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유튜브가 알려주지 못한 맛조개 잡는 법

by 고카


아이들에게 맛조개를 잡는 경험을 해주고 싶었다. 유튜브를 통해서 맛조개 구멍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 가면 잡을 수 있는지 노하우를 검색을 했지만 감이 오지 않았다. 유튜브는 우리에게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전해주는 소중한 보물창고였는데 어느새 알고리즘에 쇼츠를 통해 우리의 뇌를 길들여 그 세계에 시간을 소비하게 만드는데 열중이다 보니 이전에 쉽게 찾을 수 있었던 양질의 영상이 지저분한 광고성 어그로 영상에 뒤덮여 보기 어려워졌다. 블로그에서도 죄다 광고, 인스타도 죄다 광고.. 그 광고의 홍수 속에서 순수한 이야기와 정보는 찾을 수 없었다.


무작정 갔다. 변산해수욕장에 가보니 물이 서서히 빠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있었고 모래와 뻘이 살짝 섞인 바닷가는 걷기도 모래놀이를 하기도 좋았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인 조개잡이를 위해 땅을 파기 시작했다. 구멍이 있는 곳에 호미로 땅을 열심히 파헤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30여 분간 의미 없는 노동을 반복하다 재미를 잃어 그제야 걱정이 몰려왔다. 조개 한 마리 못 잡고 집에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해변을 둘러보았다.


해변 한쪽에 한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서 땅을 파고 있었다. 마치 고구마 밭에서 사람들이 고구마를 캐듯이 정신없이 일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이들은 내버려둔 채 정신없이 그 무리로 뛰어갔다. 무언가 잡고 있는 게 확실했다. 그렇게 무리와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이 한 손에는 호미를 한 손에는 소금통을 들고 있었다. 슥슥슥 뿌려놓은 소금에 맛조개가 쏘옥~하고 올라올 듯 말 듯 간을 보다가 몸통의 반이 올라왔을 때 맛조개의 몸통을 부여잡고 줄다리기를 잠시 하더니 모래 속에서 조개를 빼내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조개를 잡는 모습을 보고서 아이들에게 소리쳤다. “애들아 이쪽에 와있어~아빠 소금 사 올게~”


그간 연습했던 달리기가 이때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이야? 차에서 조개를 잡을 통과 생수병 두 개를 챙기고 편의점에 들러 소금을 사서 아이들에게 달려갔다. 전력질주해서 도착한 그곳에서 일단 사람들이 잡는 모습을 관찰을 했다. 중국인 아저씨들이 정말 조개를 쓸어 담고 있었다. 모래를 깊게 파는 것이 아니라 살살 슬라이스를 쓸어서 구멍을 찾는 것이었다. 처음에 쉬워 보여 바로 직접 해보았지만 요령이 없던 터라 조개의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다시 중국인 아저씨 옆에 붙어 한참을 지켜보았다. 모래의 결에 맞춰 물에 의해 구멍이 쓸리지 않게 살살 대각선으로 모래를 깎아내며 구멍을 찾았다. 유튜브에서 이야기하던 방식과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다. 역시 현장에서 배우는 게 가장 큰 경험이고 큰 자산이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구멍을 찾는데 익숙해졌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맛조개와의 밀땅을 경험시켜주었다. 어른도 이렇게 재미있어하는데 아이들에게는 더 큰 재미로 다가왔는지 소금을 뿌리기 위해 나를 소처럼 부리기 시작했다. 통을 가득 채우고서야 어둑해지는 하늘을 보고선 집으로 향했다. 유튜브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많은 정보와 지식은 대부분 성공적인 결과물을 보여준다. 시행착오를 통해 겪는 실패는 편집되기 일쑤다 보니 진짜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인내의 과정과 성취의 기쁨을 알지 못한다. 답은 현장에 있다는 이건희 회장의 명언처럼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려고 하면서 나도 배우고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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