슈퍼.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서는 동네 한 바퀴를 돌아야 했었다. 집을 나서기 전 필요한 장보기 리스트보다 어디 마트를 먼저 가고 마지막에는 어떤 마트를 갈지 철저한 동선 계획이 우선 고려되었고 신중히 결정해야 했었다. 필요한 물품을 한 곳에서 해결하기 힘들어 냉동 고기 종류를 먼저 샀다가 찜통 차 안에서 고기가 녹아내려 핏물이 범벅되어 육고기 상한 냄새가 차 안을 가득 채우면 그야말로 인생 최대 난관에 봉착한 바와 다름이 없었다. 아이스박스를 트렁크에 비상용으로 항상 싫고 다닌다.
이젠 이 모든 장보기 고급 기술과 값진 정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손가락 하나와 카카오톡 어플이 있으면 반찬배달부터 한국 시장과 마트가 모바일 안에서 클릭 한번, 통화 한 번으로 해결이 된다. 어느 정도 약간의 불편함은 있지만, 이곳 생활이 지금은 감지덕지할 만큼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다. 이곳이 한국이 아닌가 라고 착각까지 할 정도다.
요즘 고기를 로컬 현지 정육점처럼 돼지 한 마리, 소 한 마리를 매장 한가운데 스탠 테이블 위에 떡 하니 올려놓고, 그 자리에서 원하는 부위를 소량씩 절단해서 판매한다. 충격이었다. 소상이 발달한 베트남 로컬 시장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냉장고 없이 그냥 나무 도마 위에 펼쳐 놓고 그날 하루 동안 한 마리를 팔고 집으로 돌아가는 현지 시장과 비슷하게 마트 안 정육점 코너 앞에 실시 중이다. 보는 순간 무엇이든지 새로운 것을 자기 것으로 소화해 아무렇지 않게 융합시키는 베트남 사람들의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다시 또 한 번 감탄했다. 베트남 현지 정육점에는 냉장시설 개념이 없다. 그날 바로잡은 돼지나 소는 즉시 다 내다 판다. 그래서 한국과 유럽인들이 냉장고와 냉동고가 있는 정육점을 차려 한 동안 매점매석을 했다. 현재도 한국인들은 주로 수입산 소고기를 먹기 때문에 마트를 가더라도 호주산이나 미국산을 많이 구매한다. 베트남 소고기는 소위 우리가 경험해본 말고기처럼 질겨서 외국인들은 잘 먹지를 않는다.
2021년 현재 대형 Megamarket 메가마켓(우리나라 이마트와 동일)에 장을 보러 가면 거의 필요한 모든 것이 한방에 해결된다. 이전 Metro 창고식 대형 마트였는데, 태국 Central 회사가 인수한 뒤로 물건과 상품의 질이 눈에 띌 만큼 좋아졌고, 태국 물품이 증가했다. 특히 수입 호주산 소고기가 대표적이다. 사료를 먹인 소고기와 자연에서 풀어놓고 기른 소고기 두 종류로 분류 해 두었다. 안심 한 덩어리 큰 것을 사다 집에서 소 분한 뒤 스테이크를 해 먹으면 배불리 맘껏 먹을 수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 불고기 거리 고기는 찾을 수 없다. 불고기는 우리나라 전통요리법 고기 이기 때문에 결국은 한국 정육점을 가야 한다. 최대한 한 곳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가기 위해 노력한다. 나에게 있어 장을 보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도 중요하다. 사실 재미있다. 습관이 무서운 것이, 10여 년 전 한국 먹거리와 비슷한 과일, 야채를 사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고질병이 남아 있다 보니, 여전히 마트에서나, 시장에서 장을 볼 때 눈에 레이저가 나올 만큼 신경을 곤 두 세우고 마트를 구석구석 뒤진다. 두 눈에 힘을 주고 찾다 보면 뜻밖에 어이없는 물건들을 찾아내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맛에 마트를 간다.
2주 전 한국 세척 사과를 한봉(사과 6알)에 6만 동 (3천 원에) 파는 것을 발견했다. 그 행복과 기쁨은 길가다 돈 50만 동(2만 원 정도) 한 장을 주은 느낌과 흡사하다. 마치 공돈이 손에 쥐어져 그날 뜻밖에 횡재한 그런 기쁨. 더욱 날 흥분하게 한 것은 가격. 한국 마트와, 한국 재료 파는 곳에 반 값이었기 때문이다. 세척사과, 한국 사과, 한국 딸기, 한국 포도 등 사실 모든 먹거리를 이젠 손쉽게 전화 한 통이나 손가락으로 카톡 메제 지를 보내면 집 앞까지 배달을 해주지만, 여전히 난 이렇게 엉뚱한 곳에서 생 뚱 맞은 것을 발견할 때의 기쁨이 더 좋다.
