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오늘 수영장 가면 안 돼? ” 퇴근 무렵 딸아이에게 문자가 왔다. 여름 시즌에 개장한 집 근처 물놀이장이 생겼다. 심지어 야간개장까지 해서 9시 반까지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주말마다 갔더니 이제는 평일에도 가자고 한다. 아차.. 생각해 보니 나에게는 평일인데 아이들에게는 방학이네? 마침 새벽부터 달리기를 오랜만에 열심히 했던 터라 피곤했는데. “음.. 집에 가서 이야기하자”
집에 도착했더니 “아빠 나 밥 다 먹었어~ 수영장 가자~“ 딸아이의 말에 ”숙제했어?“라며 답을 하고 말았다.
아이의 행복을 담보로 공부만을 강요하는 보통 부모가 되어가 고 있던 게 마음에 걸렸었는데. 행복한 인생을 위해 지금의 행복은 잠시 넣어두고 인내와 노력을 강요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강요가 인생에서 행복을 보장하는 것일까?라는 물음에 마음이 뜨끔했지만. ”우선 아빠 밥 먹을 동안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하고 있어~“ 그렇게 밥을 먹고 짐을 꾸렸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 참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복하고 싶을 때 행복을 선택하는 것도 가르쳐 주고 싶었다. 우린 그렇게 수영장으로 떠났다.
생각보다 시원한 날씨가 너무 상쾌했다.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는 사람들이 즐비했다. 책상에 앉아 미래를 위해 수학 문제를 푸는 것보다 뜨거운 태양이 힘을 빼고 저 멀리 산봉우리에 머리를 뉘여갈 때 볼 수 있는 주황색과 빨간색의 그러데이션 하늘을 느끼게 해줄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물놀이장을 가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지 딸아이는 모를 것이다. 나만 생각했던 고민거리가 이제는 너희들의 행복한 삶까지 넓어진 것을 알기는 어렵겠지만 그저 신나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더 행복했다.
행복과 성장이라는 열매는 즐거움만을 취해서는 얻을 수 없다. 고통을 맛보고 힘들고 지겨운 고난의 시간을 거쳐야만 맛볼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그 절제 속에서 즐기고 누려야 할 때를 찾아 마음껏 행복을 취하는 것에 대한 것도 필요하다. 오늘은 왠지 행복을 선택해야만 하는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너무도 신나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덕분에 그간 절제해오던 나의 삶에도 행복을 누리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