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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피디의 제작노트 Oct 24. 2021

이 부부를 위한 특별한 대화법 3가지

부부소통

# 마음을 전달하는 부부대화법


대학로에는 흔하게 보이던 낙엽도 이제 사라지고 제법 찬바람이 불어온다.

대학로 연구실에 오전부터 일찍 도착한 부부와 김교수가 마주 앉았다.

이번에는 부부 대화법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다.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고 끝없이 싸움을 하던 초기에, 대화법을 했으면 효과가 없었을 

것이다. 그 때는 서로를 공격하고 방어하기에 정신이 없었을 때니까. 그래서 첫 상담이

30분 만에 끝난 것이었다. 지금은 부부 관계가 그래도 말랑말랑해 진 상태라고 판단한 

김교수가 부부간의 대화법을 준비한 것이다


2시간 상담으로 부부의 말하는 방법이 달라질까? 지켜보자!

김교수의 친절한 설명부터 시작한다.

        “부부가 대화하는데 일정한 특징이 있어요”

미리 준비해온 인쇄물을 부부에게 내밀며 말을 이어 나간다.


“여기 왼쪽에 있는 것은 저기능 부부대화, 오른쪽에 있는 것은 고기능 부부대화의 

특징입니다. 쭉 한번 읽어보세요. 거기에는 언뜻 보기에 생소한 말들이 적혀 있었다.“


김교수는 부부가 대화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엄마 아빠가 싸우는 장면을 모니터한 

김교수가 이 가족을 위해 부부 대화법을 정리해 왔다. 


          김교수     자 오늘 공부할 것은 우리 부부가 대화를 할 때에 어떤 특징을 많이 보이는지, 그리고 

                        부족한 한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볼 거예요.

                        먼저 저기능 부부대화의 특징과 고기능 부부대화의 특징을 한번 읽어보셨잖아요. 

                       소감이 어떠세요?

          아내       거의 저희 집에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김교수    어떤 점이 특히 그래요? 하나만 골라주세요.

          아내      1번 같은 경우를 보면, 사건이 일어난 다음에 애기하는 거죠.

내용을 읽어 본 아내가 당황하며 대답한다. 당황스럽기는 남편도 마찬가지다.

         남편     ‘사과 대신 비난으로 대화하기’

         김교수  서로 얘기하다보면 미안할 때도 있으세요?

         남편     그렇죠

         김교수  미안한데, 미안한 것을 얘기하기 보다는 계속 비난으로..

         아내     네 


첫 번째 유형은 ‘사후 대처형’이다. 

부부가 세상을 살면서 미리 계획하고 대처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미리대처하기 위해서

얼마나 서로가 대화를 할까? 사고가 터지게 되면 늘 상대방 탓을 하며 비난하고 싸움은 계속된다. 

이 부부도 마찬가지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김교수    그러면은 제가 점검해볼게요. 1번은 좀 전에 점검을 했는데, 

                     항상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계획을 세우는 사전대책보다는, 사건이 일어난 후에 

                     대화를 시작하는 사후대책이라는 것은 우리 부부에게는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죠?

         아내      네

아내는 병구를 방어하기 위해서 남편 탓을 했다 ‘당신이 화만 내니까, 내가 알리지 않은 거지’

‘당신이 때리니까, 칼을 든거지“ ”당신이 술 먹고 말하니까, 화가 난거지“

남편도 병구만 감싸는 아내를 탓했다 “그렇게 감싸고 도니까, 오토바이를 훔치지” “

당신 때문에, 애가 저모양이지” 병구가 사고치는 것은 늘 엄마의 탓이었다.


항상 원인은 상대방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화가 난 것도, 외로운 것도, 슬픈 것도 맞은편에 

있는 ‘너’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비난만 하는 대화법이다.

