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경력직 이야기

by 고카


회사에서 경력직을 채용하는 것은 중요한 프로젝트에 우수한 인재를 모셔오기 위함도 있지만 자꾸만 퇴사와 이동으로 사라져 버리는 블랙홀과 같은 어둠의 업무영역의 인원을 보충하기 위함도 있다. 전자의 경우 기업의 정기 공고 진행하거나 그 회사가 주력사업이 잘나가고 있는 영영이라면 그 분야에 인원을 대대적으로 충원하기 위한 것이라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가진 인재를 충원하는 목적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해당 직무에 대해서 공고가 오랫동안 반복해서 올라오는 경우라면 의심해 봐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거취를 옮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은 어쩌면 진화론적으로 생존에 더 유리했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기보다 현재에 만족감을 더 확대 해석하게 된다. 이직을 꿈꾸지만 과연 지금 보다 더 나은 환경인지? 아니라면 후회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 때문에 이직을 꺼려 하는 동료들을 뒤로 한 채 앞으로 더 나은 산업 영역으로 옮겨 더 나은 처우와 커리어를 쌓기 위해 이직을 하기로 결심했다. 주요 경력직 채용 공고를 뒤져보거나, 취업포털에 이력서를 업데이트해두면 헤드헌터 분들이 커리어와 알맞은 롤이 나오면 제안을 하기도 한다. 회사에서 경력을 뽑을 때는 이미 채용하는 부서/역할이 상세히 정해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롤에서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바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배경을 가졌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국가마다 문화와 언어가 다르듯이 회사도 각기 문화와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 차이점이 처음에는 경력직에게 너무 이상하고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긴장하며 지내다 보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도 그들의 문화에 물들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당연히 새로운 조직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착각을 하게 되지만 표면적으로 대하는 태도와 실질적으로 의도하는 것과는 괴리가 있다.


어느 조직이든 오래 머물며 그 조직에 대한 기여가 큰 사람이 인정을 받고 기득 세력을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실력을 벗어나 네트워크적인 부분의 노하우와 능력은 한 해 두해 만에 쌓을 수 수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을 캐치 업해가며 조직에 녹아가는 과정은 정말 녹록지 않다. 그런 적응의 과정 중에 다시 또 이직을 고려하기도 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하고 이직한 곳이 좋다면 조금 더 시간을 쏟아 자리를 잡아가는 경우도 있기도 하다.


회사라는 조직은 단순히 내 시간을 회사의 이윤창출과 맞바꾸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 공간은 또 하나의 세상이다. 회사가 주는 명함으로 사회에서는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대변하기도 하고 회사 내에서도 계급 간의 치열한 싸움을 통해 밟히지 않고 밟고 올라서려는 조용한 전쟁이 펼쳐지기도 한다. 경력직이라는 아웃사이더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조직 내 멜로, 전쟁, 첩보 등등의 다양한 장르의 이야깃거리가 쌓여가고 있다. 다음번 이직은 이런 경력직 이야기를 하나의 시리즈물로 만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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