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

조사 '의'를 동사로 고치기

by 홍단근

드라마 「사랑의 온도」는 주인공인 드라마 작가 지망생이랑 프랑스 요리사랑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글쓴이도 주인공처럼 젊은 날은 뜨거운 사랑을 했고, 지금은 따뜻한 사랑을 합니다. 젊은 때 사랑의 온도는 100도이고, 얼굴에 나이테가 새겨질수록 체온과 같은 36.5도를 유지합니다. 「사랑의 온도」도 좋지만 「사랑하는 온도」가 더 끌리네요. 이처럼 조사 ‘의’는 동사로 받을 수 있습니다.


동사 고치기에는 사변 동사의 어간에 접속과 동사성 명사에 접속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사변 동사의 어간은 무엇일까요? 우리말 ‘하다’와 대응하는 일본어 스루(する)는 사행에 포함됩니다. 또한 다른 동사와 달리 불규칙하게 활용됩니다. 이것을 가리켜 사행 변격 동사라고 합니다. 여기서 설명하는 많은 동사성 한자어 명사가 곧 사변 동사의 어간이 되지요. 보기를 들면 ‘약속하다 [約束する]’에서 약속은 사변 동사의 어간이 되고, 하다(する)가 붙습니다.

신현수 주석 1) 님은 사변 동사의 어간은 앞말에 한자어 명사가 오는 형태로 ‘하다, 되다’라는 말이 쉽게 생략된다고 하였습니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약속의 날이 다가왔다.”는 “약속한 날이 다가왔다”로 고치면 됩니다. 또한 “구속의 이유를 몰랐다.”는 “구속된 이유를 몰랐다.”로 가다듬으면 됩니다.

다음은 동사성 명사에 접속입니다. 이것은 동사를 명사로 만든 형태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관형사형으로 교체하시면 됩니다. 배움의 기회는 배울 기회로 다듬으시죠.



국회의원은 청렴의 의무가 아닌 청렴할 의무

- 형용사로 고치기


헌법 41조 1항에서는 “국회의원은 청렴의 의무가 있다.”라고 규정합니다. 하지만 우리말답게 표현하려면 “국회의원은 청렴할 의무가 있다.”라고 해야 합니다. 이처럼 조사 ‘의’는 형용사로 고칠 수 있습니다. 이런 형태는 4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형용동사의 연체형 어미가 있습니다. 일본어는 형용사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일본 고유어와 잘 어울리는 이(い) 형용사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한자어를 좋아하는 형용동사[딴 이름: 나(な) 형용사가 있습니다. 일본어는 형용동사가 명사를 수식하면 ‘나(な)’가 아닌 ‘노(の)’로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말은 반대입니다. 일본어를 직역한 조사 ‘의’가 아닌 관형사형으로 수정해야 합니다. 일본어는 공정의 가치[公正の価値]로 표현하나, 우리말은 공정한 가치[公正な価値]가 맞습니다.

둘째 명사화된 형용사가 있습니다. 앞선 동사화된 명사처럼 형용사를 명사로 만든 형태입니다. 보기를 들면 형용사 ‘가깝다(近い)’를 명사 ‘근처’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근처의 가게[近くの店]는 ‘가까운 가게’로 변경해야 합니다. 명사화된 형용사에는 극, 고, 다, 대, 소, 저, 최 따위와 같은 형용사 성질을 지닌 한자가 잘 옵니다. 극도의 긴장은 극심한 긴장으로, 고가의 선물은 값비싼 선물로, 다각도의 노력, 다방면의 노력 따위는 다양한 노력으로 받아줍니다. 또 대량의 하자는 수많은 하자로, 소량의 오차는 사소한 오차로, 저가의 물건은 질이 낮은 물건으로, 최적의 동반자는 가장 좋은 동반자로 교정합니다.

셋째 비유·형용을 나타내는 것은 모두 형용사에 포함됩니다. 여기서는 같은 친구로 묶었습니다. 비유·형용을 나타내는 조사 ‘의’는 형용사류 적과 비슷비슷합니다. 둘 다 가깝다, 같다, 답다, 스럽다, 비슷하다, 유사하다, 흡사하다 따위로 고칠 수 있습니다. 신사의 품격과 신사적 품격과 신사와 같은 품격은 비슷하지요. 또한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은 “인간적 존엄성을 보장”이 아닌 “인간다운 존엄성을 보장”이라고 해야 우리말답습니다. 여담이지만 일부 관용적 표현을 나타내는 조사 ‘의’도 위와 같이 고칠 수 있습니다. 강철의 의지는 강철과 같은 의지로, 무쇠의 주먹은 무쇠와 흡사한 주먹으로, 하루살이의 인생은 하루살이와 비슷한 인생으로 교체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모양·색상 따위를 나타내는 조사 ‘의’는 대부분 생략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어의 영향으로 점점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사각 상자가 아닌 사각의 상자라고 쓰고, 노란색 모자가 맞는 데 노란색의 모자라고 사용하고 있지요. 모양·색상 따위를 나타내는 조사 ‘의’는 쉬운 우리말로 받거나 형, 빛 따위를 포함한 다른 말을 넣어서 손질합니다. 원형의 상자는 둥근 상자로, 황색의 불빛은 노란색 불빛이, 삼각의 피라미드는 삼각형 피라미드가 잘 어울리네요.