그리고 남편은 늘 과거의 얘기로 마무리를 한다. “내가 얘기 했지, 용돈 주지 말라고” 

“내가 애기 했어? 안했어? 양말 아무데나 벗어 놓지 말라고” 나는 미리 얘기를 했는데 

병구가 사고친 것은 아내 탓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김교수는 ‘미안한 부분과 고마운 부분’을 함께 표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내도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을 위해 집안일을 하는 남편이 고마운 건 사실이다.

저녁 준비하고, 어린 두 아이를 위해 과제물을 챙기고, 유치원까지 데려다 준다, 

그럴 때는 이렇게 표현해야 한다.

“당신이 설거지 해줘서 고마 운데, 술 먹고 화내지는 마”

“당신 직장생활 힘든 거 알아, 고마워. 그런데 혼자 결정하지는 마 ”

그래야 싸움이 있어도 넘지 않아야 할 경계선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음은 아이(i)메시지와 유(you)메시지 전달법이 있다.

김교수는 아이(i)메시지로 전달하기가 부부대화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I) 메시지를 중심으로 대화를 해야지,  대부분의부부들이 ’너(you)‘메시지를

중심으로 얘기하기 때문에 싸움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너 때문이야” “너가 화를 내니까‘ ”너가 술을 먹으니까“ 김교수가 예를 들어 설명한다.

      “ You메시지, I 메시지 차이인데요. 유 메시지 같은 경우에는 자기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네가 뭐뭐 하니까 문제지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는 거죠. 자주 하는 

      레퍼토리가 있죠? 인정하기 보다는 거부하는 거죠. ‘네가 감싸니까 문제지’ 

      그러면은 ‘내가 뭘 감쌌다고 그래’ 이렇게 반응하는 거죠.“


아이 메시지는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거다. ‘너가 그런 행동을 하면 나의 마음은 이렇다’

나의 심정과 상태를 더 강조하는 말이다.

“너가 화를 내면 나는 슬프고 답답해” “당신이 소리치면, 나는 무섭고 두려워 ”

         김교수    아이메시지는 ‘나의 심정은 어떻다‘라고 얘기를 해주는 거예요. 

                     이해하시겠어요?  한번 해볼까요?

부부는 알 듯 모를 듯 아직 확실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표정이다. 남편부터 시작한다.

         남편     니가 병구만 감싸니까 화가 나지.

김교수가 아내에게 대답을 물어본다

         아내    내가 뭘 ..당신이 화만 내니까 그렇지!

예상 했던 대로 상대방 탓만 하고 있다. 다시 예를 들어 설명하는 김교수.

         김교수  그러면 이렇게 표현하는 거예요. ‘네가 병구만 감싸면, 나는 화가 나고 소외감을 느껴'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이게 아이 메시지로 대화하는 거예요.

 “니가 병구만 감싸니까 화가 나지” 

 “니가 병구만 감싸니까 화가 나지. 그래서 나는 소외감을 느껴”

두 문장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나의 감정이 더 해 지는 것이다, 당신이 그렇게 하니까 내 마음은 이렇게 변한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나(i)를 중심으로 대화를 바꿔 다시 해보라고 주문한다. 

아빠가 다시 한 번 시도해 본다.


       남편     네가 자꾸 병구한테 그러면 옆에서 보는 나는 답답하고 소외감을 느껴. 

       김교수  잘 하셨어요, 여기에 대해서 대답해보세요.

       아내     왜 그렇게 느끼는데?

남편의 마음을 전달 하니까 아내의 반응이 달라진다. 마음을 전달하니까, 아내의 반응도 

‘왜’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당신이 답답하고 소외감을 느끼는 이유는 뭐야?”라고 묻고 있는 것이다. 

팩트는 변하지 않았지만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니까, 전혀 새로운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아내가 먼저 해 보기로 했다.


        아내    나는 병구가 ‘집에 일찍 들어 올만한 뭔가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자기는 

                 맨날 일찍 들어오라고만 하잖아, 근데 내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을 해본다면 

                 내가 병구라도 집에 일찍 들어오고 싶지는 않을 거 같은데..

아직 아이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내가 말을 길게 늘어놓는다.

