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감을 믿고 자신이 주인이 되세요
네. 딱 부러 지게 말씀하셔야 합니다.
이전 저희 집에 일하러 온 젊은 친구 바지가 엉덩이 반을 보란 듯이 보여주더군요. 순가 제가 얼굴이 다 화끈거렸습니다. 심지어 보라색 망사 속옷을 빨아 빨랫대에 보란 듯이 널어놓더라구요. 아이도 어리고 메이드도 처음 접해 보는 상황이라 고민을 하다 주변 나이 드신 분께 여쭈어 보았지요. 그분이 그냥 내보내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집안일 도움이 절실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한 달 두 달 저희 집에서 일을 했습니다. 딱히 메이드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무릎 밑 기장 바지를 입고 오고 저희 집에서 손빨래, 속옷 빨래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저의 18K 링 귀걸이, 돌반지, 목걸이 18K 패턴이 전부 다 없어졌어요. 그냥 서랍 보석 주머니 안에 각각 넣어 두었는데, 주머니는 고스란히 그대로 두고 안에 보석만 싹 다 가져 갔더라구요. 그 사실을 확인하고 다음날 아침에 바로 내보냈습니다. 물론 저의 불찰이고 실수였습니다. 금고 안에 넣어 두었어야 했는데 아이가 태어난 이후 외모를 꾸미거나 치장을 할 시간도 없고 정신도 없다 보니 그냥 그대로 서랍에 내버려 두었던 겁니다.
메이드 행실을 보면 전반적인 성품을 알 수 있어요. 처음 메이드를 구할때는 알아보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 경험이 싸이면 사람보는 눈도 생기더라 구요. 마담 생활이 처음인 분들과 메이드 경력이 2년 3년된 친구들을 만나면 그 친구들이 처음온 마담을 한눈에 알아 봅니다. 눈치 작전이지요. 마담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고 일을 시작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많이 당하시는 건 사실이지만 조금만 요령을 터득하신다면 그들과도 충분히 신뢰를 쌓고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다 다릅니다.
특히 2군의 경우는 서비스 아파트에서 일을 하는 친구들은 많은 집안일을 꺼려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외국인이 고용하는 메이드, 한국인이 고용하는 메이드, 일본인이 고용하는 메이드 시세도 다 다릅니다. 하지만 한 번에 그 친구들이 부르는 가격에 오케이를 하신다면 아마 최초로 메이드 시세 가격을 올리는데 일조를 하셨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또 주변 친구 분들의 메이드 가격을 고지 곧대로 믿지는 마세요. 다들 그 가격 이외에 나름 메이드 분들에게 베푸는 것 또한 어마 어마 합니다. 이전에 우리 집에서 일하던 친구 말에 의하면, 빈* 에 사는 마담이 구두와 옷도 한벌 사주었다고 사진도 보여 주더라구요. 한국 마담들이 메이드에게 옷도 한벌 뽑아 준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마담이 한국에 자녀가 있고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이 었다고 합니다. 뭐 그분 입장에서는 젊은 친구가 일을 싹싹하니 정직하게 잘하니 고마운 마음을 그리 표현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분 나름의 규칙과 삶의 규정이 있으니 뭐라 할 수도 없지만 우리 한국 마담들도 일본 마담들처럼 규정을 만들어 함께 지키는 쪽으로 간다면 조금은 메이들에게 덜 휘둘리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네. 가불 이야기 가끔 하는 친구들 있습니다.
마담의 재량입니다. 한두 달 일한 친구가 가불 이야기를 한다면 저로써는 당연히 고려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2년 이상 일한 친구이고 마담과도 사이가 괜찮은 친구인데 사정이 생긴 경우는 가불을 해주었습니다. 이전 우리 집 메이드 중 한 명이 동나이에 땅을 사는데 얼마가 부족하다면서 가불 이야기를 했습니다. 빌려 주었고 2달에 걸쳐 돈을 갚았습니다. 2년을 더 일 했습니다. 동나이로 이사 가서 장사 한다고 떠났습니다. 그 친구와는 좋은 인연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가불을 해준 다음 다시 돌아오지 않는 메이드도 있었습니다. 특히 구정 연휴 지나고 영원히 돌아오지 않더군요. 그냥 씁쓸했습니다.
제 나름대로 쌓아본 메이드 가설의 잣대는 이러합니다. 복불 복입니다.
인연 따라오고 인연 따라 가는 것 같습니다.
갑작스럽게 친척 중 누군가가 돌아 가시는 경우도 참 많아요. 아이가 아픈 경우도 참 많구요.
메이들의 굴곡진 삶을 들여다보면 어쩔 땐 마음 어딘가 채워지지 않은 듯 허전합니다.
함께 2년 이상 일한 메이드가 가불을 부탁하거나 누가 돌아가시거나 했을 때 그냥 두 눈 딱 감고 두 번 다시 볼 수도 없고, 돈을 돌려받을 수도 없는 상황을 머릿속에 미리 다 그린 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 까지만 허용했습니다.
찝찝하시거나 가불 해주기 불편하신 분들은 그냥 안된다고 말씀하셔도 됩니다. 메이드 눈치까지 봐가며 돈을 빌려 줘야 하나. 안 빌려 주면 우리 집 일을 그만 둘려나 등 모든 잡다한 생각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친구들 나름 성격 깔끔합니다. 마담 돈 없다고 말을 직접적으로 하거나 안된다고 하면 다른 마담한테 가서 또 이야기를 합니다. 이 친구들 성격이 그래요. 안 그런 친구도 있지만, 대부분 그러합니다. 이 마담한테는 돈을 빌려도 되겠다 생각이 드는 마담에게 제일 먼저 물어봅니다.
