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 여겼던 나의 몸과 건강이 점점 나이가 들면서 내 것이 아니게 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하고 필요해의해서는 시술과 약의 도움을 받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내가 그동안에 당연하게 여겼던 나의 건강한 신체가 점점 노화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수래공수거‘라는 말처럼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의 순리임을 알아차리지만 그래도 그것을 인정하기 싫었다. 당연히 내 것이라 여기던 것을 빼앗길 때의 감정은 마치 사랑하던 연인을 남에게 빼앗긴듯한 기분과 비슷했다.
영화 은교에서 천재적 작가지만 노인이었던 이적요(박해일), 그리고 하늘에 떠있는 별에 대해서 시적인 의미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젊은 제자 서지우(김무열) 그리고 은교(김고은). 은교에 대한 원초적인 본능으로 집착을 하는 노인의 모습을 그리는 영화의 이야기가 이해가 되었다.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과 재물일지라 하더라도 젊음을 이길 수는 없었다. 영화 은교에서 그려진 그 상황들의 묘사가 건강을 두고 마음을 졸이는 내 모습과 비슷했다.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이 나를 떠나갈 때 혹은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마주하게 되는 허탈하고 허전한 그 감정은 우리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도 한다. 내가 가지고 있지만 본디 이것은 내 것이 아니고 다시없는 상태로 돌아간다는 무상, 무아, 윤회를 강조하는 불교 사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내가 40이 넘어서야 비로소 느끼게 되는 이런 감정과 생각들을 성인들은 이미 느끼고 고민하고 그를 통해 삶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 올바른 가르침을 제시해 주었다. 소유와 집착으로 내 삶을 스스로 고통스럽게 하고 있었구나.
우주의 무한한 시간 속에서 지구의 생애 속에 내가 태어나 죽기까지 지낸 시간은 눈 깜짝할 새도 되지 않는다. 그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가진 게 더 많아질수록 쥐고 있는 주먹은 더 꽉 쥐고 놓지 않으려고 애를쓰고 있는데 눈깜짝할새보다 짦은 그 시간에 즐거움보다 내 스스로의 삶을 더 옥죄고 지치게만 하고 있다니. 이젠 내것이 아닌것에 대해서는 과감히 욕심을 내려 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