        김교수  거기에 아이메시지는 없었는데요?

        아내     아, 그래요?

        김교수  네, 나의 생각과 감정이 들어가야 해요, 다시 한번 해보세요.

        아내     내 생각에는 병구가 일찍 들어오게 하는 뭔가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자기는 맨날 일찍 들어오라고만 하잖아, 그럴 때 나는 불안하고 외롭고 

                   당신과 싸울까봐 두렵고 그래..

김교수가 박수를 치며 호응한다.

        김교수  네 잘하셨어요, 남편의 대답을 들어볼까요?

        남편    그랬어? 당신이 힘 들었구나!

        아내    (놀라며) 와~우

남편의 대답에 아내는 놀라고 있었다. 말의 힘이 이렇게 센가!

아내의 말에 한 번도 저렇게 대답해 본적이 없었다.

그렇게 부부는 마음을 전달하는 대화법의 첫걸음을 떼고 있다. 김교수가 포인트를 정리한다.

       “잘하셨어요. 아이메시지는 쉽지 않아요. 가급적이면 간단히 하시면 돼요. 

         나 속상해, 나 쓸쓸해, 나 억울해, 나 창피해, 뭐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내 자신의 감정을 얘기하는 것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죠."


이 부부가 고쳐나가야 할 내용을 꼼꼼히도 정리해 온 김교수. 

이 부부에게는 맞춤형 대화법이다. 다음은 ‘미래 요청형 대화법’에 대해서 설명한다.

         “이번에는 ‘미래요청 비난금지’예요  뭐냐 하면, 사람들이 한번 요청한 후에 

          들어주지 않을 때는 실망하고 비난 하는 거예요. 그래서 예를 들어, 

          ‘빨래 좀 개줘!’그랬는데 바로 빨래를 안 갤 때 ‘맨날 왜 나 혼자만 일하냐’

          이렇게 비난을 하는 거에요. 이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내가 부탁을 했는데 거절하면 바로 비난을 하는 것이다. 부부는 내 속 사정을 다 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원하는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빨래 해줘, 설거지 해줘, 아들 학교 보내줘”


이 부부도 TV보는 문제로 다툰 적이 있다. 아내가 퇴근하면, 남편은 늘 TV를 켜 놓고 있다.

보는 프로그램도 액션물, 공포물, 폭력물등 성인 취향이다. 

엄마는 아이들 교육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는 미리 전날이나 도착하기 10분전에 

전화를 해서 TV를 꺼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요청하면 상대방이 조심하고 행동을 바꾸는 결과가 나온다.


이 때 요청을 상대방이 들어주면 긍정적인 반응을 꼭 보여야 효과가 있다. ‘고마워’ ‘사랑해’

같이 짧은 말로 대답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요청을 들어 주지 않은 때는 어떻게 할까?

김교수가 예를 들어 설명한다.

          김교수    오늘 집에 늦게 가야 될 것 같은데, 설거지 좀 해줘?

                      그런데 만약에 거절이 왔어요 어떻게 하시겠어요?. 제가 답해 볼게요

                      ‘오늘 나도 늦게 가서 힘들겠는데.. 어쩌지?’

          아내      ?,,,,어 

아내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평소 갔으면 ‘당신은 그렇치, 뭐’라고 하며

자신이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설명하려고 했을 것이다. 부탁을 했는데 거절당했다.

         김교수    그때는 ‘미래약속’을 잡아야 해요, ‘응 알았어 그럼 다음에는 해줘’

                     이렇게 다음 약속을 받아 놓는 거예요.


이렇게 말을 하면 대부분 해주겠다고 긍정적인 대답을 할 것이다, 부탁을 했을 때 ‘안 된다’고

부정적인 반응이 오더라도, 미래약속을 받았다면, 부부에게는 서로 미안해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거절한 사람은 다음에 해주겠다는 약속으로 성의를 보인 것이고, 거절당한 사람은 다음에 해

줄 거라는 믿음이 생겼으니까.


