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의’를 다른 조사로 고치기
소풍날 핵심은 숨어있는 보물을 찾는 거였습니다. 눈에 등불을 켜고 숨어있는 보물을 찾아봅니다. 야속한 보물은 저를 외면하였지요. 이처럼 조사 ‘의’는 보물 찾기처럼 숨어있는 다양한 조사를 발굴하면 됩니다. 법제처 주석 1) 의 『알기 쉬운 법령 정비기준』에서는 조사 ‘의’를 ‘에게, 을/를, 이/가, 인, 로서’ 따위로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조사를 발굴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것은 일본어 조사 ‘노(の)’는 필수재라서 다른 조사와 겹쳐지면 다른 조사가 사라집니다. 그렇지만 우리말은 조사 ‘의’가 선택재입니다. 그러므로 숨어있는 다른 조사를 살리면 됩니다.
고치는 방식으로는 주격조사 고치기, 목적격 조사 고치기, 다른 조사 고치기가 있습니다.
첫째 주격 조사 고치기를 살펴보시지요. 주격 조사가 오는 형태는 대상의 주체, 주술 관계, 주격(복문) 따위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주격 조사로 고칠 수 있습니다. 복문을 더 설명해보면 일본어에서 조사 ‘노(の)’는 조사 ‘가(が)’를 대신합니다. 이것을 제2차 주격 조사나 가짜 주격 조사로 부릅니다. 하지만 우리말은 대립해서 주격 조사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숨 쉴 구멍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마치 고양이 발 젤리처럼 부족한 주격 조사를 흡수해 주죠. 보기를 보시죠. “빵이 맛있다.[パンがおいしい。]”에서 복문을 만들어보면 “내가 만든 빵이 맛있다. [私の作ったパンがおいしい。]”가 되지요. 하지만 일본어 투는 주격 조사를 하나만 쓰므로 “나의 만든 빵이 맛있다.”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향의 봄」에서 나의 살던 고향은 내가 살던 고향으로 고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둘째 목적격 조사 고치기를 알아보시죠. 목적격 조사가 오는 형태는 객술 관계, 관여물, 목적의 사물, 사실 관계 따위로 있으나, 모두 목적격 조사로 받아 줄 수 있습니다. 일본국립국어연구소 주석 2)는 조사 ‘노(の)’는 ‘에 관하다, 에 대하다’ 따위와 ‘을/를 위하다’와 비슷한 뜻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에 관하다, 에 대하다’ 는 목적격 조사로 대체가 가능한 일본어 투 후치사 상당구입니다. 그러므로 조사 ‘의’와 ‘에 관하다, 에 대하다’와 ‘을/를’끼리는 항등식이 됩니다. 보기를 들면 “후보자의 교통정리”는 “후보자를 교통정리”라고 목적격 조사를 대신 넣습니다. 다만 “후보자에 대한 교통정리, 후보자를 위한 교통정리” 따위는 일본어 투 이므로 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또한 관련하다, 다루다, 얽히다, 연관되다, 취급하다 따위의 용언으로 받아주면 됩니다. “통일 독일의 문제”는 “통일 독일을 처리하는 문제”라고 풀어주시죠.
마지막으로 다른 조사로 고치기를 알아보시죠. 조사 ‘의’ 안에 숨어 있는 다른 조사를 살리면 됩니다. “공유자는 그 지분의 비율로 책임을 부담한다.”는 “공유자는 그 지분대로 책임을 부담한다, 공유자는 그 지분만큼 책임을 부여한다” 따위로, “직장과 학교의 의무검사 시행”은 “직장과 학교마다 의무검사 시행”으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이다.”는 “절반만 성공이라는 평가다.”로 변경합니다. 여기서 조사 ‘대로, 만큼, 마다, 만’ 따위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또한 민법 5조 1항의 “…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 법정대리인에게 동의를 얻어야 한다.”로 수정합니다. 헌법 86조 1항의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라고 교정합니다. 여기서 조사 ‘에게, 에, 에서’ 따위를 발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방면의 도전을 추구하다.”는 “다양한 방면으로 도전을 추구하다.”로, “비만학생의 경우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비만학생은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라고 교체합니다. “국민의 의무를 저버리다.”는 “국민으로서 의무를 저버리다.”로 “비대면 방식의 문화공연”은 “비대면 방식으로써 문화공연”이라고 손질합니다. 여기서 조사 ‘으로, 은/는, 으로서, 으로써’ 따위를 채굴할 수 있습니다.
