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무엇일까
직업일까, 역할일까, 아니면 이름을 지워도 되는 상태일까.
그렇다면
엄마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아야 하는 걸까?
엄마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 걸까?
'나'는 왜 있을까?
우리 아이 옆에 왜 있는 걸까?
우리 아이는 왜 내 옆에 있는 걸까?
'나'는 어디에 있을까?
'엄마'의 모습과 '나'의 모습이 다른 걸까?
하고 싶은 것이 많다.
해주고 싶은 것도 많다.
가지고 싶은 것이 많다.
아이가 많은 것을 가졌으면 좋겠다.
내 바람이 투영되고 내 바람을 아이에게 실현시키고자 할 때,
과연 나는,
아이는,
바르게 커갈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을 때가 많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나의 이름 석자보다 우리 아이의 엄마로 불리는 날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지금 엄마의 삶도 살아가고 내 삶도 살아가고 있다.
벌려놓은 공부들을 줍기 바쁨 요즘에 '나'를 돌아볼 기회도 여유도 없지만.
내 인생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기에
'나'의 행동은 '나'의 신념을 베이스로 생각과 감정에 따라 움직인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인간이 되고 싶은가?
어떤 인간이 될 것 같은가?
혹은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
나의 욕심들은 창궐하고 세속에 찌들어가며 부패하는 과정들을 당연시하게 지켜보고 있다.
그것들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난 당연하다고 생각 들지 않는다.
비동의와 비공감하는 순간,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처럼 느끼게 해 준다.
모든 사람들도 자신의 뜻을 가지고 살아가며,
자신의 생각과 사고로 판단하여 행동한다.
과연 모두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엄마'이기전에 '나'로,
'나'가 속한 사회를 살펴보면 자연스레 '엄마'의 깊이도 깊어지는 것 같다.
'엄마'로서, '나'로서,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서
우리 아이에게 물려줄 것은 무엇일까?
"세상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썩어있단다.
사람은 너에게 할 수 있다고 소리치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면 보이지 않는 벽부터 가늠해야 할 거란다.
자유를 꿈꾸라고 하지만, 자유롭게 사는 어른들은 없단다.
넓은 마음으로 넓게 살아가라고 하지만, 사회가 주는 기회는 넓지 않단다."라고
팩트를 이야기해 줘야 할까?
아니, 아직 동심이라는 게 있잖아.
"딛고 있는 너의 자리에서 네가 씨앗을 뿌려 뿌리가 자랄 때까지 세상은 널 기다려주지 않아.
그러니 어서 뛰어. 달려, 너만이 가지고 있는 뿌리를 잘라내더라도 넌 달려야 해. 꼭 그래야 해.
그래야 살아남아. 그렇게 해야 빌어먹을 사회에서 승리자가 될 수 있고 어느 정도 벌어먹고살 수 있어."
만약에,
자신만의 뿌리를 내린다면?
루저인가? 열등한 존재인가?
사람들이 지나간다. 빠르게.
달려가다가 넘어지는 사람도 있고 지쳐 우는 사람도 있고, 죽는 사람도 있다.
물론 가만히 뿌리를 내린다고 그런 일이 안 생기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쉬지 않는다. 쉴 틈이 없다. 바쁘다. 바쁘게 일을 하고 바쁘게 공부를 하고 게임도 바쁘게 한다.
책도 빠르게 읽으려 한다. 여행도 빠르게 한다.
일도 쉼도. 여행도 일의 일부가 돼버린 걸지도.
이것을 지켜보는 너는 어때 보이니,
외롭니? 고단하니? 쓸쓸하니?
빠르게 살아도 느리게 살아도
외롭고 고단한 건 마찬가지란다.
너만큼은 여유 있는 삶을 살면서
뿌리를 내린다면,
작은 한 그루가 큰 나무로 성장한다면,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너에게 쉼을 요청하러 가지 않을까?
어른들도 각자 자신의 뿌리가 있었고
어린 나무일 때가 있었지.
자신이 나무인지도 모르고
자신의 줄기를 갉아먹고 사회는 베기 바빴지.
혹독하고 빠르게 가지를 잘라내야만 예쁘고 멋진 나무처럼 보일 테니.
그런데 뿌리 없이 키운 나무라면,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종이 같은 나무더라도 같은 곳에서 자라더라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나무는 없단다.
하늘 아래 같은 사람도 없단다.
닮고 싶을 수 있지만 같아질 수는 없지.
같아지려고 하는 순간, 비교가 시작되고
비슷해지려 하는 순간, 절망부터 겪게 된단다.
그러니
너만의 뿌리를 내리렴 아들아,
그러면 나는 어떤 나무여야 할까,
나는 어떤 엄마여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