이렇게 부부대화법이 끝났다. 포인트는 하나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주는 대화’

엄마와 아빠는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해요‘라고 김피디에게 귀뜸 해 준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기분 좋게 김피디가 대답한다.


김교수  

       “나에게 비난이 오면 나도 비난을 하는 악순환이 일어나죠. 

        비난과 비난이 연결고리를 만들어서 계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거예요. 

        이제 이 가족이 큰 변화를 만들어 나가려면 병구와 아빠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굳건하게 가족이 서려면, 부부가 서로 존경하는 좋은 대화를 많이

        해야 해요. 이런 표현들이 이 가족을 더 굳건하게 만들고 건강한 가족으로 

        만드는 거예요“


#병구와 아빠 상담


대화법이 끝나고, 아빠와 병구의 상담이 이어진다. 이 두 사람은 5년을 같이 살았지만 

서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서로를 안다는 것은 대화를 시작하는 첫걸음 이다. 

김교수가 서로를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궁금한 것 질문하기’. 병구와 아빠사이에 

궁금할 것을 서로 물어보기로 했다.


          김교수    제가 생각했을 때는요. 두 분이 서로 너무 모르는 게 많아요. 

                      그래서 이 시간에는 ‘서로 궁금한 것 질문하기’를 할게요, 각자에게 

                      궁금한 거 하나씩 질문하기. 

                      예를 들어 이런 거 질문 있을 수가 있어요. 몸무게가 몇키로야? 

                      아버님 아시겠어요?

          아빠      제가 알기로는 78에서 한 80키로..

          김교수   병구야 맞아?

          병구      네 

이번에는 병구에게 김교수가 물어본다. 병구는 모른다고 했다.

          김교수    아빠 몸무게는 ?

          병구      몰라요

          김교수   아빠는 아는데 너는 왜 모르지?

          병구      얘기한적 없어요 

          김교수   물어본 적은? 

          병구      없어요

          김교수   궁금하지도 않았구나?

          병        네

‘얘기한 적도 물어본 적도 없다’는 병구의 대답이 슬프게 들린다.

5년을 같이 살았지만 모르는 게 얼마나 많을까?

둘 사이에 오간 말은 ‘해’라는 명령과 ‘몰라요’ ‘싫어요’가 대부분이었다.

아빠도 병구에 대해 아는 것은 엄마를 통해서 들은 것이 전부였다.

이번에는 병구가 아빠에게 물어본다

          병구      한 달에 얼마 벌어요?

          아빠      한 이백오십 정도

                     너는 한 달에 얼마 쓰니?

          병구     잘 모르겠어요

 김교수가 나서서 병구에게 말한다. 

          김교수   야 그거 대답해 줘야 돼..

          병구     한 7만원, 8만원 받는 것 같아요, 현금으로 8만원 그리고 

                    핸드폰 요금 엄마가 보태줘서 5만원이요.

이제 병구의 말이 조금씩 길어진다. 구체적으로 상황설명을 하고 있다.

문장이 길어지고 대화가 길어진다는 것은 상대방이 어느 정도 편하다는 말이다.

이제 김교수를 거치지 않고도 아빠가 직접 물어본다.

         아빠    진짜 궁금했었는데 병구야, 너 헤어진 여자 친구 하고 밤에 몇 시간씩 

                   통화하고 그러던데..그리고 다음날은 혜지 하고 한참을 통화하던데,

                   너 양다리 걸치는 거야?

병구가 감짝 놀라며 벌 쩍 뛴다

         병구   양다리가 아니 예요.

         아빠   둘 중에 누가 더 좋냐? 누가 마음에 들어?


병구가 마음을 들킨 어린애처럼 김피디에게 부탁을 한다.

         병구   어떡해요? 이거 편집해주세요.

                  이런 거 올리면 안돼요. 진짜

        아빠    김피디님 편집해 주세요~ 자 말해봐

김피디의 오케이 사인을 받고 병구가 말을 한다.