- 중첩하는 조사 '의'를 고치기
우리말은 두 개 이상 겹쳐 쓰는 중첩 조사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중첩 조사가 나옵니다. 왜 그렇까요? 왜냐하면 일본어 투를 따라 하기 때문입니다. 중첩 조사 가운데 조사 ‘의’와 결합하는 것을 살펴보시죠. 일본어에선 ‘까지[まで], 대로[とおり], 만[だけ·ばかり], 부터[から]’ 따위를 형식 명사로 취급하나, 우리말은 조사로 받아들이기에 조사 ‘의’와 결합하면 중첩 조사가 됩니다. 참고로 일본 학자 사쿠마 가나에(佐久間鼎) 씨는 이런 조사를 형식 명사로 인식하였습니다. 주석 3) 또한 일본어는 ‘로서[として], 로써[をもって]’ 따위를 구로 간주합니다. 그러나 우리말은 조사로 분류하기에 이것도 중첩 조사가 됩니다.
중첩하는 조사 ‘의’는 다른 조사와 중첩하기, 일본어 투 형식 명사 중첩하기, 후치사 상당구와 중첩하기가 있습니다. 후치사 상당구와 중첩하는 형태는 에 관해서의, 에 대해서의, 에 있어서의 따위가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고칠까요? 다른 조사와 중첩하는 조사 ‘의’를 빼세요. 과의/와의, 하고의, 에의, 에로의, (으)로의, 에서의, 으로서의, (으)로써의, 까지의, 부터의, 에서부터의, 으로부터의, 대로의, 마다의, 만의 따위는 조사 ‘의’을 제거하면 됩니다. 다만 몇 가지만 설명하겠습니다.
① 과의/와의, 하고의 따위는 에다, 이랑, 와/과, 하고 따위로 교대합니다. 또한 필요하다면 다른 조사와 용언으로 손질합니다. 민법 454조 1항의 “제삼자가 채무자와의 계약으로 ….” 는 “제삼자가 채무자와 계약을 계약하여 ….”라고 받아줍니다. “일본 제품하고의 싸움입니다.”보단 “일본 제품이랑 싸움입니다.”가 더 자연스럽네요.
② 에의, 에로의, (으)로의 따위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방향을 나타내면 가다, 오다, 하다 따위로 받아줄 수 있습니다. “한국으로의 단체관광”은 “한국으로 가는 단체관광”으로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대상, 목적을 나타내면 조사 ‘의’를 치우거나 다른 조사로 대신합니다. 곧 사물은 에, 에서, 으로 따위가 올 수 있고, 사람은 에게, 한테 따위가 대행할 수가 있습니다. 다만 앞서 설명한 대로 에 관하다·에 대하다 따위는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신기록에의 집착”은 “신기록에 대한 집착”으로는 고치지 마시고, “신기록에 접착”으로 표현하시죠.
③ 신분, 지위, 자격 따위를 나타내는 ‘로서의, 으로서의’는 ‘으로서, 다운’ 따위가 잘 어울립니다. 헌법 10조의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라고 손을 봐주시죠.
④ 도구, 방법, 수단, 재료 따위를 뜻하는 ‘로써의, 으로써의’ 따위는 조사 '의'를 확 빼거나, 가지다, 사용하다, 쓰다 따위와 같은 용언으로 받아줄 수가 고칠 수 있습니다. “기호로써의 언어”는 “기호로써 언어, 기호로 사용되는 언어” 따위로 고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일본어 투 형식 명사와 중첩하는 경우를 살펴보시지요. 여기서 다음 장에 설명할 형식 명사의 밑간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형식 명사는 형식적 의미는 있으나 실질적 뜻이 없는 명사입니다. 주로 조사 '의' 결합하여 공간을 나타내는 형식 명사로는 상, 중, 간, 하, 내, 외, 전, 후 따위가 있습니다. 시간을 나타내는 형식 명사로는 경우, 때, 무렵, 시, 경, 정도 따위가 있고요. 나머지 형식 명사로는 등/들, 식/풍/용, 쪽/측 따위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조사 ‘의’를 생략하거나 고유어로 되받아줍니다. 정도의, 수준의 따위는 가량, 남짓, 만큼, 쯤 따위로, 경의, 무렵의 따위는 쯤, 무렵 따위로, 경우의, 때의, 시의 따위는 ‘때’로, 등의, 등에의 따위는 들, 따위로, ‘들의’는 끼리로, 쪽의, 측의, 편의 따위는 쪽, 편 따위로 교대합니다. 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의, 이전의, 직전의, 후의, 이후의, 직후의, 추후의, 내의, 이내의 따위에서 조사 ‘의’를 없애주면 됩니다. 다만 몇 가지만 살펴보시지요.
