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바라나시, 붉은 아침의 열기 속에서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은 윤회를 믿기에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다. 현생의 계급에 충실히 수행해야 다음의 윤회에서 좋은 계급으로 태어나거나 윤회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다고 굳게 믿어 현재의 삶에 불평 없이 살아간다.
그들에게 갠지스 강은 신의 강이고 어머니의 강이다. 현생의 육신은 다음 생을 위해 떠나야 할 영혼이 미련을 갖게 하는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여겨 사망 24시간 내 화장한다. 화장한 육신의 재를 강가에 뿌리면 윤회를 벗어나 하늘나라로 가게 된다고 믿기 때문에 재를 갠지스 강에 뿌리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이방인의 눈으로 보는 갠지스 강은 만병의 원인이자 온갖 것을 다하는 슈퍼 만능 강이었다. 시체를 태운 재를 뿌리고 수장시킨 시체가 떠오르기도 하는 강에서 자신의 몸을 씻고, 물을 마시고 똥오줌을 싸고 빨래도 한다. 심지어 이 물로 요리까지 하는 만능 강은 신성한 물이라 스스로 정화 작용을 한다고 굳게 믿는 인도인의 생각이 놀랍다.
바라나시의 새벽은 생각보다 격렬했다. 갠지스 강의 일출을 보기 위해 어둠이 채 걷히기 전, 나는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그 순간부터 이미 강가까지의 길은 쉬운 여정이 아니었다. 구석구석마다 열렬한 호객행위가 나를 둘러쌌다. 보트를 타라, 내가 더 싸다, 더 멀리 간다—끝없는 목소리들 사이에서 결국 하나의 배와 소원초를 흥정하고 나서야 간신히 배에 오를 수 있었다.
강물 위는 이미 인파로 가득했다. 배 위, 강둑, 가트 위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 그들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종교를 넘어선 광신처럼, 일출을 향해 절박하게 몰입하고 있었다.
울부짖는 듯한 노랫소리, 끊임없이 이어지는 기도와 노래, 그리고 점점 붉어지는 수평선. 그 장면은 일종의 열광, 아니 광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햇빛이 강물 위에 닿는 순간, 세상은 잠시 멈춘 듯했고, 동시에 모든 감정이 폭발하는 듯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사람들이 용서받고 싶은 죄는 무엇일까. 어디에서, 무엇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걸까. 대체 무엇을 그토록 바라고, 어떤 소원을 품었기에, 이토록 치열하게 하루의 시작을 맞이하는 걸까.
바라나시의 새벽은 그렇게 붉고 뜨겁게, 그리고 조용히 우리 안의 고백을 씻어내고 있었다.
강물은 아무 말 없이 흘러갔지만, 그 흐름 속엔 분명 수천의 회한과 수만의 기도가 함께 섞여 있었을 것이다. 누구나 마음속에 죄 하나쯤은 품고 살아가고 누구나, 그 죄를 털어내고 싶은 새벽이 있는 것이다.
나도 조심스레 갠지스 강에 손끝을 담가 본다. 모든 죄를 씻어낸다는 이 강물 앞에서, 나 또한 극락행 티켓을 손에 쥘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