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의 11번째 한국 방문을 지켜보며
작년 여름 오랜만에 영화관에 가게 되었다. 코로나 시국 이후 웬만하면 영화관 나들이는 하지 않게 되었는데 <탑건: 매버릭> 개봉 소식을 듣고 “이건 영화관에서 봐야 해!”싶어 바로 달려갔었다. 세상에 35년 만의 속편이라니… 큰 기대 없이 영화를 봤는데 <탑건: 매버릭>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고, 오랜만에 할리우드 영화의 진수를 보는 느낌이었다. 너무 감개무량해서 1988년 <탑건>을 봤던 시절의 영화표를 다시 꺼내보니 35년이라는 세월이 확 와닿았다.
올여름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1> 홍보차 11번째 한국을 찾았다. 방한 때마다 성심성의를 다하는 팬서비스로 화제를 모으는 톰 크루즈는 이번에도 이곳저곳에 출몰하여 확실한 팬서비스를 보여주고 돌아갔다는 후문이다. 현업에서 일할 때 톰 크루즈 실물 영접을 두 번 정도 했는데 그때만 해도 30대여서 미모가 정말 엄청났었다. 1987년 <탑건>으로 톰 크루즈가 탑스타의 반열에 올랐지만 나는 아이스맨 발 킬머에 매료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마이너 한 취향이어서인지 몰라도 톰 크루즈보다 발 킬머가 더 매력적인데 왜 주인공이 톰 크루즈인가 불만일 정도였다.
그러다가 <미션 임파서블 2.2000>과 <바닐라 스카이. 2001> 홍보 때 한국을 찾은 톰 크루즈 실물을 보고 단순히 잘생겼다는 말로는 부족한 아우라가 대단해서 탄성이 절로 나오는 미남이라는 생각을 했다. <미션 임파서블 2> 기자회견 장소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외모도 멋졌지만, 행사 내내 미소를 장착한 채 여유 있고 위트 넘치는 답변을 해서 과연 월드스타가 다르긴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기자회견 내내 미소를 잃지 않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던 톰 크루즈가 잠시 표정이 굳었던 순간이 있었다. 공식 통역이 있었음에도 한 리포터가 굳이 영어로 질문을 했는데 “당신의 작은 키가 캐스팅에 제한이 되지는 않나요?”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였다.
수백 명이 참석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굳이 그런 질문을 한 이유가 뭐였는지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는데 그 순간 기자회견장 분위기는 싸해졌고, 통역을 거치지 않았기에 톰 크루즈가 질문을 듣는 순간 표정이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이 내 영화를 충분히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캐스팅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게 아닐까요?” 라면서 오우삼 감독을 쳐다보며 빙긋 웃자 얼어붙었던 현장은 다시 웃음과 함께 화기애애 모드로 돌아왔다.
바보 같은 질문을 듣고도 그 짧은 순간 영리하게 대응하는 톰 크루즈를 보고 대스타의 면모를 확인했다. 이후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작품에 온몸을 던져 연기하고, 홍보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팬들과 만나고 있는 톰 크루즈를 보며 진정한 스타란 무엇인지를 느끼게 되었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1> 역시 영화관에서 봐야 할 대작이기에 개봉하면 기꺼이 영화관으로 달려갈 것이다. 톰 크루즈의 액션본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그의 영화는 언제나 영화관에서 만나고 싶다.