          병구    아, 진짜 모르겠는데. 근데 수지가가 더 좋은 거 같아요.

          아빠    전 여자친구? 어떤 점이 좋아?

          병구    그냥 이쁘고, 저만 좋아해줘서

          아빠    그럼 지금 새로 생긴 여자 친구 혜지도 매력이 있을 거 아냐?

          병구   네 귀엽고 저만 좋아해줘요.


아빠와 병구는 어느새 친한 사이가 된 것 같았다. 병구도 이렇게 시시콜콜한 얘기로 

대화하는 것이 즐거웠다. 그리고 병구는 결혼할 때 엄마랑 연애한 얘기를 물어보았고, 

아빠는 엄마랑 1년 만에 결혼 했는데 ‘엄마는 병원에 계신 할아버지를 자진해서 병수발을 

들었고, 그 모습에 반해서 청혼을 했다‘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그 때 여자 친구가 

한 명 더 있었는데, 엄마를 선택했다‘고 솔직하게 얘기해 주었다. 


아빠가 물어보지 않아도 병구는 신이 나서 얘기를 한다. 저번 주에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했는데, 남산타워에 가서 소원을 비는 자물쇠를 걸고, 밥도 먹고 왔다고 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이전부터 알던 동네 형동생 사이 같아 보인다.

김교수님도 한참을 듣고 있다가 상담을 마무리 한다.

          김교수    더 물어보고 싶은 게 더 많이 생길 거 같아요.

                      그러면 하루에 한 두 개씩 물어보면 어때요? 둘이 있을 때 

          병구      네 좋아요

          아빠     병구에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셨는데요. 소감을 한번 말씀해 주세요

                     아빠 겉모습은 20대 청년인데 ‘아직 애구나’하는 것을 느꼈죠.

         김교수   그렇죠. 아직 청소년이잖아요. 그리고 두 분은 서로, 너무 모르시는 것 같아요. 

         아빠      그렇죠. 말을 안 하고 사니까.

                     많이 다가올라고 그러는 모습이 대견해요..

병구와 아빠는 ‘매일 2개씩, 궁금한 것 물어보기’를 약속하고 상담을 마쳤다.

서로 궁금해 하지 않았던 두 남자는 이제 궁금해 하기로 했다. 그리고 노력하기로 했다.


김교수 

  “병구랑 아빠의 상담을 오늘 시도했는데요 좀 고민은 있었어요. 왜냐면 이 둘은 

   대화 패턴을 바꾸는 상담은 아니었어요. 대화 자체가 부족 했거든요.

   이 둘이 대화가 없는 것은, 서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죠. 그러면 도대체 무엇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어요. 그런데 의외로 오늘의 시도가 잘 됐는데, 아버지도 자녀에게 

  궁금한 게 많았죠.  문제는 항상 이거예요. 

  내가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할 거라고 혼자서 착각하고 단정 짓고 

  있는 거예요. 왠지 덩치도 커 보이고, 과묵해 보이고 해서 물어보지 못 한 건데, 

  물어보면 의외로 순순히 응답하죠. 아직 청소년이니까요, 그러면 아버지 입장에서는 

  병구를  더 알게 된다는 느낌이 있고 안정감이 생기는 거죠 

  서로 친근감이 쌓이고 사랑하게 된다면 서로 해를 입히지 않는 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고 안정감을 느낄 수가 있죠. 

  자녀도 마찬가지에요. 이렇게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과정 속에서 아버지에 대해서 

  알게 되고, 알면 알수록 더 호기심이 생기는 거예요 

  그러면 아버지의 속마음을 더 알게 될 것 이고, 그럼 알게 되는 만큼 친밀감도 

  생기는 거죠. 이렇게 계속 알아 간다면, 서로를 인정하게 되는 거죠.“ 


상담을 받고 나서, 아빠와 병구는 궁금한 게 더 많아졌다. 

이 둘은 언제 쯤 서로를 인정하는 사이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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