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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Apr 28. 2023

그토록 인기 있는 피카소

<풀밭 위의 점심>에 사로잡히다

피카소가 왜 그리 인기가 있고, 천재라고 불리는지 이해를 못 하던 때가 있었다. 생각해 보면 피카소의 그림을 몇 개 보지도 않았고, 대충 봐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가 피카소의 천재성과 집념을 다시 보게 된 작품이 있는데 <풀밭 위의 점심> 연작이다. ‘풀밭 위의 점심’이라면 에두아르 마네의 그림인데 팔순을 앞둔 피카소는 이 그림 어디에 꽂혔는지 1960년부터 1963년까지 <풀밭 위의 점심> 유화 27점과 드로잉 150점을 그렸다. 

파리스의 심판. 마르칸토니오 라이몬디

라파엘로의 원작은 사라진 채 마르칸토니오 라이몬디가 라파엘로의 작품을 본떠 만든 판화 <파리스의 심판. 1515-1520>한 귀퉁이에 등장하는 세 사람의 구도를 차용한 원작 <풀밭 위의 점심. 1863>은 공개되었을 당시 프랑스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작품이다.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들 사이에 반쯤 헐벗은 여성과 완전히 나체인 여성이 등장하는데 심지어 나체인 여성은 ‘옷 벗은 여자 처음 봐?’식으로 화면 너머 사람들의 시선을 당당하게 응시하고 있다. 

1960
1960
1961

바로 이 도발적인 시선이 노년의 피카소를 사로잡은 게 아니었을까? 평생을 원하는 대로 살아온 피카소지만 어딘가 더 자유롭고 혁명적인 이 그림에 반해서 그리고 또 그렸던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피카소의 <풀밭 위의 점심> 연작은 재즈의 변주처럼 색감과 묘사가 제 각각이면서 자유롭고 생기가 넘친다. 이 작품들을 보면서 피카소가 왜 위대한 화가인지 수긍을 하게 되었다. 


*참고 『단숨에 읽는 그림 보는 법』 수전 우드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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