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by 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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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한심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장남이라는 이유로 늘 아버지의 편애를 받았다. 아버지에게 나는 늘 형의 동생에 불과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형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눈만 마주쳐도 서로 으르렁거렸고 주먹다짐할 때도 종종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형과 나는 크게 다투다가 급기야 죽여버리겠다는 험한 말들까지 오갔다. 그 뒤 갑자기 형이 사라졌다. 가족들은 형이 어딘가에서 머리라도 식히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세 달 뒤, 형은 시체로 발견되었다. 죽은 지 오래되어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었지만 자살로 결론이 내려졌다. 우리는 남들 몰래 서둘러 장례를 치렀다. 그 뒤 아버지는 형에 대해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40여년이 지나 아버지의 임종 날이 되었다. 아버지는 죽기 직전 돌연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네가 형을 죽였니?"

나는 아버지의 창백한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40년 동안, 그 오랜 세월 동안, 아버지는 계속 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아버지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네, 그래요, 아버지."

그제야 아버지는 편안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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