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상식에게 상식을 요구합니다.

이런 손님이어도 괜찮을까요?

by Rosary

자영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세상은 넓고 진상이 많다는 걸 매일매일 실감할 것이다. 부모님이 평생 자영업을 하셔서 어깨너머로 본 적도 있고, 젊은 시절 꽤 오랫동안 아르바이트를 빡세게 했기에 그 분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러나, 자영업을 해보지 않았다면 세상에 몰상식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걸 실감하지 못할 것이다.


예전에는 자영업자들이 그런 불상사를 겪는다고 해도 일과를 마치고 소주 한잔에 털어버리고 말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진상들의 만행을 찍어서 세상 사람들에게 함께 공분해 줄 것을 호소하는 세상이 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카메라가 있고, 당신의 몰지각한 행태를 찍어서 생생하게 중계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걸 기억하길 바라지만, 그들은 자신이 진상인 걸 모른다는 게 문제다.

지난 7일 서울 어느 카페 안, 프린터기를 가지고 들어온 두 사람은 자리를 잡고 프린터기를 설치하고 사용하려는 모습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찍혔고, 업주는 프린터기 사용은 못하게 했지만 두 사람은 테이블 3개와 의자 5개를 붙여놓고, 마치 사무실처럼 전화통화와 서류 작업을 2시간 이상 하다가 돌아갔다는 설명과 함께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4천 원짜리 아메리카노 2잔을 주문하고 2시간 동안 카페에서 사무업무를 본다는 건 상식에 벗어난 행동일 텐데 동영상의 주인공들은 문제라는 의식이 들지 않았을까.


“노키즈존”, “노시니어존”에 이어 “노워크존”이 등장할 만한 해프닝이다. 사실 “No…Zone”이 많아지는 건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자영업자들이 대처할 만한 방책이 마땅치 않아 궁여지책으로 출입제한을 두는 것을 이해할만도 하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서로 조금만 배려한다면 “No…Zone”이 없더라도 얼굴 붉히는 일이 없을 텐데 이기적인 일부 사람들 때문에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싱가포르 커피빈과 스타벅스에서도 결국 공부 금지를...

“No…Zone”은 비단 우리나라에서의 문제만은 아니다. 싱가포르에서 생활할 때도 카페에 중고등학생들이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고 도서관처럼 공부하는 모습이 일상이었고, 이것 때문에 속 썩은 업주들이 결국 “공부 금지” 안내문을 부착하기에 이르렀다. 학생들에게 너무 야박한 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서 정도가 심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카페에 가면 학생들이 모든 좌석을 점령하다시피 하니 일반 손님들은 도저히 입장하기 어려운 상태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아이를 동반하면 다른 손님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제지하는 상식, 이성에게 원하지 않는 관심을 표현하며 불편을 주지 않는 상식, 음료와 간식을 즐기는 휴식공간을 학습실이나 사무실로 이용하지 않는 상식,… 대체 이런 상식을 지키는 게 왜 그리 어려운 일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No…Zone”이 각박하다고 탓하기 전에 내가 다른 손님이라면, 내가 이 카페 사장이라면 나 같은 손님을 반길까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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