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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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개가 죽었다. 15년 동안 늘 함께 했던 개와의 이별은 너무나 슬프고 고통스러웠다. 채워지지 않는 일상의 텅 빈자리를 나는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사무치는 그리움과 회환 때문에 다시는 웃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괴로워하는 나를 위해 친구가 유전자 복제 회사를 소개해 주었다. 그곳에서 나는 내 개의 유전자를 그대로 복제한 강아지를 받을 수 있었다. 15년 전 처음 내가 개를 만났을 때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내 삶은 다시 제 자리를 되찾았다. 부서진 일상도 말끔하게 고쳐진 듯했다. 나는 예전에 내 개와 했던 모든 걸 새로운 개와 다시 해볼 수 있었다. 아침마다 산책을 가고, 같이 목욕을 하고, 아이스크림을 나눠먹고, 눈 밭에서 달리기를 하고, 서로 꼭 껴안고 잠이 들었다. 그렇게 15년의 시간이 흘러간 어느 날 저녁 개가 죽었다. 그리고 나는 전혀 슬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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