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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곡도 Feb 05. 2021

꽃을 위한 서시

김춘수






꽃을 위한 서시

                     

                               김춘수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 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 좋아하는 시를 댓글로 소개해 주시면 소중하게 감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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