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메타몽 한정판 카드를 팝업 현장에서 나누어 준다고 했다. 집 근처라 여러 번 지나쳤는데 그때마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줄 서는 거 자체가 곤욕이라 카드 따위라고 생각을 하고 지나쳤었다.
“오빠 공원 산책할 때 포켓몬 팝업 봤어? 카드 좀 받아다 주지~” 나를 또 귀찮게 하려는 와이프의 이야기를 넘기려 했다. “오빠 그런데 메타몽 카드 사람들이 당근에서 5만 원에 산다~” “뭐? 그게 뭐라고 참.”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게 뭐라고 5만 원이나 주고 사는 걸까? 그렇게 포켓몬 팝업 행사가 끝에 다다를 무렵이 되어선지 저녁에 산책하러 나가니 이제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 제야 애들 메타몽 카드 얻어주려고 롯데 온 회원 인증을 하고 카드를 받았다. 포켓몬 카드로 한글을 깨우친 둘째는 너무 좋아했고, 이제는 너무 시시하게 생각하는 첫째는 슥 훑어보더니 관심조차 없었다.
“오빠 이거 이제 3만 원에 거래된다. 애들아 너네 이거 팔아서 돈으로 가질래? 카드로 가질래?” 돈이 더 좋다는 걸 애들이 알만한 나이가 됬는지 차라리 3만 원으로 바꿔서 사고 싶은 걸 사겠다고 했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애들을 재우러 들어가 누워있는데 와이프가 나를 불러냈다. “오빠 지금 사러 온 대 역 앞에 어디로 가면 돼." 주섬주섬 옷을 입고 자전거 헬멧을 쓰고 집을 나섰다. 그렇게 거래 장소로 나가는데 와이프에게 카톡이 왔다. “오빠 2천 원 더 준대 대신 20분 정도 걸린데” “그래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렇게 지하철역 근처를 서성이며 40분가량을 기다렸다. 일찍 자고 새벽 운동을 가려 했는데 마음 한편에 짜증이 밀려왔다. 일당이 얼마인데 몇천 원 때문에 시간을 길바닥에 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속시간이 한참 지나서 거래자가 나타났다.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학생이었다. 포켓몬 카드를 주자 확인도 안 하고 돈을 급하게 입금했다. 가려고 하는 학생을 부여잡고 물었다. “나 너무 궁금해서 그러는데 이거 왜 이 돈 주면서 사는 거예요?" 당황하면서도 늦게 와서 미안한지 차분히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거 한정판이라서 저는 모으고 있어요, 그런데 이거 리셀(재판매) 하는 사람들은 다시 해외 이베이에 15만 원 정도에 팔아요~” 그 소리를 듣고 지난해 러닝 붐으로 러닝화를 리셀 하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신발 한족에 3~10만 원 웃돈을 남겨먹는 사람들 때문에 정작 필요한 사람들은 구매를 할 수 없었는데. 그런데 그런 부정적인 부분을 새로운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명품에 열광하는 인간의 욕구.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가격이 정해지는 자본 주의 시장논리가 포켓몬 마니아들에게도 적용되고 있다는 걸 망각하고 있었다니. 그냥 철없고 한심하다고만 치부했던 사람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