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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Jun 24. 2023

야구, 식물덕후의 일본어와 친해지기

NPB와 마키노 도미타로

일본어 공부를 다시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되었다. 히라가나는 알고 있어서 다행인데 문제는 가타가나와 한자였다. 예전에도 가타카나가 그렇게 외워지지 않고, 헷갈리더니 다시 봐도 역시 그랬다. 아, 이거 좀 빨리 익숙해질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보통 외국어를 가타가나로 표기하는 것을 생각해서 야구선수 이름으로 익혀보면 어떨까 싶었다. 인터넷 사전은 기특하게도 아주 유명하지 않은 한국 야구선수들 이름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어제 날짜로 스탯티즈(KBO 기록 사이트) 타격 TOP 30 선수들을 가나다순으로 정렬을 하고 일본어 사전으로 찾아서 표기방법을 알아내서 차트 하나를 만들어보았다.                     


이런 식으로 만드니 재밌고 눈에 잘 들어왔다. 투수 TOP 30도 하나 더 만들어서 인쇄해서 한 번씩 보니, 내게 너무 어려웠던 가타카나가 어느 정도 눈에 익었다. 어학공부를 할 때는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활용하는 게 효율성 높다는 걸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영어공부를 할 때, 좋아하는 로알드 달의 소설 전집을 활용했는데 일단 이야기 자체가 흥미롭고, 튀는 캐릭터들이 많은 데다가 각 소설이 연결되거나 공통적인 흐름이 있어서 재미있게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가타가나를 어느 정도 익히면, 한자 공부를 해야 하는데 NPB(일본프로야구)도 봐야 하나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KBO팬을 하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피곤한 일이라 이웃나라 리그까지 보면 피곤함이 두 배가 될 텐데… 실제로 수년 전에 MLB까지 챙겨보다가 아침 저녁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너무 오르는 바람에 포기한 적도 있다. 

NHK 드라마 <란만>을 보고 식물학자 마키노 도미타로에 대해 관심이 생겨 찾아보니 그의 책이 2016년 국내에서 출판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절판이 되어 중고가 엄청나게 비싼 가격으로 거래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음, 그럼 일본어 원서는 어떨까 찾아보니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책 한 권을 찾았다. 그림이 많을 테니 일본어 공부 겸 해서 그림책 본다 생각하고 주문을 해보았다. 구경을 하다 보니 식물 그림을 직접 그리기도 한 표지가 마음을 사로잡아서 다음에 사고 싶은 책도 여러 권 보였다. 


일본어 공부를 하는 건지, 식물 공부를 하는 건지 본말이 전도된 것 같은 느낌도 살짝 있지만, 둘 다 공부하면 되지, 뭐가 중요한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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