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이 자라는 책"_있으려나 서점

by Jianna Kwon
<있으려나 서점>
요시타케 신스테 저
온다


서점에 다녀왔다. 남편 퇴근 시간에 맞춰 도착하여 같은 건물에 있는 음식점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서점에 가는 일은 아이들과 나에게 기다려지는 일이고 즐거움이다. 지난학기부터 아이들과 규칙을 정했는데, 수행평가나 단원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책을 한 권씩 사주는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려는 동기도 되고, 평가 결과를 알게 되었을 때 곧 선물 받을 책 생각에 아이들이 좋아하고, 나는 아이들이 신중하게 고른 책을 사줄 수 있어 좋다. 만화책 구입은 네 번에 한 번 꼴로 허용하는 규칙도 정해두었다. 평가를 잘 볼 때만 책을 사주는 건 아니어서, 가끔은 깜짝 선물로 책을 사주기도 한다. 방학 전에 평가 결과가 나왔고 책을 사러 가야했다. 서점에 가서 아이들이 책을 고르는 동안 나도 그동안 적어둔 위시북리스트를 꼼꼼히 살피며 책을 고르곤 한다. 우리에겐 참새의 방앗간 같은 서점 나들이.


아이들은 오늘 구입한 책 중 두 권을 집에 올 때까지 손에서 놓지 못했다. 주차를 하고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가슴에 꼭 안고 있었다. 안녕달의 새 그림책 <안녕>과 요시타케 신스케의 <있으려나 서점>이었다. 늦은 저녁 각자의 자리에서 책을 읽었다. 모두가 다른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있는 시간은 늘 그렇듯 평화로웠다. 한참 책을 읽고 있는데, 우리 꼬맹이가 와서 내 옆에 책을 탁 내려놓으며 말했다. “엄마! 이 책 꼭 읽어봐요. 엄마도 좋아할 거예요. 꼭 읽어야 해요, 꼭!” 30분쯤 지났을까. 여전히 나는 내가 읽고 있던 책을 읽고 있는데, 다시 꼬맹이가 다가왔다. 그러더니 또 다른 책을 탁 내려놓으며, “엄마! 이 두 권은 꼭 읽어야 해요. 정말 감동적이에요. 눈물이 날 것 같아요.” 그 후로도 10분마다 아이는 찾아와서 내가 그 책들을 읽고 있는지 슬쩍 확인하고 갔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이렇게 마음을 뺏기고 나에게 강력히 권하는지 궁금해서 읽고 있던 책을 서둘러 마저 읽고 책을 폈다. 첫 번째 책은 <안녕>이었고 두 번째 책은 <있으려나 서점>이었다.


내가 침대에 누워 자리를 잡고 <안녕>을 펼쳤더니 아이는 쪼로로 달려와 내 옆에 누워 같은 베개를 베고 누웠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내 마음을 물어보거나, “엄마, 전 이 부분에서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이 부분은 정말 슬프죠.”라고 말하거나, 표정만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 권의 책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마음을 섞고 나누어 가며 읽으니 행복했다. 같은 추억을 나눈 그 책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래토록 소중하게 잘 간직해야지. 다음은 <있으려나 서점>이었다. <이게 정말 사과일까?>라는 책으로 이미 너무나 유명한 요시타케 신스케의 그림책이다. 에세이코너에서 보고 구입했지만, 아이들이 봐도 괜찮은 재미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을 때에도 여전히 옆 자리에 바짝 누워있던 꼬맹이는 손가락으로 재미있는 부분을 짚으며 낄낄 거리더니, 어느새 잠이 들어버렸다. 피곤했구나, 우리 딸. 머리칼을 쓸어내려주고 다시 책을 읽었다.


원하는 종류의 책을 문의하면 서점 주인은 친절하게 관련된 서적을 권한다. 상상력이 충만한 책들이 펼쳐지는데, 보는 내내 정말 이 책의 상상이 현실에서 이루어졌으면 하고 바랬다.





「독서 보조 로봇」

: 독서를 격려해주고, 어두운 데서 읽으면 눈 나빠진다고 야단치고, 내 감상을 들어주는 귀여운 로봇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간절히 바래본다.


「카리스마 서점 직원 양성소의 하루」

: 서점 직원으로서의 고된 교육을 마치고 저녁 9시 자유시간이 되었을 때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며, 정말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서점 직원으로 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서점 직원이어야 한다.


「도서견」

: 조난자 곁에서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책을 읽어주는 도서견이라니! 이건 너무 감동적이잖아.


「서점 결혼식」

: 우리 딸들 결혼할 때 한 번 시도해볼까? 결혼식 때 결혼하는 두 사람의 독서 이력을 소개하는 일, 매우 흥미로운데?


「세계 일주 독서 여행」

: 세상에나! 우주선 탑승엔 관심도 없던 내 눈이 번쩍 뜨이는 신기한 캡슐! “어머, 저건 타야해!!!!”


「무덤 속 책장」

: 내 무덤의 비석은 꼭 저렇게 만들어보고 싶다. 읽다가 울컥했던 책장 이야기.


「수중 도서관」

: 이런 도서관이 실제 존재한다면, 물이 차오를 때마다 위 칸의 책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게 그 근처에 집을 짓고 살고 싶다. 아찔하도록 아름다고 비밀스러운 도서관.


「책이 네모난 이유」

: 결국 책이 네모난 이유는 ‘사랑’ 때문이었구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흑.


「책과 같은 존재」

: 책과 사람이 이렇게 닮은 존재였다니! 그래서 그렇게 책에 끌리는 건지 몰라.


「사랑스러운 도서관 3」

“ 언제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어떤 판단도 하지 않고 책 읽는 이을 위해 자신을 열어주고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가는 책들의 고운 마음, 고맙다.





이 책을 간절한 마음으로 내게 권했던 딸이 이런 말을 했었다. “엄마, 저는 이 책을 벌써 세 번이나 읽었어요.” 그 마음이 뭔지 알겠다. 엄마는 이 책을 열 번도 더 읽을 수 있겠다. 열 번도 더 읽고 싶다. 두고두고 책을 아끼는 마음으로 보관해둬야겠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이토록 예쁜 책을 여러분에게도 소개합니다.






마음이
조금 커질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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