우연히 발견한 세척사과 하나로 ‘역시 오늘은 메가마트에 오기를 잘했어’ 하는 둥 혼자 온갖 자부심 넘치는 기특함에 스스로를 한껏 칭찬하며 으쓱되고 혼자 기분이 업 된다. 고작 그깟 세척사과 6봉 다리가 나에게 선물한 하루,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올 것처럼 즐겁다. 집에 오자마자 사과 두 개를 깎아 가족들과 나누어 먹었고 아들 녀석은 음. 음. 소리를 내며 엄지손을 척 올려 준다. 그럼 그렇지. 내가 이 맛에 사립탐정처럼 장을 보는 것이다. 한국 마트나 재료상 보다 반값에 한국 사과를 한 아름 사서 집으로 왔으니, 그날은 그저 배가 부른 날이다.
요즘 메가 마켓, 빅시, 꼽마트 수입 코너에 일본과 한국 코너가 있다. 이곳에서 한국 된장, 고추장, 김, 미역, 당면, 케첩, 마요네즈, 부침가루, 튀김가루, 라면까지 다양하게 온갖 소스까지 한 코너에 아기자기하게 채워 놓았다. 그만큼 한국 교민 수가 상당해지기도 했고, 한국음식 유명세 덕분에 많은 외국인들이 찾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독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식품 코너 앞에 서성인다. 다 한글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고추장을 고르고, 한국 김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혼자서 생각했다. 정말 저 고추장을 요리해서 먹을까? 어디다 어떻게 해서 먹을까? 옆에 베트남 아줌마를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으나, 난 베트남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데 이상하게도 베트남 사람들은 나의 말을 잘 못 알아듣는 불상사를 여러 번 경험했으므로, 도저히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모르는 척 지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고추장은 맛도 강하고 매워서 음식 고유 맛을 살리지 못한다고 알고 있는데 외국 사람들 장바구니에 함께 더해서 담겨 있는 고추장과 초고추장 소스를 보면 흥미롭다.
메가마켓 수산 코너가 제법 크게 자리를 잡고 있다. 살아 있는 광어부터 꽃게까지 그 자리에서 손질도 원하는 대로 해주기도 한다. (회를 떠주지는 않아요. 한국분들은 집에서 직접 떠서 드시는 경우가 있어요.) 연어의 경우는 이른 새벽에 그 자리에서 장만한 것을 사다오면 집에서 회로 쳐서도 먹을 수 있다. 살아 있는 새우는 그날 쪄먹거나 대하구이 해 먹으면 바로 그 맛입니다~ 캬~!
오늘날 장을 보기가 얼마나 편해졌냐면 미래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베트남 다랏산 와인도 있지만 솔직히 이곳 호치민에서 베트남산 다랏 와인을 잘 먹지는 않는다.
코비드 때문에 더욱 발달된 배달앱도 생겼고, 호치민 교민분들이 운영하고 있는 마트나 가게는 100프로 배송이 된다. 나처럼 유별나게 꼭 눈으로 확인 후 물건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교민들은 시장에 갈 필요조차 없이 모든 장을 배달로써 해결을 한다. 중국에서 오신 어떤 주재원 분은 호치민에서 마트에 가본 적이 손에 꼽힌다고 하셨다. 어떻게 장을 보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중국에서 처럼 그냥 한국 마트와 배달 앱으로 모든 장보기를 해결하신다고 하셨다. 고기는 한국 정육점, 해산물은 한국 해산물 카카오 앱, 야채도 한국 유기농 다랏 농산물 취급 카카오 단톡 방, 약은 한국 약국 단톡 방. 이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베트남 호치민에는 없는 단톡 방이 없다. 요술램프 같은 단톡 방들이 넘쳐난다. 지니가 나타나 모든 것을 배달해주는 베트남 최고의 배달 서비스 장보기. 배달사업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오토바이들이 날센돌이처럼 집 앞까지 배송해준다. 최고다. 요즘 인터넷 한국 업체가 무척 늘어났다. 한국 반조리 음식도 종류별로 가져다 놓고 판매한다.
