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메이드 Q & A (#1-5)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인간관계입니다.

by Choi

1. 구정 보너스 무조건 줘야 하나요?


네. 줘야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베트남에 오래 계셨던 분들 또는 사리 분별이 분명하신 분들중 ‘메이드는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아니다. 굳이 구정 보너스를 주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99.9% 마담이 다 챙겨 줍니다. 특히 베트남에서 구정은 워낙 큰 의미가 있고 전통적인 연휴 기간 이기 때문에 일하는 친구들이 가끔 얄미운 행동을 하고 얌체 같은 구석이 있더라도 주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2. 상주 메이드 식사 어떻게 하나요?


상주 메이드는 대부분 월급에 식사비를 포함 합니다.


집 냉장고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기도 하지만, 어느 날 김치와 고추장이 푹푹 줄어드는 순간 후회합니다. 남편을 위해 저녁 상을 차리는데 김치가 꽁다리만 남아 있기도 합니다. 아이 반찬 장조림이 하루 만에 바닥이 보이기도 합니다. 저절로 뒷골이 당깁니다. 배고파 라면 한 봉지 끓여 먹고 싶은데 부엌 서랍장이 텅 비어 있습니다.


먹는 것 가지고 치사하다 생각이 드시나요? 경험해 보세요. 한국에서 30킬로 이상 짐 초과비용 물며 바리바리 억척같은 아줌마 힘으로 싸 들고 온 고추장과 김치가 갑자기 공중으로 분해되어 사라진 듯한 기분. 타지 생활에 금쪽같은 한국 김치가 어디론가 작별 인사도 없이 가버렸다면. 김치찌개 한번 끓여 먹을 때도 손 떨려 넉넉히 넣지 못하고 아끼던 김치가 눈 깜짝할 사이 없어진다면 진짜 우울합니다. 가끔 냉장고에 고이 모셔둔 홍삼 뚜껑을 열어 보는 순간 푹 파인 쪽 숟가락 흔적도 있습니다. 함께 마담이 먹는 반찬을 나누어 먹다 마음고생하시는 마담들 의외로 많습니다.


이런 일을 불편해 하는 마담도 있고 반면에 별로 신경 안쓰는 마담도 있습니다. 불편하시다면, 월급에 식사 비용을 첨부하거나, 한주 씩 식비를 따로 챙겨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장을 볼 때 일정 액수만큼 아주머니 식자재도 함께 장을 보고 개인용 밥솥과 냄비와 프라이 팬을 주시는 것 또한 방법입니다. 개별 식기를 준비해서 아주머니가 마음편히 챙겨 드실 수 있게 편의를 봐드리는 것도 좋아합니다. 상주하는 분들은 거의 가족 같은 관계라서 마음 상하지 않게 충분히 여유 있게 챙겨 주시고 집주인과 따로 작은 냉장고를 마련해 주셔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여유가 충분한 마담들은 상주 아주머니를 특별 대우해주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아이를 돌 봐준다는 상주 아주머니를 어머니처럼 모시더라고요. 아이폰 신형 핸드폰도 선물하시고, 기력이 떨어져 보이신다며 정관장 홍삼도 선물하시고, 비행기표도 장만해 주시더라고요. 그분들의 재력과 상주 아주머니의 헌신이 엄청난 콜라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럴 순 없으니 상황에 맞게 서로 존중 하고 생활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3. 메이드 오토바이 기름값과 주차비 줘야 하나요?


네. 대부분 월급에 포함시켜 드립니다.


마담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한집에 오토 바이 한대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오토바이 한 대를 거주하는 집 앞으로 등록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기름값 경우 참 애매합니다. 만약 우리 집 한집만 일해서 먼 곳에서(30분 이상 거리) 온다면 마담이 생각해서 조금 더 챙겨 줄 수도 있으나, 이 집 저 집 가까운 곳에서 일하며 이 마담, 저마 담한테 기름값을 다 받는 다면 한 번쯤은 생각해 보시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큰 액수는 아니지만 그렇게 계산적인 메이드들의 경우 마음이 너그러운 메이드들 보다 얄미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우리가 베트남에 산다는 이유 만으로 이 친구들의 문화와 생활 방식을 모두 다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친구들도 나름 정도 있고 순박한 면이 많이 있습니다. 가끔 마담이 저녁 준비로 김밥을 준비하다 김밥 한 줄이라도 주면 다음날 메이드가 과일 한봉 다리 사들고 ‘마담’ 부르며 집에 올 때도 있습니다.


