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그리다
공원을 산책한다는건 사랑한다는것
상대의 보폭에 내 발을맞춰주고
온전히 상대의 말에 귀기울이고
도시의 소음도 타인의 말들도 모두 밀어내고
이 순간의 풍경과
감정을 온전히 공유하는것
산책이 끝난 후 신발에 묻은 흙을 털어내야하는 불편함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것
-2020.1.24.동네 공원을 산책하며-
집근처에 있는 작은 공원을 산책하며
마음 먹고 가는 크고 유명한 공원이 아니라
맨얼굴로 운동화 신고 나와 걸을 수 있는 작은 공원을 산책하며, 이런 곳을 함께 걷는다는건 사랑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그냥 나온 꾸밈없는 모습으로,
또 당신의 차가 몇천cc인지는 알필요도 없이, 단지 날때부터 주어진 두 다리에 집중해 걷는다는 것은
특별할 거 없는 하루의 한 조각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당신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이리.
맛있는 음식이나, 시선을 둘만한 볼거리가 없어도,
말없이 흐르는 정적이 어색하지 않다는 것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이리.
주변에 요양원이 있는지 마흔은 족히 넘은 남자가
백발 노인이 탄 휠체어를 밀며 일곱살 아이처럼 재잘댄다.
“엄마, 내일이 설날이야. 엄마 나 세뱃돈 얼마 줄거야?”
남자는 늙은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