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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Apr 29. 2022

일을 잘한다는 것에 대하여

어떤 사람을 보고 일을 잘한다고 할 수 있을까?

최근에 이직을 위한 면접을 보던 중 이런 질문을 받았다.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당시에야 이런저런 미사여구로 둘러대며 가까스로 넘겼지만, 한 번쯤 단단하게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일 잘하는 사람'의 상에 내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일 잘하는 사람에 대해 몇 자 끄적여봤다.




1. Why에 대한 집착

실무 현장은 언제나 바쁘고 정신이 없다. 주어진 모든 일들을 꼼꼼하게 따져가며 처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대개 일이란 건 그렇게 진행되지 않는다. 물 밀듯이 밀려 들어오는 일들을 가까스로 쳐내기 바쁜 게 일상이다. 그러다 보니, 생각하려고 하기보다는 으레 해오던 방식에 갇혀서 일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하지만, 기어코 자신에게 들어온 일의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하려고 애쓰는 사람이 간혹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당연한 일이란 것은 없다. 대신, '이 일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다. 그리고, 그렇게 단단하게 다져둔 '이유와 목적'을 토대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린다.


Why를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소모적인 일들을 처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하지만, Why를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 필요한 일에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투여한다. 이유와 목적이 명확하니 일의 우선순위도 잘 정돈하고, 갑자기 끼어드는 일에 자신의 업무 템포를 놓치지도 않는다.


왜 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Self-motivation도 잘 된다.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주도적으로 진행한다.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될 것 같은 일을 한다. 당연히 성과도 더 잘 만들어내고, 설령 실패를 하더라도 배움이 크다. Why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일의 본질에 가까이 닿아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2. 실행력

일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결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원인이 있어야 만들어진다. 무엇이 됐든 원인이 있어야지만 결과가 따른다. 그리고, 그 인과관계 사이의 화학작용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실행력이다.


실행력이 좋은 사람은 더 많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자연계의 물리법칙이다. 일을 잘하기 위해선 일단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실행력은 일 잘하는 사람의 필수 요소다.


실행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면 대개는 '일을 잘 벌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정말 실행력이 좋은 사람은 '일을 잘 벌리고, 또 잘 끝내는 사람'이다. 발산하는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최종 결과물로 수렴해낼 수 있는 집요함과 집중력도 중요하다. 사실, 후자가 좀 더 실행력의 본질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끝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바로 실행력이 좋은 사람이다.


실행력이 좋기 위해선 문제 상황과 갈등 상황에 대한 수용력과 회복 탄력성이 좋아야 한다. 하나의 일이 결과물로 나오기까지는 수많은 문제 상황이 존재하고, 크고 작은 실패로 점철된다. 그런 문제와 갈등, 실패의 장면들에서 쉽게 포기하고 물러나는 사람은 실행력이 좋을 수 없다. 실행력의 유사어로는 용기와 끈기가 있다. 실패해도 계속 다시 시도하고, 더 나은 방식을 새롭게 도전해보고, 그렇게 결과에 닿는다. 그것이 실행력 좋은 사람의 태도다.



3. 겸손함

일에 대한 애착이 큰 사람일수록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워한다. 자신의 일에 대해 자긍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자신이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한 발판이고, 또 건강한 자존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에 열려있다.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좋은 결과물이 될 수 있도록 수정하는 데 불편감이 없다. 되려, 그 모든 과정을 통해 항상 배우려고 한다. 겸손한 사람의 배움에는 위아래가 없다. 그래서, 더 빠르게 성장한다. 모든 사람의 강점과 경험을 진심을 다해 배우면서 육각형 인재의 본이 되어간다.


겸손한 사람은 협업을 잘한다. 타인의 지식과 경험을 존중하고 배우려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소통을 하는 방식이 권위적이지 않다. 동등한 위치에서 타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더 좋은 결과물을 위해 자신의 생각을 꺾는 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때문에, 함께 할수록 시너지가 나는 사람이 된다.


겸손함은 신입 채용 자격요건에 반드시 들어가는 학습 능력, 협업 능력, 소통 능력의 핵심이다. 겸손한 사람은 일을 대하는 태도부터가 다르다. 겸손한 사람에게 일은 실력 있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자신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의 결과물은 언제나 우상향 할 수밖에 없다.



4. 결핍

'일을 잘하고 싶어서 심장이 터질 것 같다'라는 목마름으로 똘똘 뭉친 사람은 일을 잘한다. 이런 사람들을 보고 흔히 '열정적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는 '결핍되어있다'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아니, '결핍'이 '열정'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결핍이 있는 사람은 성과에 대한 욕구를 더 강하게 느낀다. 이는 일을 더 잘하도록 만드는 아주 강력한 동기가 된다. 동기가 강력하다 보니, 일을 잘할 수 있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더 많은 노력과 에너지를 기꺼이 쏟아부을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이렇게 적다 보니, 결핍은 다른 모든 요인들을 포괄하는 상위의 개념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풀고 싶은 문제가 뚜렷한 사람일수록 결핍을 더 선명하게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결핍은 ''과도 결을 같이 다. 반드시 풀고 싶은 문제를 풀어내는 것. 그것은 결국 '을 갖는 것'과 맥이 같다.


꿈이 있는가? 그 꿈을 이루고 싶은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가져야 하는 것들이 지금 나에게 없는가? 그렇다면 더 노력해야 한다. 꿈이 더 선명하고 간절할수록 일에 대한 집중력이 좋다. 그러니 꿈을 가져라. 그리고 결핍을 몸소 느껴라. 그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라. 그게 일 잘하는 사람의 태도다.


Boys, be ambitious!





일이란 게 상황과 목적에 따라서,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시야에 따라서 다른 접근을 가져야만 한다. 하여,  내용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일반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내 개인적인 성장과, 내가 겪고 있는 업무 환경에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욕망으로 비롯된 나의 신념일 뿐이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일과 사람을 경험하면서 이 신념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인정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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