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음악
이 노래를 어디서 듣게 되었는지 언제부터 내 뇌리에 남았는지 그 첫 만남의 기억이 명확하게 나지 않는다. 아마도 방송이나 여러 미디어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유명한 곡이었기에 천천히 기억에 스며들게 된듯하다.
(클로드 드뷔시: 19세기 말~20세기 초에 활동한 프랑스의 작곡가/피아니스트로 인상파의 창시자 _나무위키 출처)
몽환적이면서도 미끄럼을 타는듯한 리드미컬한 파트와 잔잔하면서도 이슬비가 풀 잎새에 모여 물방울이 되어 물 위에 떨어져 물결을 만드는 듯한 파트까지 다이내믹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의 완급 조절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박효신을 좋아하는 와이프 덕에 박효신이 연기하는 베토벤을 보았던 경험이 클래식에 매료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에 달리기를 할 때 빠른 박자와 텐션을 끌어올리는 강렬한 음악이 아닌 클래식도 듣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새벽 4:30분쯤 동트기 전에 일어나 잠을 깨기 위해 양치를 하고 옷을 주섬주섬 입고선 집을 나선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간단히 스트레칭을 해주고 그간의 복잡하고 힘들었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아라베스크를 틀며 달리기를 시작한다. 그 다음 곡들은 그간 주로 들었던 클래식 음악들이 이어지는 것과 동시에 여명이 밝아온다. 어둠과 고요함 속에 툭툭 내딛는 발소리와 거친 숨소리 그리고 클래식 음악.
어찌 보면 어색한 조합일 수 있으나 삶에 치이고 갈리며 상처 났던 내 마음에 후시딘을 발라주는듯한 기분이 든다. 지치고 성난 내 마음속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는 것과 같이 그냥 내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편안하게 해주는 그 느낌이 너무나 좋다.
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자도 자도 피곤하고 그간 딱히 나를 힘들게 괴롭힌 것들은 없지만 한동안 긴장하며 지냈던 요 몇 달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서 긴장이 풀렸나 보다. 그동안 기다리고 있던 몸이 반응을 한다. 두통과 피로감 그리고 알레르기까지 잠시 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달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래서 오늘은 오랜만에 늦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새벽에 다시 일어나 아라베스크를 들으며 달렸다. 오랜만에 여명의 시간 속에 들은 음악이 다시 나를 치료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