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도보로 접근한다는 건 정말 꿈만 같은 일이다. 나의 작은 취미인 달리기와 자전거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나에게는 중요하다. 이사 오기 전에 살던 곳에는 호수 공원이 있었다. 신도시로 생겨나며 만들어진 공간으로 세월이 흐르며 인공적인 요소들은 자취를 감추고 나무는 더 크게 자라나고 조경수와 꽃들은 아름다운 색의 옷을 수년간 갈아입었다. 그래서인지 호수 공원은 나의 친구와 같았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즐거울 때 달려나가 마음을 달랬던 곳이다. 그렇게 애정하던 공원을 그리워할 틈을 비집고서 한강공원이 들어왔다.
한강은 서울을 가로지는 강이다 보니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서울 주요 장소에 다다를 수 있다. 게다가 양재천과 탄천도 이어지다보니 각 코스별 다른 느낌의 풍경도 느낄 수 있다.
내가 느끼는 최대의 장점은 내가 운동하는 것도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특별하게 시간을 내어 이런저런 짐을 가득 챙겨 한강을 갔더라면 이제는 숙제로 지친 첫째 게임만 하고 있는 막내를 데리고 운동 겸 바람을 쐬러 갈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라면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나에겐 한강 라면을 먹는것도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몸과 정신을 위로해 주는 한강은 겨울에는 큰 고통을 안겨주기도 한다. 강 폭이 최대 2km가 되다보니 강바람이 생각보다 세다. 겨울에는 강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으로 인해서 아파트 단지에서 걸어갈때 너무 춥다. 그 덕에 영하 5도가 넘어가는 날이면 아파트 외벽에 때리는 찬바람에 의해서 아파트 배관이 얼기도 한다. 그럼에도 한겨울에도 한강을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강물과 계절이 흐르더라도 변함없이 그곳에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이런 한강변에 살게 되는지 이해가 가기도 한다.
강변에 휑했던 겨울의 느낌이 초록으로 바뀌는 봄이오면 한강변에 사람들이 많아진다. 슬슬 날씨가 풀리면서 러너들도 많아지고 특히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늘어난다.
그러면 나도 그 바람에 올라타 움추렸던 그 겨울에 몸을 끌고 한강변에 나가 운동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