영어나, 베트남어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한국 가게나 마트에서 일하는 베트남 직원들 한국어는 아주 유창한 편이다. 또 한국 사장님이 항상 상주해 있기 때문에 배송 사고( 장대 비가 쏟아져 오토바이가 물에 잠긴 도로를 못 빠져나오면, 그날은 배송 사고 나는 날)만 나지 않는다면, 소위 요즘 표현대로 손가락 하나로 모든 장을 볼 수 있다. 더운 땡볕 아래 땀 삐질 삐질 흘리며 오토바이 매연 한끝 들이켜 가며 굳지 장을 보러 다니지 않아도 된다.
단점은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다. 그러나 택시를 타고 장을 봐야 하고 그 무거운 것을 홀로 끙끙 거리며 싫어 나르는 것보단 현명한 주부 생활이라 말하고 싶다.
수요일 혹은 주말에 장을 본다면, 최상급 싱싱한 야채와 과일을 구입할 수 있다.
베트남에서 장을 볼 때 어느 마트를 불구하고 월요일 장을 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싱싱한 물량이 주말에 다 빠져나가고 거의 매대가 빈 상태로 월요일 장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물건을 월요일 새벽에 채우지를 않는다. 처음엔 멋 모르고 월요일 오전 마트를 갔다 어찌나 실망을 했는지. 감자를 사기 위해 그날은 마트를 3군데나 돌아야 했다. 결국은 한국 마트에서 비싼 돈을 주고 감자 2개를 구매했다. 희한하게 마트 한 곳에서 없으면, 다른 곳도 거의 없다. 특히 월요일이 제일 심하다. 구정 전 후도 마찬가지다. 연휴 때문에 컨테이너에서 물건을 풀지 않아 구정 2주 전부터 마트 물건들이 텅텅 비어지기 시작한다. 왜냐면 구정 2주 전부터 베트남 사람들의 본격적인 쇼핑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때부터 빠진 물건을 구정 끝나고 나서 서서히 채우기 시작한다. 2주에서 3주 동안 마트나 식당 혹은 매장 문을 닫고 고향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물건을 굳이 채우지 않는다.
화요일 보단 수요일 장을 보면 튼튼한 야채 과일 박스에서 매장 소쿠리로 옮겨 놓은 싱싱하고 큰 야채들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과일의 경우, 상처 하나 없이 영걸은 굵고 맛있는 사과와 수박을 살 수 있다. 그리고 다시금 토요일이 되면 최상의 물건들이 진열대를 꽉 채운다. 정말 최고의 상품들이다. 마트 순환을 알아내기까지 열심히 요일 별로 마트를 다니며 체크를 해 보았다. 한 동네 마트에 공급하는 업체가 비슷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트마다 납품하는 상품의 등급이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최고의 과일은 Nam An (남안)과 Anh Nam(안남 고메)에서 취급한다. 이곳은 과일을 고를 필요도 없다. 전부 다 싱싱하고 달콤하고 상큼하다. 하지만 가격은 5프로에서 10프로 정도 더 비싸다.
난 아직도 마트별로 돌아다니며 장을 본다. 습관이 되었고, 차를 장만한 이유와 목적 중 장보는 불편함이 너무 큰 이유 중 하나 이기도 했기 때문에, 현재 만족하며 장을 보러 다닌다. 노르웨이 자반고등어를 Big C(빅시)에서 발견했다. 물론 매의 눈으로 냉동고를 샅샅이 훑고 있던 도중 발견하고선 그 자리에서 10팩을 카트에 옮겨 담았다. 일본 AEON (이온)에서 운영하고 있는 citymart(시티 마트)에서 자반고등어를 조금 비싼 가격으로 사 먹고 있었는데 Big C(빅시) 냉동고에서 자반고등어를 발견한 순간 속으로 오! 예스!!! 예스!! 를 외쳤다. 또 반값이다. 한국에서는 뭐 고등어가 말이 많긴 하지만, 우리 집은 잘 먹는다. 경제가 발전하고 수입품이 많아지면서 먹거리가 점점 풍족해지고 있다. Big C(빅시) 역시 태국에서 인수한 뒤로, 상품의 품질이 최 상으로 뛰었다. 시골과 외진 곳에서는 아직 큰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한다지만, 시내와 외국인 거주가 많은 곳에서 Big C(빅시)의 인기는 식지 않는다. 로컬 현지 보단 살짝 비싸지만 다른 외국이나 한국 마트에 비해 다소 저렴한 편이다. 간단히 장을 보기 위해 굳이 메가마트(megamart)까지 갈 필요성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