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사비맛 찹쌀떡 Jul 22. 2022

바다에서도 무해하게. 시타 수분크림을 선택한 이유.

지속가능한 관광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장마 기간. 제주도의 장마는 비가 쏟아내리는 기간이라기보다, 습하고 꿉꿉한 날이 이어지는 시기이다.

2주 이상 덥고 습한 날이 이어지다, 딱 하루 화창하게 갠 날이 있었다. 게다가 주말!

이 날만 기다렸다면서 바로 준비해서 바닷가로 나갔다. 역시 제주는 바다지.


인기 많고 유명한 해수욕장이 아닌, 제주 남동쪽의 작고 조용한 동네의 바다를 찾았다.

물이 얕아 바닥이 투명하게 보이던 곳. 파란 하늘과 초록 초록한 오름을 배경으로, 투명한 에메랄드색을 머금던 바다를 보니, 아 여기가 제주도구나. 실감 났다.



바다에 도착하고 나선 매우 바빠졌다.


사진도 찍어야 하고, 선크림도 바르고, 워터슈즈로 갈아 신고. 빨리 바다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행동이 급해졌다.


유난히 바다생물이 많았던 이곳. 아이들은 모래에서, 바위틈에서 게를 찾아 쫓아다녔고 어른들은 투명한 물 안으로 훤히 보이던 물고기를 따라다녔다. 나도 가져온 스노클링 고글을 얼른 머리에 쓰고 바닷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작은 피라미부터 니모같이 생긴 물고기, 옥돔, 이름은 모르지만 조금 더 큰 물고기까지 눈앞에서 펼쳐지는 물속 생태계의 모습에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잠시 물에서 몸을 빼니 뜨거운 해가 느껴졌다. 한창 더운 2시가 되니, 다시 한번 선크림이라도 바르자고 해변으로 나왔다. 바다에서 놀면 바닷물의 소금기에 몸의 수분이 다 빼앗기니, 수분크림도 덧바르고 물도 마셔주어야 한다. (혹시 이번 휴가로 물놀이 갈 계획이라면 수분보충 잊지 말기!) 작년 바다에서 일주일간의 휴가를 보내면서 깨달았던 것. 깊이 생각하지 않고 선크림만 발랐더니, 바다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피부가 땅겨 불편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꼭 수분크림을 잊지 말자고 챙겼다.


사실 선크림을 덕지덕지 몸에 바르고, 바닷속 생물까지 보일 정도로 투명한 바닷물에 들어가는 것도 미안한 마음이었다. 선크림으로 바닷속 산호초를 죽이고 백화현상의 원인이 된다는 기사도 보도되었다.


선크림 성분이 뭔지 모르지만, 보통 얼굴이 아닌 몸에 바르는 선크림은 대용량으로 구매하고, 또 대용량이다 보니 아무래도 저렴하게 대충 쓸 수 있는 제품을 사게 되니까 성분이 뛰어나게 좋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을 수도 없고.


바다를 위한, 바다라는 자연을 우리의 즐거움에 잠시 사용하기에 죄책감 없는 제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스치듯 생각했었다. 관광과 여행으로 자연을 찾는 우리가, 오랫동안 지속 가능하게 관광을 할 수 있으려면 책임감 있는 여행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 때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guilty-free 화장품을 미친 듯이 알아본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메이저급 화장품 회사 제품은 guilty-free 마크가 붙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크게 실망한 기억이 있다. 구매 자체가 어렵다 보니 가치소비에 대한 마음은 있어도 실제 제품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최근 점점 비건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반가운 것은 국내 브랜드에서도 순한 비건 제품을 많이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번 바다 여행을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 만들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 바다에 들어가도 무해한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 시타 수분크림을 가져왔다. 비건 제품일뿐더러 시어버터를 사용하지 않고, 물놀이를 하면서 사용해도 될 정도로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바다에게도, 나에게도 무해하다고 판단했다. 바닷속 염분에 내 몸속 수분을 다 빼앗기고 하루 종일 자외선에 노출 되었지만, 자연에게도 순한 성분은 내 얼굴도 촉촉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렇게 무자극 성분은 물놀이 내내 수시로 덧발라도 트러블이 올라오지 않게 해주었다. 자극 성분이 없다는 의미는 반갑지 않은 여드름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결국 자연과 우리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도대체 어떤 성분일까, 물에 들어가는데 바닷물과 바다생물에 해가 되진 않을까, 걱정이 앞섰던 선크림에 비해, 시타 수분크림을 바를 땐 죄책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포장지만 보면 화장품계의 애플인가 싶다. 간소화한 애플의 포장을 처음 봤을 때 굉장한 충격이었는데.


결국엔 다 쓰레기가 될 불필요한 포장을 없애는데 더하여, 제품 용기 자체도 플라스틱 분해로 퇴비가 된다고 한다. 이전 글 ‘소비자의 감춰진 책임’이라는 글에서도 주장했지만, 넘쳐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몫을 소비자에게 넘기는 경우가 워낙 많아 개인적으로도 지쳐있는 상태였다. 시타 수분크림은 제품의 성분에서부터 폐기까지 책임진다는 인상을 주었다. 시타 플라스틱은 찾아보니 세계 최초로 생분해 시설을 설립했다고 하니, 그동안 수 없이 봐왔던 생분해 비닐봉지, 생분해 빨대처럼 말로만 분해하는 곳은 아니라는 신뢰가 생겼다.


시타 수분크림을 선택한 이유


잠시 수분을 보충하고 다시 바다로 들어간 오후. 사람은 더욱 많아졌고, 바닷속 한 켠을 차지하며 각자 서핑, 패들보트, 투명카약,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바다라는 자연의 한 부분을 이용하는 우리들. 입장료 없이 우리에게 순수히 그 일부를 내어주는 자연에게, 여행자로서, 관광객으로서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다시 생각해보았다.


산을 좋아하고 바다를 좋아하는 우리에게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은, 자연에 무해한 것을 찾으려는 태도 아닐까?


이번 바다 여행에서 나는 시타 수분크림 하나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죄책감을 덜고 즐길 수 있었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제품들, 선크림에서부터 수영복, 튜브를 비롯하여, 등산 스틱이던지, 자연에서 쉬면서 먹고 마시는 음식의 포장재들까지 바닷물과 산 바닥에 닿는 물건들이 자연에 무해하면 얼마나 좋을까. 자연을 즐기다 온 우리는 회복되어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데, 우리를 반겨주었던 자연을 그동안 너무 외면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속 가능한 관광이란, 관광객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여행을 떠나서 이용하는 제품들이 산과 바다에 흔적을 남기지 않아야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선 자연에 무해한, 지구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제품들을 만들어 제공하는 기업과 산업체가 더 많아져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제품들이 더 많은 나라에 알려지길 응원한다.



사진 출처 David Henrichs on Unsplash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