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생각보다 밀려오는 물의 속도가 빨랐고 파도도 세찼다. 해변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이 혹여나 파도에 쓸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보았던 밀물의 파워를 내 몸을 담그고 나서야 느끼고서야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을 계속 지켜보다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아이들은 내가 마음 졸이고 있는 걸 모르는지 그저 신이나 파도에 몸을 던지고 물고기를 쫓으며 놀고 있었다. 그렇게 만조에 가까운 시간이 되어 물놀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갔다. 원하는 물때가 아니어서 조개를 잡지 못해 아쉬웠다. 바다 시간에 우리가 맞추기는 어려워 그저 그 시간에 주어진 물때에 우리가 맞추어 놀았다. 저녁을 먹고 썰물 때가 되어 다시 바다로 나왔다. 바다의 물때에 익숙해 보이는 사람들은 이미 채비를 갖추어 바다로 향하고 있었다. 호미와 삽 그리고 랜턴을 들고 해변가에서 몸을 기울여 모래를 파고 있었다. 다양한 식물들이 살고 있는 자연은 오랜만에 놀러 온 우리에게 다시 다양한 즐거움을 내어주고 있었다. 큰 조개는 아니지만 엄지손톱만 한 조개들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모래를 파서 모으더니 어느새 아름다운 색의 조개들이 모여 있었다. 한 끼를 배부를게 채울 커다랗고 양이 많아서 풍요로움에서 얻어지는 즐거움이 아닌 작은 것임에도 그 상황이 주는 아기자기하고 조촐한 재미가 오히려 큰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늘 다양하고 강한 자극에 노출되어 지내다가 잔잔함이 주는 행복의 가치를 오랜만에 느껴보니 가끔은 마음이 무거워지면 시골에 와서 허전하고 고독하지만 주변의 방해를 벗어나는 여유와 안식을 느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