스승의 날이 아닌 스승을 기리는 날

- 조사+용언으로 고치기

조사 ‘의’는 다른 조사와 용언으로 고칠 수 있습니다. 이런 종류로는 용언의 의미를 포함할 때와 관용적 표현이 있습니다. 다만 필요성을 나타내는 조사 ‘의’는 용언의 의미를 포함할 때와 같은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두 가지로 분류합니다.

먼저 용언의 의미를 포함하는 조사‘의’를 살펴보시죠. 스승의 날이라고 하지만 그 속내는 스승을 기리는 날입니다. 더 나아가 스승에 감사하는 날, 스승을 생각하는 날 따위로 얼마든지 좋은 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달력에서 기념일을 나타내는 ○○의 날은 다양한 용언으로 교환해 줍니다.

조사 ‘의’를 받을 수 있는 용언은 다양하므로 대표가 되는 세 가지만 언급을 하겠습니다. 첫째 대상·관계를 나타내면 ‘와/과’와 더불어 관련하다, 다루다, 얽히다, 연관되다, 취급하다 따위로 받아줄 수 있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의 진상을 밝히다.”는 “5.18 민주화 운동과 얽힌 진상을 밝히다.”라고 교대해 주시죠. 다만 “5.18 민주화에 대한 진상을 밝히다.”는 좋지 못한 표현입니다. 둘째 영향·원인을 나타내면 ‘이/가’와 아울러 겪다, 미치다, 주다 따위로 손을 봐주시죠. “이웃의 아픔을 감싸다.”는 “이웃이 겪는 아픔을 감싸다.”라고 변경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옷, 장신구 따위는 ‘을/를’과 함께 매다, 쓰다, 입다, 착용하다 따위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장례식장에 상복의 사람들이 서성인다.”는 “장례식장에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서성인다.”라고 옷을 바꿔주시죠.

마지막으로 관용 표현은 쉬운 말로 고쳐주시죠. 절세의 미인은 세상에 다시없는 미인으로 고칠 수 있습니다. 주지의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너도나도 다 아는 사실”라고 포장지를 바꾸시면 됩니다.


이쯤에서 용언의 고치기를 요약해 봅니다. 일본어는 용언을 받을 때 조사 ‘노(の)’로 연결하지만 우리말은 용언의 관형사형으로 수정해야 합니다. 곧 조사 ‘의’가 아닌 용언으로 받아줘야 우리말다운 말이 됩니다.


노사랑이 대단한 일본

- 관형사나 부사로 고치기

일본어는 조사 ‘노(の)’를 너무 사랑합니다. 심지어 부사에도 붙입니다. 하지만 우리말에서 조사 ‘의’는 관형격 조사입니다. 그러므로 부사에 조사 ‘의’를 붙인다면 문법으로 모순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입니다. ‘자신의’와 ‘스스로의’, ‘전체의’와 ‘모두의’는 같은 뜻인데도 자신, 전체는 명사로 풀이하고 스스로, 모두 따위는 부사로 풀이합니다. 더 나아가 대략(大略), 대폭(大幅), 본래(本來), 원래(元來), 소폭(小幅) 따위는 해석해보면 부사이므로 ‘의’를 붙이면 안 되는 데도 사용합니다. 왜 이렇게 잘못된 것인가요? 원인은 일본어 부사에 붙는 조사 ‘노(の)’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하나는 관형사 따위로 손질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량의[一寸の], 다수의[沢山の], 모처럼의, 오래간만의[せっかくの] 따위, 순간의, 일각의, 잠깐의[暫くの] 따위, 예전의, 왕년의[かつての] 따위는 일본어 부사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말로 풀이하면 용언의 관형사형을 비롯하여 다양하게 맞바꿔줍니다.

‘소량의’는 ‘아주 적은’으로, ‘다수의’는 많은, 수많은 따위로, 순간의, 일각의, 잠깐의 따위는 잠시, 잠시 동안 따위로 고칩니다. “소량의 물을 흐르게 두어라.”는 “아주 적은 물을 흐르게 두어라.”로, “다수의 지역에서 산불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는 “많은 지역에서 산불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라고 새롭게 단장해 주시면 됩니다. “순간의 방심이 화를 부른다, 잠깐의 방심이 화를 부른다, 일각의 방심이 화를 부른다.”는 “잠시 동안 방심이 화를 부른다.”라고 다듬질을 하면 됩니다. 예전의, 왕년에는 쉬운 우리말로 바꿔주시죠. “예전의 격투황제”는 “옛날에 잘 나간 격투 황제”로, “왕년의 인기 가수”는 “과거에 인기 있는 가수”라고 손바꿈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모처럼의, 오래간만의 따위는 용언을 보충해주시죠. “모처럼의 여행”은 “모처럼 간 여행”으로, “오래간만의 신곡”은 “오랜만에 나온 신곡”이라고 하시죠.


