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구성원의 성장과 발전

by 고카


회사에서 담당 소통 행사를 했다. 소통 행사라 하면 분기 또는 반기마다 조직의 구성원을 큰 홀에 모아두고 이벤트로 시작해서 분위기를 띄우고 세미나 또는 외부 강연으로 바깥 이야기도 들려주고 포상을 통해 으쌰으쌰를 해준 다음 실적 공유를 통해서 당근 이후에 채찍질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장의 마무리 멘트로 행사가 끝난다. 요즘엔 회사들도 문화가 많이 바뀌어 정형화되고 재미없는 행사보다는 어떻게 하면 다들 즐겁게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다.

각 회사/조직에서 내거는 슬로건의 단어에는 그 조직의 결함이 나타나 있다. “소통하자!”라고 하면 소통을 못하는 조직이고, “혁신하자”라고 하면 혁신을 못하는 조직이다. 그래서 ‘구성원의 성장과 발전‘이라는 주제로 실시된 소통 행사는 구성원이 성장과 발전이 정체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참고로 회사에서 말하는 소통은 사전적인 소통의 의미와는 다르다. 특히 한국의 전통적인 조직문화에서는 상사의 일방적인 메시지를 잘 받아서 맞춰주는 게 올바른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


행사의 주제에 맞게 어떻게 조직에서 성장을 해갈 수 있는지 각 팀장들의 커리어 성장과정을 이야기했다. ‘조직 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우리의 인생에서 조직생활. 즉, 회사 생활이 차지하는 부분이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보다도 많기 때문에 그 단서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을 그 회사라는 굴레 안에 갇혀서만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훌륭한 커리어로 팀장이 되어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과정의 뒤를 쫓아가는 사람들, 그런 것에는 관심 없는 사람들이 모인 소통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어디에 속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회사에 충성을 내부에서 더 놓은 곳으로 올라갈 것인가? 이 회사를 발판 삼아 다른 곳으로 점프할 것인가? 아니면 회사일은 회사일이고 나만의 재테크 투자와 세컨드 라이프를 그려가며 인생의 다른 장막을 펼칠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우리네 삶은 수많은 변수에 노출되어 있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을 향해 가지만 무수한 방해를 받기도 하고 내가 가고 싶지 않았지만 그 길을 향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 구불구불 길을 가다 보면 경로를 이탈한듯하지만 그래도 그 걸음을 이어나가다 보면 내가 생각했던 목적지에 도달해 있다. 지금은 그 목적지를 어디로 정해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내가 즐겁고 행복한 그게 무엇일까?”를 생각해야 한다. 나는 누구일까? 그 원초적인 물음을 계속함으로써 그 해답의 선명도를 높여가야 한다. 정답을 찾아가는 쉽지 않은 여정을 보면 인간들은 각자 고행의 길을 가며 수행을 하는 수도승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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