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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채 Jan 19. 2024

회사에서 말하지 않는다. 묵언수행중 이혼녀

이혼하고나면 참 많은 

걱정거리가 생겨요

어떤걱정을 할거 같아요?




크게는 돈걱정, 집걱정, 아이걱정 뭐 이런것도 있고요

작지만 스트레스받는것 중 하나는

회사에 내 이혼을 말해야되나 말아야 되나예요


아~ 참

이야기 안하고 싶은데 안하기엔 애매한 

그런부분이더라고요



결혼식은 떠들썩 하게 사람들을 다 모아서

성대하게 해치우고


이혼은 구석에서 쭈구리가 되어

눈물바람 쏟으며 도둑이혼(?) 해버리니

사실 동료들은 알턱이 없죠


아무렇지 않게 (구)배우자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요

나도 모르게 흠칫하게 되는거죠



처음에는 누군가가 물어볼때

회사다닌다

가사일은 잘 안도와준다

이런식으로 소극적으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아줌마의 대화가

남편이야기가 많거든요

아이이야기랑요

그러다보니 이게 티를 안내고 싶어도 안낼수가 없죠


대체 저여자는 왜 남편이야기를 안하지?

별거하나? 사이가 안좋나? 이혼했나?

하는 흐름으로 가는거예요


뭐 그러다가 저는 직장에 오픈을 해서

이제 아실만한 분은 아시고

제가 모르는 곳에서

쏙닥쏙닥 이야기를 한건지



나 사실 니 일 알고있다? 

하는 눈빛을 보내시는 분도 있어요

일부는 알고

일부는 모르는



그런데 그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게되는 순간에는

알고있는 눈빛을 보내는사람과

몰라서 엥? 하고있는 사람이 공존해요


아 참 거기다가

저 사실 이혼했는데요?! 

라는 폭탄을 떨어뜨리는게 

이거 고심되는 일이더라고요


순간 "아...."하게 될거같아서요

저에 대해 잘 모르시는분은 깜짝 놀랄수도 있고요


아 참, 뭐 이혼할수 있지 잘했네

라고 이야기해주면 저도 가볍게 헤헤거리는데요


아.... 힘들었겠네

이혼은 왜한거야? 라고 하는순간은

조금 그래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묵언수행을 하게되었어요

다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맞장구치는 정도?

"아 그죠? 맞아요 그렇죠 그렇죠"



사실 여초직장에서 일하면 

일이야기말고 스몰토크는 아이이야기, 남편이야기, 

부모님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인데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나도 모르게 타인을 비난(?)하게 되는 흐름으로 

가기도 하거든요


사실 공공의 적이 생기면

그 모임은 똘똘 뭉칠수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냥 말을 안하는것으로 포지션을 잡아버렸어요



좋은점이 있어요

이사람은 원래 말이 많이 없구나 생각하는 점

타인을 비난하는 행동에 동참하지 않아도 되는 점

정치나 종교썰에 휩쓸리지 않는점


당장 생각나는것은 이정도인데 

사실 이것보다 많겠죠


누구에게 말을 잘 안하는것도 아니까

그냥 답답하면 말하고싶어하는 분들도 생기고요.


예전에는 인싸(인사이더, 이것도 낡은 단어인가요?)로

회사의 중심에 있고싶었는데

요즘은 자발적 아싸(아웃사이더)로 

조용하게 살아갑니다.



내일, 내가정에 집중하면서요


이것도 꽤 즐겁더라고요

내일, 내 가정에 집중하니

에너지도 응축이 되고요.


성향차이일수도 이겠죠?

외부활동에서 에너지를 얻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어떠세요? 인싸로 살고계시나요? 아니면 아싸로 살고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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