① 상의, 중의, 하의
상의는 첫째 상황·조건을 나타내면 에, 에서, 는 데 , 상태로 따위로 손을 봐줍니다. “안전상의 문제”는 “안전에서 문제, 안전 상태에 문제”로 바루시죠. 둘째 원인·이유를 나타내면 때문에, 탓에, 덕분에 따위로 모양을 바꾸시죠.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하다”는 “건강 때문에 사퇴하다.”라고 하시지요. 셋째 대상·목적을 나타내면 다른 조사나 규정하다, 다루다 따위로 고칠 수 있습니다. “건물 외관상의 점검을 실시하다.”는 “건물 외관을 점검하다.”로 받아줄 수 있습니다.
‘중의’는 앞말에 일반 명사가 오면 가운데, 안에, 중에 따위가 적당합니다. 다만 앞말에 동사성 한자어 명사가 오면 진행을 나타내는 어미로 모습을 바꾸시죠. “적폐 중의 적폐”는 “적폐 가운데 적폐”로, “청산중의 법인”은 “청산하고 있는 법인”이라고 틀을 바꾸시죠.
‘하의’는 두다, 받다, 하다 따위의 다양한 용언으로 형태를 맞바꾸시죠. “일정한 조건하의 승인”은 “일정한 조건을 두고 승인”가 됩니다.
② 간의, 끼리의, 사이의
간의, 끼리의, 사이의 따위는 두 가지로 고칩니다. 인간관계를 나타내면 끼리, 사이 따위로, 시간·기간 따위는 나마, 동안, 사이, 쯤 따위로 새로운 형태를 만듭니다. 친척 사이의 문제는 친척끼리 문제로, 그간의 학업과정 그동안 학습과정으로 받아주시죠.
또한 영어 between A and B를 따라 한 A와 B 간의, A와 B끼리의, A와 B사이의 따위는 A와 B끼리, A와 B 사이 따위로 줄여서 표현합니다. 민법 456조의 “제삼자와 채무자간의 계약에 의한 채무 인수는 ….”은 “제삼자와 채무자끼리 계약으로 한 채무인수는 ….”이라고 짧게 만드시죠.
③ 뜻밖의, 예상외의, 외의, 이외의
뜻밖의, 예상외의 따위는 예상하지 못한, 우연한 따위로 고칩니다.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는 “우연한 행운이 찾아왔다.”라고 바로 잡습니다.
-동격을 나타내는 조사 ‘의’ 고치기
마지막으로는 동격의 나타내는 조사 ‘의’는 ‘인, 하는, 이라는[という]’ 따위로 고칠 수 있습니다. 곧 동격의 조사 ‘의’는 동격의 어미는 같은 뜻이지요. 보기를 들면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는 “국토방위라는 신성한 의무”라고 가다듬으시죠. “50kg의 몸무게”는 “50kg인 몸무게”가 발음하기도 좋습니다.
오늘은 다양한 조사로 고쳐야 하는 조사 ‘의’를 살펴보았습니다. 일본어는 조사 ‘노(の)’가 필수재이지만 우리말은 조사 ‘의’가 선택재입니다. 그러므로 조사 ‘의’는 주격, 목적격 조사를 비롯한 우리말 거의 모든 조사로 바꿀 수 있습니다. 둘째 일본어 투 형식 명사가 준 영향으로 많은 중첩 조사를 만드나 생략하거나 쉬운 고유어로 고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동격의 조사 ‘의’는 '인, 하는, 이라는'따위로 바꿔 주시기 바랍니다.
주석 1) 법제처, 알기 쉬운 법령정비, 제9판 (서울: 행복한 나무, 2019), https://www.moleg.go.kr/board.es?mid=a10108030000&bid=0001&act=view&list_no=191536&tag=&nPage=1&keyField=&keyWord=&cg_code=, (2021. 10. 31. 확인).
주석 2) 일본국립국어연구소(日本国立国語研究所), 現代語の助詞·助動詞-用法と実例 (東京: 秀英出版. 1951), 155-170쪽, doi:10.15084/00000991.
주석 3) 이은정, "형식명사 「こと,もの,の」 고찰: 한국어의 대응관계를 중심으로" (석사학위논문,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서울, 2008), 12-13쪽, http://www.riss.kr/link?id=T14942094, (2021. 12. 19.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