4. 비** 메이드 업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도둑맞은 사람이 많아요. 돈이 100불 없어졌어요. CCTV를 손으로 가리고 돈을 빼 갔습니다. 한국 사장님께 도움을 청해도 아무 도움을 받지 못했어요.


네. 맞습니다. / 하지만 정직한 사장님도 계십니다.


같은 한국 교민 분이라고 무조건 믿고 이용하다 속상해 하는 분들 많이 보았습니다. 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났을 때 처리하는 과정과 결과는 우리가 살다 온 한국과는 전혀 다릅니다. 사실 경찰 분들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베트남 자국민 편입니다. 한국에서도 한국 사람끼리 다툼도 있고 나쁜일도 발생 합니다. 동일한 시각으로 보면 됩니다. 베트남 이라고 해서 그런것은 아닙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모든 한국 업체가 그렇다는 말이 아닙니다. 사장님들도 분명 노력하시겠지만 메이드를 관리하기에 메이드 숫자가 너무나 많거든요. 또 관리한다고 하시지만 이곳에서 메이드 일을 하는 친구들의 실 생활과 그 친구들 습관을 문제 삼아 다 해고 해버리면 안그래도 단합 잘하는 베트남 친구들 전 직원이 그 회사를 그만둘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다른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반면에 불미스러운 일에 신속하고 빠른 조치를 해주시는 한국 업체 사장님들도 계십니다.

저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Shark Market이라는 식품 배달 업체가 있습니다. 교통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배달 직원이 왼쪽 앞좌선 문쪽을 오토바이로 쫘 악 시원하게 긁었습니다. 사고 당시 직원은 제가 외국 여자 인걸 확인하고 줄 행낭을 쳤습니다. 그 직원은 뺑소니로 도망 갔지만 오렌지 배달 통에 검은색 큰 글씨로 정확히 ‘Shark Market’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그 한국 업체 사장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20 분동 안 차에 비상등을 깜박인 채 꼼짝 않고 경찰에 신고를 할지 말지 고민 중이었습니다. 카메라에 다 찍혔거든요. 베트남 경찰서에 신고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특히 외국인이 신고를 할 경우 절차가 매우 복잡합니다. 통역 직원도 필요하구요.


사실 한국 사장님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솔직한 저의 심정입니다.

그 친구가 저의 눈을 마주친 뒤 아무런 거리낌 없이 도망가는 순간 ‘그래. 베트남 자국민 하고 한번 붙어 싸워보자.’라는 무서운 깡다구가 솟구쳐 올라왔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께 전화를 했지요.


20분 동안 수많은 생각과 고민이 머릿속에 맴돌다 흘러갔습니다. 누가 창밖에 똑똑 노크를 합니다. 뺑소니로 도망간 직원이었습니다. 저에게 사과를 하더군요. 떠듬떠듬 잘 못하는 베트남어로 왜 도망갔냐고 물어보았더니 ‘무서워서’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아르바이트 배달 직원이 차 수리비용을 부담하기에 큰 돈일 수도 있습니다. 그 친구들 한 달 월급도 모자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정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만약 그 직원이 도망가지 않고 저에게 사과만 했더라도 아마 그냥 넘어 갔을 겁니다. 왜냐면 이곳은 베트남 이니까요.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서로 긁고 긁히는 관계는 허다한 일상입니다. 참고로 제 차는 요즘 거의 불쌍한 외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장님께 감동했습니다. 아직도 그 감사함이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이곳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네요. 거의 자포자기한 심정이었습니다. 이곳에 살면서 불신과 의심병을 만난 적도 있었습니다. 밖에 나가기가 무섭고 베트남 사람을 보는 것조차 힘이 들었으니까요. 사고 당시 격한 흥분이 올라와 눈물이 앞을 가렸었지만 전화통화 중이었던 직원은 차분하게 저를 응대해 주었습니다. 차 수리 비용을 Shark Market에 첨부 했더니 바로 돈을 입금해 주셨습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사장님은 베트남에서 드물게 정직하신 분이었습니다.


교민 인구가 십만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곳 한국 업체 사장님들의 차후 멋진 서비스와 직원 관리가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대문사진 출처: Photogrpher Tatsuto Shib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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