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50분 눈이 한번 떠졌다 졸음을 참지 못하고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 다섯시 반 눈이 떠졌다. 일어날까 말까 고민을 수십 번 했는데도 그 시간 동안 해가 뜨지 않았다. 구름에 가린 해 덕분에 고민을 일찍 정리하고 일어나 마당으로 나섰다. 차에서 신발을 꺼내어 갈아 신고 무작정 면사무소로 향했다. 경험에 비추어 보면 약 2~3킬로 정도의 거리일 것이고 15~20분 남짓한 거리일 텐데 일단 달려가면서 승원이에게 문자를 보내보자. 그렇게 면사무소에 거의 다다랐을 때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승원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일어났냐?”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의외로 답변이 바로 왔다. “무슨 일이냐?”
일어난 것을 확인하고서 면사무소 앞에 편의점에서 음료 하나 마시자며 달려갔다. 그런데 의외로 친구 녀석이 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자연스레 우리는 논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며 그간의 안부를 물으며 달렸다. 우리는 그렇게 학창 시절처럼 오랜만에 봐도 어제 봐왔던 것처럼 서로 농담을 던지며 논길을 달렸다.
저 멀리 펼쳐진 농지를 보면서 달리고 있는데 논 위에 떠다니는 드론을 보았다. 새벽 일찍부터 이 논과 저 논을 오가며 농약을 주는 드론을 보니 너무 신기했다. 승원이는 저 드론은 얼마고 몇 킬로 하중까지 들 수 있고 줄줄줄 드론에 대한 정보를 읊어댔다. 시골의 농업기술이 엄청 발전하고 있었지만 반대로 고령화에 인구도 계속 줄고 있어서 그 빈자리를 채워주는 테크놀로지가 외려 더 공허함을 자아내는듯했다. 그래도 오랜만에 느끼는 시골의 한적함과 평온함이 그간에 지친 나의 마음에 여유를 더해 주었다. 내가 목표한 거리보다 두 배를 달리고 나서 면사무소 앞 편의점에 도착해서 음료수 한 잔을 하고 각자의 볼일을 보러 헤어졌다. 그 짧은 시간에 우리는 그간의 공백을 다 채우고도 서로의 마음에 위안을 다 삼았다.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와 달린 논길이 매번 뛰던 트랙보다도 더 편한 러닝 코스가 되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