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일본은 쌀이 주식이었습니다. 토종 밀이 있었지만 진(眞)가루라고 해서 희귀했고 몇몇 사람만 국수로 해 먹었습니다. 밀가루는 두루뭉술한 반죽을 만들어 다양한 빵을 만들 수 있지만 진정한 빵돌이와 빵순이라면 첨가제와 모양과 재료를 따라 만든 빵을 골라내야 합니다. 이처럼 온갖 빵처럼 다양하게 나타내는 접미사 적을 알아보시죠.
먼저 역사를 살펴보시죠. 본래 한자 적(的)은 과녁·목적을 뜻하였습니다. 그러나 접미사 적은 일본에서 만들었습니다. 마치 일본이 포르투갈 사람들이 먹은 ‘비스코티’라는 빵을 가져와 주력상품인 단팥빵을 만든 것과 비슷합니다. 쌀이 주식인 일본에서는 민주[autocracy], 사회[society] 따위와 같은 밀가루가 없었습니다. 서양에서 밀가루를 가져와서 빵을 만들려고 하니 첨가제가 필요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천연 발효 재료인 효모와 같이 부드러운 조사 노(の)를 썼습니다. 그러나 점차 화학 발효 재료인 베이킹파우더와 같이 거센소리를 내는 한자와 어울리는 거친 발음인 데키(的)를 점점 사용하게 되었지요. 예를 들면 1873년 『생성발온』에서는 천연의(天然の)로 번역하였고, 1874년 『명륙잡지』에서는 천연적(天然的)으로 고쳤습니다. 둘 다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밀가루를 부풀게 하듯 접사 적은 조사 의[の]가 변형된 말입니다. 주석 1)
② 특징
다음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시죠.
첫째 아바타(화신)입니다. 조사 의, 후치사 상당구(에 관하다·에 대하다 따위), 형식 명사 (상의, 품의, 식의) 따위로 쉽게 변신할 수 있습니다. 보기를 들면 법률적 지식, 법률의 지식, 법률에 관한 지식, 법률상 지식 모두 비슷한 말입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등식이 성립합니다.
접미사 적=조사 의=후치사 상당구: 에 관하다, 에 있어서의 에 따르다, 에 맞다, 에 해당하다=일본어 투 형식 명사: 상의, 식의, 풍의
둘째 고유어를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시킵니다. 접미사 적은 한자와 합쳐지고, 외국어와도 결합하고, 사람과도 달라붙고, 접두어(불, 무, 미, 비, 악, 탈)와도 들러붙고 더 나아가 사자성어와도 부착합니다. 예를 들면 합리적인 사고, 시스템적 문제, 톨스토이적 사상, 무비판적 사고, 곡학아세적 태도가 있습니다. 그러나 고유어는 유독 외면합니다. 그나마 ‘마음적’ 하나가 있는데 오히려 ‘심적’을 더 많이 씁니다.
셋째 귀먹은 사오정이 됩니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다르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역사적 사건도 역사에 바탕을 둔 사건, 역사에 남을 사건, 역사에 중요한 사건 따위로 여러 가지로 받아들일 수 있어 오해를 부릅니다. 마치 글쓴이가 읽는 이의 귓구멍에 공구리(콘크리트)를 친 것처럼 같은 말이 됩니다.
넷째 고구마입니다. 고구마처럼 답답하게 하나로 얼버무립니다. '날마다, 보통, 규칙이 되다' 따위는 뜻이 다른데도 '일상적'으로 뭉뚱그려버립니다. 그러나 노련한 요리사는 같은 밀가루 반죽이라도 그램 단위로 떼어서 빵을 만듭니다. 눈대중으로 만들면 삐뚤빼뚤한 빵이 되어버리듯 말과 글은 정확한 계량컵으로 달아야 무게를 더해줍니다. 또한 접미사 적은 우유식빵, 옥수수빵, 밤식빵 따위와 같이 같은 식빵이라도 비슷비슷한 게 많습니다. 보기를 들면 양면적, 이중적, 가식적, 모순적, 위선적 모두 고만고만합니다.
③ 가르마 타기
적을 쪼개 보시죠. 김재정 주석 2)씨는 조사가 붙으면 명사 ② 조사 없으면 관형사 ③ ‘가급적, 비교적’과 같이 용언이나 부사 앞에서 한정하면 부사로 분류합니다. 그러나 가급적과 비교적은 형태만 관형사이나 실제로는 부사로 사용되는 별종입니다. 가급적은 ‘되도록’과 같은 뜻이고, 비교적도 부사 ‘꽤’와 유사합니다. 실제로는 대부분 '○○적으로' 형태가 부사입니다. “성공적으로 추진되다.”는 해석해보면 ‘잘 추진되다, 제대로 추진되다.’ 따위와 같은 부사입니다.
