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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도 Dec 04. 2019

갑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신간에세이 [솔직한 서른 살] 출간 전 연재 03.

살면서 이해하기 싫은데 억지로 이해해야 하는 경우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해하지 못할 행동, 다른 하나는 부장의 마음이다. 전자는 “이해 안 되거든? 지금 네 행동? 설명해 봐. 당장!”이라고 하며 때리든 살리든 무슨 사단을 내서라도 이해할 수 있다. 반면에 후자는 다르다. 무조건 이해해야만 한다. 이해를 못 할 때조차 뇌를 속여서라도 이해하는 척 연기해야 한다. 갑이 된다는 건 타인을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을인 나는 죽어라 갑을 이해하는 수밖에 없다. 동료와 회사에서 대화를 하다보면 우리가 부장의 정신과 주치의가 된 듯하다. 


부장이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Why!!! Why? 왜? 대체 왜 때문에?


갑과 을의 프레임에 갇힌 세상은 못됐다. 부장이 말하기를 본인도 말단 사원이었던 적이 있어서 갑질이 싫다고, 을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했다. 그랬던 부장이 자연스럽게 ‘갑질’을 하게 됐는데 정작 본인은 자기도 똑같아졌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갑갑한 프레임 속에서 을인 나는 마음이 곪아 터진다.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지 갑의 멱살을 잡고 물어보고 싶은 때가 많았다. 매일 출근해서 갑의 마음을 헤아린다. 더럽고 치사하지만 그래야 월급이 나와서 대출금도 갚고 엄마 용돈도 주고 스트레스 해소용 술도 사 마신다. 이렇게 산다. 진짜. 직장생활이란 갑을 견디는 거더라.


갑을 이해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이래서 그런 게 아닐까? 저래서 그런가? 어제 부부싸움 했나? 왜 그러지, 저 사람이? 오늘 왜 오자마자 또 저기압일까? 내가 무슨 실수했나?’


내가 이 노력의 반의반만이라도 들여서 부모님을 이해했으면 우리 집이 가화만사성 했겠다. 




책『솔직한 서른 살』에서 전체 내용을 읽어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신간에세이 <솔직한 서른 살> 출간 전 연재 회차


01. 솔직한 서른 살의 비정규직

02. 나는 느리게 살지 못한다 

03. 갑을 이해해야 사는 직장을의 인생

04. 내일 공개 예정  

05. 12/5 출간 당일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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