종일 메이드의 경우는 월급이 꽤 나가는 편이라 마담 판단 하에 50프로 까지 해주시거나 적당한 선에서 해주셔도 되구요. 충분히 생각하신 다음 결정하시면 됩니다.
네. 맞습니다.
메이드뿐만 아니라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그러합니다. 베트남 문화 차이라 이 부분을 나쁘다, 잘못된 민족성이다 라고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한국 사람도 그렇지 않나요? 옆에서 친구가 항상 베푸는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는 항상 베푸는 친구로 인식하지 않나요? 그것과 비슷합니다. 이는 딱히 베트남 사람에게만 한정 지어 결론을 내리기에는 무리라 생각합니다.
한국 마담들이 안 입는 옷, 사용하지 않는 물건, 가전제품 등 넘치도록 제공한 덕분에 가끔 어떤 메이드는 필요 없다고 합니다. 다른 집 마담들이 너무 많이 줘서 집에 둘 곳이 없다고도 합니다. 이 친구들에게 그만큼 넘쳐나는 친절을 마담은 호의라 생각하고 한편으론 베푼다 생각했겠지만 어느 순간 이 모든 것이 당연한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베트남에도 고아원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전 가끔 그곳에 옷과 신발을 보내 기도 합니다. 차라리 그런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시설에 나누어 드리는 것도 고려해 보시면 어떨까요?
마담과 메이드의 관계의 무게입니다.
고마웠던 만큼 표시를 해주시면 됩니다. 우리가 무지 잘 사는 갑부는 아니 더라도 사실 메이드 친구들보다는 형편이 괜찮은 건 사실 이니깐요. 보너스 겸 월급의 50프로를 주셔도 되고, 75프로를 주셔도 됩니다.
언제 까지나 마담과 그 메이드와의 신용에 바탕을 두었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 헤어지는 순간까지 좋게 헤어지는 마담의 센스 필요하지 않을까요?
네. 쓰레기봉투뿐만 아니라 비상구 계단 소화기 보관함 안에도 물건 숨겨 놓습니다. 그리고 퇴근할 때 가지고 나갑니다.
제 이야기를 하나 더 해드릴까 합니다.
아이 침대를 새로 구입해서 들어오는 날이었습니다. 메이드와 아이를 함께 잠깐 방에 머물 게 했습니다. 지갑은 기저귀 가방 안에 두고 거실에 유모차 안에 두었지요. 침대 가격을 지불하려는데 지갑이 없어졌습니다. 순간 침대를 옮겨 주시는 임부들을 의심도 해보았지만 거실에 제가 쭉 있었기 때문에 불가능했습니다. 가방 안에서 기저귀를 가져가던 메이드가 생각이 났습니다.
임부들과 가구점 매니저에게 우선 지갑이 없어진 사실을 알렸고 그 가구점에서도 알아보겠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여자의 직감이라는 게 참으로 무섭습니다. 그날 메이드를 집에 보내고 아이와 함께 있었던 방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왜냐면 메이드가 나갈 때 저의 지갑을 들고나갈 수가 없었어요. 자기 스스로 자기 가방을 열어 보이며 저보고 확인을 하라고 하더라구요. 어찌나 당당하게 저한테 굳이 자기 옷 속 안까지 다 뒤집어 보여 주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검사를 다 했습니다. 비상계단과 쓰레기봉투까지요.
큰 책꽂이가 벽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습니다. 책꽂이 옆에 새로 사다 놓은 기저귀 뭉치를 한쪽 옆으로 옮긴 후 고개를 옆으로 살 짝 빼내어 어두운 곳을 한참 보았습니다. 중간 정도 즈음에 무언가 길쭉한 것이 벽과 책꽂이 사이에 걸려 있었습니다. 지갑이 장지갑이라 차마 바닥 밑으로 떨어 지지는 못하고 책꽂이와 벽 틈새 사이에 꼭 낑겨 있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책꽂이를 앞으로 밀고 지갑을 빼내었습니다. 소름이 끼쳤습니다. 지갑에 돈과 카드도 다 아직 그대로 있었습니다. 메이드도 순간 당황하여 그 방 안에서 지갑을 차마 가져 나올 수가 없었나 봅니다.
이유인즉 가구 메니져 사장님께서 경찰에 연락을 해주 셨거든요. 그리하여 초록색 경찰복을 입은 경찰 2분이 저희 집에 오셨다 가셨거든요. 그리고 임부들과 메니져 분께서 경찰서에 다녀오시고 그분들의 결백을 증명해 보여 주셨어요.
메이드가 순간 놀랬나 봅니다. 이 집 마담 지갑 하나 없어졌는데 경찰까지 들이 닥쳤으니깐요.
혹시 저처럼 경찰을 집에 불러 조사해보신 분이 또 계실까요? 비록 그 가구 매니저 덕분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가구 집 명성이 걸린 문제였으니깐요. 아주 확실히 자기들 직원들을 믿고 정직함을 믿고 있었습니다. 직원들을 철저히 관리를 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이전 생각도 나고 저도 나름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의 질문을 추려 올려 보았습니다. 지금 현재 단톡 방에 올라오는 질문들 중 아직도 이런 동일만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저의 경험을 토대로 저처럼 하지 않아도 될 경험 하지 마세요. 단단한 마음 가지시고 베트남 사람들과 좋은 인연 만나셨으면 합니다.
대문사진 출처 : Photo by nguyencanhtung on f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