사람은 외모지상주의가 아닌 속마음으로 파악해야 하듯 접미사 적도 의미를 가지고 판단하겠습니다. 여기서는 관형사류 적(관형사·명사)과 부사로 사용되는 ‘○○적으로’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부사로 사용되는 적: 적으로, 적으로도, 적으로는, 적+적으로도, 적으로나+적으로, 비교적, 가급적(예외)
이것은 같은 도넛이라도 찹쌀도넛과 팥 도넛은 찹쌀 반죽과 밀가루 반죽으로 만들기에 재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적으로는 일본어 부사에서 유래해서 실제 의미로 부사로 사용되기에 관형사류 적과 의미가 다를 때가 많습니다.
④ 고치기
먼저 고치기 개요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조사나 생략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① 적을 생략하기 ② 고유어로 고치기 ③ 조사로 (대로, 에, 에서, 으로) 고칠 수 있습니다. 개념적인 측면은 개념 측면으로, 국내적 사정은 나라 안 사정으로, 실무적 문제는 실무에서 문제로 변경합니다.
둘째 (조사)+용언으로 고치면 됩니다. ① 고유어 용언으로 고치기 ② 하다, 되다 따위로 ③ 을/를 따르다, 와/과 맞다 따위로 고치기 ④ 이/가 있다, 이/가 나다 따위로 고치기 ⑤ 다양한 조사+용언으로 고치기가 있습니다. 독창적 발명품은 기발한 발명품으로, 모순적 상황은 모순되는 상황으로, 법리적 판단은 법리와 맞는 판단으로, 효과적 방법은 효과가 있는 방법으로, 가설적 상황은 가설을 세운 상황으로 손을 봅니다.
넷째 부사로 사용되는 ○○적으로 고치는 방법입니다. ① 게, 도록, 듯이와 같은 부사형 어미로 고치기 ② 대로, 에서, 으로 따위로 고치기 ③ 동사성 한자어 명사가 오면 하듯, 해서와 같은 어미로 고치기 ④ 일본어투 부사를 우리말 부사로 고치면 됩니다. 야심적으로 추진한 사업은 야심 차게 추진한 사업으로, 양심적으로 판단은 양심대로 판단으로, 관망적으로 대응은 관망하는 대응으로, 모범적으로 시행을 제대로 시행으로 변경합니다.
고치기의 진실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양방통행입니다. 모양은 같더라도 다양하므로 분할해줘야 합니다. 크게는 4가지를 구별해서 고칩니다.
① 빵에도 부정 표현인 공갈빵과 긍정 표현인 식빵이 있듯이 적도 뒷말을 따라 긍정 표현과 부정 표현으로 구별해야 합니다. 보기를 들면 열광적은 부정 표현인 미칠 광(狂)과 긍정 표현인 뜨거울 열(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열광적 소비는 과도한 소비로 고치고, 열광적인 환호는 열렬한 환호로 가다듬습니다.
② 와플, 케이크, 핫도그, 샌드위치도 모두 빵에 관련되어 있으나 다르므로 구별해야 합니다. 적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음이의어를 잘게 나누어야 합니다. 세련된[sensitive], 유용한[sensible], 감각을 자극하는[sensuous], 감각 기관[sensory], 쾌락을 추구하는[sensual] 따위를 모두 '감각적'으로만 표기해서는 안 됩니다.
③ 건빵이 빵에서 파생되었지만 맛도 다르고, 빵과는 달리 오래 먹을 수 있습니다. 적도 마찬가지로 본래와 파생되었을 때로 다른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본디 기록적 오류는 기록과 관련된 오류입니다. 그러나 파생된 기록적인 한파는 기록에 깨는 한파, 기록에 남을 한파 따위로 다르게 해석해야 합니다.
④ 찹쌀도넛과 팥 도넛은 다 같은 도넛이지만 재료가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관형사, 명사로 쓰는 '○○적(인)'과 무관하게 일본어 부사를 따라한 ‘○○으로’는 다르게 해석해야 합니다. 보기를 들면 부사로 사용되는 '우선적으로'는 ‘먼저, 미리’으로 풀이하고, 관형사, 명사로 쓰이는 우선적(인)은 ‘우선권이 있는, 우선하여’으로 해석합니다. "현장의 소리를 우선적으로 듣다."는 "현장의 소리를 먼저 듣다."라고 풀이하지만, “우선적 효력”은 “우선권이 있는 효력”이라고 해석합니다.
빵을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접미사 적은 서양 빵을 본떠 일본에서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첨가제가 없다 보니 조사 의, 후치사 상당구, 형식 명사 따위로 변형해서 만들었습니다. 또 다양한 빵으로 구별해야 하는 데 두리뭉술하게 만들다 보니 하나로만 표현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 공갈빵, 와플, 케이크, 핫도그, 샌드위치, 건빵, 찹쌀도넛, 팥 도넛 따위를 구별하여 시식하듯 접미사 적도 나누고 쪼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