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싫어하는 이야기 순위.
3위는 축구, 2위는 군대, 1위는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이다.
김민재 선수가 뛰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를 빗대어 군대 축구를 군대스리가라고 이름 짓는다.
그 리그는 실력이 아닌 계급이 중요하다.
개인기가 뛰어난 이는 계급이 높은 주장에게 패스하지 않고 골을 넣으면 눈총을 맞는다.
계속 그런 행동이 반복되면, 상사는 팀보다 위대한 이는 없고, 팀에 녹아들지 않는다며 물 주전자 담당으로 보내버리기 일쑤이다.
골을 넣은 이는 운동장 밖으로 나가면서 ‘왜 나가지’라면서 뒤통수를 긁적였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는 선례를 보고 기회가 와도 주장에게 공을 전달하기 바쁘다.
상급자는 팀이 승리하면 삼겹살 파티를 열어 줄 수 있지만, 팀이 패배하면 무조건 정신력이 나태하다며 다들 운동장으로 집합시켰다.
우리는 군대스리가처럼 상명하복을 강조하고, 술과 폭력성을 분출하는 야만의 시대를 겪었다.
흔히 축구를 단체 경기라 평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인기가 필요한 때가 있다.
두 팀이 실력이 비슷하거나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메시와 같이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서양식 개인주의는 자신은 사랑받아야 할 존재로 믿는다.
남은 나와 다르지만,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한국식 개인주의는 자신을 타인과 다르다고 믿으므로, 나만 존중받아야 한다고 잘못 인식했다.
그래서 개인주의를 이기주의와 비슷한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개인플레이는 팀을 해치는 이기주의로 비난을 받고, 개인의 능력보다 조직 차원의 업적이 더 중요하게 여기는 풍토가 뿌리내렸다.
그런 경직된 조직문화는 창의성을 막는다.
청색 LED로 노벨상을 받은 나카무라 슈지는 회사에 막대한 이익을 주었지만, 20만 원의 특별수당을 받는 데 그쳤다.
그는 일본식 성과주의에 환멸을 느껴 미국으로 떠나갔다.
비단 일본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한국에 있었다면 컴퓨터를 조립하고,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배달 업무를 하고, 일론 머스크는 키보드 전사로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세상은 멋대로 리그가 아닌 실전이다.
그 경기장은 돌아이가 되는 것이 아이돌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