참고로 ‘모처럼’은 다른 뜻도 있습니다. 귀중하다·소중하다 따위나 고생하다·애쓰다 따위로 풀이되기도 하지요. 모처럼의 휴일은 귀중한 휴일, 소중한 휴일 따위로, 모처럼의 노고는 고생한 노고, 애쓴 노고 따위가 됩니다.

다른 하나는 사로 고쳐줍니다. 세 가지 모습이 있습니다. 첫째 부정문에서 사용되는 일말의, 추호의, 하등의, 한 점의, 한 치의 따위가 있습니다. 일말, 추호, 하등, 한 치 따위는 우리말로는 모두 명사로 분류하나 실제 해석을 해보면 일말, 추호, 한 치는 ‘조금도’로 의미하고, 하등은 ‘아무런’을 뜻합니다. 모두 부사이지요. “일말의 망설임도 없다, 추호도 망설임이 없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는 “조금도 망설임이 없다.”가 되고, “하등의 도움이 안 된다.”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가 됩니다.

둘째 소유·인간관계를 나타내는 자신과 서로가 있습니다. 자기의, 자신의, 본인의, 스스로의 따위는 부사 몸소, 스스로, 친히 따위가 대신하고, 상호의, 쌍방의, 서로의, 양방의, 양쪽의, 피차의 따위는 부사 서로가 받아줄 수 있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다.”는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다.”로, “상호의 오해를 풀다.”는 “서로 오해를 풀다”라고 받아 줄 수 있습니다.

셋째 일본어에서 한자어 명사 형태인 부사가 있습니다. 대략(大略), 대폭(大幅), 본래(本來), 원래(元來), 소폭(小幅), 실지(實地), 의외(意外) 따위와 결합하는 조사 ‘의’는 우리말 부사로 고칩니다. “대략의 윤곽이 짜였다.”는 “대체로 윤곽이 짜였다.”로, “대폭의 예산 삭감이 이루어졌다.”는 “대규모로 예산 삭감이 이루어졌다.”로 받아줍니다. “소규모의 인사이동을 하였다.”는 “소규모로 인사이동을 하였다.”가 되고, “실지의 사정도 모르고 이야기를 한다.”는 “실제로 사정도 모르고 이야기를 한다.”라고 교정하시죠. “친구는 원래의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친구는 원래대로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갔다.”로, “공감을 끌어낸다면 의외의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공감을 끌어낸다면 의외로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수정합니다.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국어 문제집에는 조사 ‘에’와 조사 ‘의’를 구별하기가 단골손님처럼 나옵니다. 옥에 티[玉に傷], 쇠귀에 경 읽기[馬の耳に念仏] 따위는 ‘에’를 씁니다. 그러나 별의별[諸諸の], 천만의 말씀[千万の言葉]은 ‘의’를 사용합니다. 왜 이렇까요? 일본어에서 같은 말이라도 명사가 오면 ‘노(の)’를 쓰고, 동사가 오면 ‘니(に)’가 사용합니다. 이런 형태를 우리말이 줏대 없이 답습하기 때문입니다. 보기를 들면 불시의 방문[不時の訪問]은 뒤에 명사가 붙으므로 ‘의’를 씁니다. 불시에 방문하다[不時に訪問する]는 뒤에 결합하므로 오므로 ‘에’를 사용합니다. 이 원칙대로라면 옥의 티, 쇠귀의 경 읽기가 옳은 말이 됩니다. 아니면 옥에 티가 있다, 쇠귀에 경을 읽다고 표현해야지요. 개인 생각으로는 ‘의’ 아닌 ‘에’를 못 쓸 이유가 없으며 굳이 발음하기도 어려운 ‘의’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글을 쓰는 사람은 아직까지 학교 문법대로 ‘에’와 ‘의’를 구별해서 써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관형사나 부사로 고치기를 요약해 봅니다. 일본어는 조사 ‘노(の)’를 매우 사랑하여 부사에도 붙입니다. 이것을 생각 없이 가져오다 보니 부사를 명사 형태로 만드나 관형사나 부사로 받아줘야 합니다.


내일부터는 형식 명사를 배워 보겠습니다. 형식 명사는 형식적 의미는 있으나 실질적 뜻은 없음을 나타내는 명사입니다. 곧 본래 뜻과는 벗어나 새로운 의미를 가진 명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석 1) 신현수, "일본어 연체격조사「の」에 대한 한국어 대응 표현 분석: 번역작품의 번역 예를 중심으로" (석사학위논문, 경희대학교, 서울, 2007), 49-54쪽, http://www.riss.kr/link?id=T11484086, (2021. 4. 8.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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