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넘어 고작 그림일기 씁니다
내가 대학교 1학년 2학기 때,
미학 교양 수업을 회화과와 같이 수업을 들었다
첫 미학 시간에 눈에 띄는 회화과 여학생이 있었다
대학교 생활이 시시하고 재미없던 나는,
그녀를 꼬시겠다는 목적이 이끄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아무튼 조금씩 그녀와 친해지며 그녀의 고향은 점촌이며
대구 친척 집에서 하숙을 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고,
나는 그녀의 친척 집이 우리 집에서 가깝다는 핑계로
등교도 같이 하고, 하교도 같이하고, 밥도 같이 먹고,...
그렇게 그녀와 결실을 맺어 갈 때쯤,
1학년 교양 수업은 끝이 났고 나는 군대에 끌려가야 했다
아쉽게 우리의 관계는 더 이어가지 못하고 흐지부지 해졌다
내가 복학하는 날 그녀는 졸업 전시를 하고 있었고,
나를 보고 연한 미소를 보여줬다
어느 해인가 지겨운 귀경길에서
점촌에 살았던 회화과 여학생 이야기를
점촌을 지나는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지겨워서, 심심해서, 아무 생각 없이, 바보같이, 재미나게,
최 여사에게 해준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매년 설과 추석 명절을 지내고
대구에서 용인 집으로 올라가는 귀경길에 점촌을 지날 때면
30년도 더 넘은 점촌에 살았던 그녀는 최 여사로 인해 매년 두 번 소환되었다
이번 설날도 최 여사는 그녀를 다시 살려냈다
나는 속으로
"다른 길을 찾아봐야겠어, ㅠㅠ
네비는 왜 꼭 이 길로 가라고 하지?... 씨
이렇게 올해 설날도 힘들게 끝이 났다
<점촌으로 지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